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의 위기는 정규직의 그것과 함께 온다

GM대우 창원지부 현장 취재

GM대우 창원지부는 지난달 29일과 30일 이틀에 걸쳐 집행부 신임투표를 진행했다. 사실상 집행부가 그동안 진행해온 비정규직 사업에 대한 투표였던 까닭에 신임투표 결과에 따라 비정규직 투쟁의 방향이 결정되는 것. 결국 신임율 34%에 그치면서 김학철 지부장을 위시한 집행부의 총사퇴가 불가피하게 되었다. GM대우의 비정규직 지회에게는 충격이었다. 그것이 설령 기아차, 현대차 등 타 사의 비정규직 투쟁과 마찬가지의 양상을 띠고 있더라도 말이다. 아니, 그렇기 때문에 더욱 충격이었다.


투표를 하루 앞두고 대의원 18명은 성명서를 발표했다.

“비정규직투쟁은 집행부만의 투쟁이었다. 집행부는 모든 것을 결정해놓고 대의원들은 무조건 따라오라는 일방통행식이었다. 현 집행부는 ‘지엠대우비정규직투쟁대책위원회(지역대책위)’ 구성에 합의하고 결과만을 통보했다. 본조와 지부가 함께하지 못하면서 지역내 상급단체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그러나 끝내 지부장은 대의원과 현장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고집을 부렸다. 그 과정 속에서 지부장의 신임투표가 결정되었다”

집행부가 지역대책위 구성에 비민주적이고 독단적인 방식으로 결합했다는 것이 사태가 이 지경까지 번지게 된 결정적 사유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현실을 외면한 운동이라며” 또한 “조합원들간의 정서” 운운하며 집행부와의 불화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던 대의원들의 골은 오래전부터 깊어지고 있었다. 이는 현대차, 기아차와 더불어 GM대우에 이르기까지 이른바 정규직 이기주의와 보수화로 압축되는 비정규직 투쟁의 한계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대목이다. GM대우 비정규직 투쟁이 위기에 봉착할 때마다 정규직노조의 한계도 함께 나타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때마다 정규직노조와의 연대는 최고의 덕목이 아닐 수 없다.

정규직 내의 불협화음

  정규직,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모여 일하고 있는