홍콩투쟁단, 철저한 무장과 각오 당부

11일 전농투쟁단 발족, 'WTO 박살이 최고 목표, 현지 조직적 투쟁 절실'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홍콩각료회의저지투쟁단'의 수련회 및 발족식이 서울대에서 진행됐다. 10일 부터 11일 1박 2일 수련회와 발족식은 9.10이경해 열사 추모 전국농민대회 참석 한 후 서울대로 이동해 진행됐다. 전농은 이번 12월 홍콩 WTO DDA 6차 각료회의 저지를 위해 1,300여 명의 회원을 파견할 계획이다.


이번 수련회에 참가한 300여 명은 '반세계화 투쟁의 현황과 의의'와 관련해 정광훈 전국민중연대 공동의장의 강연과 알베르토 고메즈 멕시코 농민조직 '우노르카' 대표의 '2003년 칸쿤 투쟁의 경험과 멕시코 농민의 상황'에 대한 강연을 들었다. 또한 전농의 과제와 역할에 대해 전성도 대협실장의 교육과 내부 논의도 진행했다.

그리고 남미의 베네주엘라에서 벌어진 자본의 쿠테타와 민중 봉기와 관련한 '볼리비안 혁명'을 감상하기도 했다. 전날의 많은 일정으로 인해 피곤해 보이는 기색이 역력했으나 발족식은 힘차고 즐겁게 진행됐다. 11일 11시 진행된 발족식은 박민웅 전농 사무총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박민웅 사무총장은 발족식을 시작하기에 앞서 "세계 민중운동에서의 홍콩투쟁의 위치, 전농 조직 내적인 의미 등 홍콩투쟁을 앞두고 가장 필요한 것은 집단성, 조직성이 아닌가 싶다. 또한 국내 투쟁과 연결되는 함의를 갖고 개인적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결의들을 세우고, 전농은 사업으로 배치 해 탄탄하게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며 식을 시작했다.

문경식 전농 의장이 다른 일정으로 참가하지 못해,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이 대신 개회사를 했다. 발족식에 앞서 수련회에 참가한 농민들과 각각 악수와 인사를 나눈 강기갑 의원은 "지금은 세계화의 물결은 한국의 방파제 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더불어 사는 세계 민중을 싹쓸이 할 해일이 일고 있다. 이 맥을 끊어내고, 막아내는 것이 이번 반세계화 투쟁에서 한국농민이 부여받은 의미"라며 결연하게 발언을 이어갔다.

강기갑 의원은 또한 해외투쟁의 어려움을 거론하며 "철저한 무장과 각오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 간혹 산보나, 놀러간다는 식으로 해외 투쟁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데 목표와 목적을 가지고, 정신 무장하지 않으면 어려움이 클 것"이라고 경고하며 참가단 개개인에게 '단결'과 '결의'를 당부했다.

  서정길 전농 홍콩투쟁단 단장
이후 홍콩투쟁단의 깃발 수여식을 통해 깃발을 건네받은 홍콩투쟁 참가단장 인 서정길 전농 부의장은 "설렁 설렁이 아닌 홍콩에서 반드시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박살내겠다는 각오로 같이 가자"며 참가단원들을 독려했다. 이후 깃발 전달식을 하며 각 지역 연맹 별 결의발언들이 이어졌다.

강원도연맹의 경우는 48명이 참가할 예정으로, "선봉에 서겠다는 약속은 감히 못하겠지만 중앙의 지침을 철저히 따르고, 절대 뒤쳐지지 않겠다"는 결의를 밝혀 모두의 웃음과 박수를 받기도 했다. 또한 부을경지역연맹의 경우는 "홍콩 투쟁에 앞서 아펙 투쟁에 부을경연맹은 집중한다"는 내부 계획을 밝히며 '징검다리 투쟁에 많은 힘을 모아 줄 것'을 다른 지역 농민들에게 호소하기도 했다.

한편 발족식이 시작하기 앞서, 전날의 무리한 일정으로 휴식을 취하는 농민들이 많은 가운데 홍콩 숙소 선전물이나, 주변에 설치된 선전물들을 필독하며 홍콩투쟁의 결의들을 세우는 모습을 다수 볼 수 있었다.

정읍에서 올라왔다는 윤택근 씨는 "홍콩투쟁에 나서는 개인의 결의를 밝혀달라"는 질문에 "아직까지 실감은 안났는데, 어제 오늘 되면서 홍콩에 간다는게 현실감으로 다가오기는 하는데 많이 착찹하다. 투쟁에 나서는 것의 책임도 크게 느낀다"며 심정을 밝혔다. 현재 정읍에서는 홍콩투쟁단에 구체적 준비는 못했는데 추석 끝나면 구체적으로 논의를 해봐야 겠다는 계획도 덧붙였다. 또한 "사실 정읍은 지난 수해 피해가 많아서 어려움이 많은 상황"이라며 쉽지 않은 지역의 조건과 개인의 상황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래도 "닥친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이런 싸움들이 별개의 문제가 아니니 다 열심히 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홍콩에서 만나자'는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홍콩각료회의저지투쟁단 발 / 족 / 결 / 의 / 문

WTO가 출범한 지난 10년의 세월은 한국 농민들에게는 암흑과도 같은 세월이었다. 600만 농민이 300만으로 감소!! 농가부채는 4배로 폭등!! 농촌 평균연령 57.7세!! 한중마늘협상타결!! 한-칠레 FTA 체결!! 학교급식법에 우리농산물규정 사용금지!! 설상가상으로 민족의 생명줄이자 국가존립을 위협하는 쌀마저 전면개방 위기에 처해있다.

WTO 10년 동안 한국 농민들은 WTO가 ‘자유’와 ‘세계화’라는 그럴싸한 이름의 가면을 쓰고 약탈과 침략을 일삼는 더러운 침략기구임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WTO 10년이면 충분하다!! WTO는 이제 더러운 가면을 벗고 전세계 농민들에 대한 살인행위를 즉각 중단하라!!

"WTO Kills Farmers!!"
오늘 우리는 2003년 이억만리 멕시코 칸쿤에서 자결한 이경해 열사의 외로운 절규에 대한 화답으로, 또 WTO를 저지하고 식량주권을 지켜내겠다는 결의를 담아 ‘전국농민회총연맹 홍콩각료회의저지투쟁단’을 발족한다.

전국농민회총연맹 홍콩각료회의저지투쟁단은 지옥같은 WTO 10년의 세월에 종지부를 찍고, 식량주권수호, 민족농업사수, 통일농업 실현이라는 시대적 과업과 신자유주의세계화, 대대적 농업구조정책 등 변화된 지형을 능동적으로 개척하기 위해서 새사람을 준비하고 새국면을 열어제끼기 위한 역사적 소임을 다 할 것이다..
아울러 우리는 식량은 결코 거래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분명히 밝히며, WTO가 만약 앞으로도 우리 농민들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침략과 살인행위를 멈추지 않는다면 전세계 민중들과 연대하여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WTO를 박살낼 것임을 엄중 경고한다.

WTO저지는 350만 한국농민들의 바램이며, 전세계 민중들의 한결같은 목소리이다. 전국농민회총연맹 홍콩각료회의저지투쟁단은 350만 한국농민들과 전세계 민중들의 요구를 관철시키는 선봉장으로서의 자긍심과 역사적 책임을 갖고 다음과 같이 엄숙히 결의한다.

하나. 홍콩투쟁단은 전세계 농민, 노동자들과 적극 연대하여 12월 홍콩에서 개최되는 WTO 6차 각료회의를 반드시 저지시킬 것을 결의한다.
하나. 홍콩투쟁단은 쌀개방반대투쟁, 아펙투쟁, 반미투쟁 등 하반기 농민투쟁의 선봉대가 될 것을 결의한다.
하나. 홍콩투쟁단은 투쟁의 선봉장이 될 것은 물론, 내실있는 조직교육 사업으로 농민운동의 일대혁신을 일으키는데 앞장 설 것을 결의한다.

2003년 9월. “WTO Kills Farmers”를 외치며 자결한 이경해 열사의 절규가 이 땅 350만 농민들의 가슴을 울렸고, 전세계 민중들의 잠자는 영혼을 깨웠다.
‘1천 3백 전국농민회총연맹 홍콩각료회의저지투쟁단’은 350만 농민들과 전세계 민중들의 염원을 가슴에 담고 “내가 바로 이경해”라는 각오로 기필코 WTO 각료회의를 저지시키고 농민운동의 일대혁신을 일으키기 위하여 총 매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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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농 , WTO , 홍콩투쟁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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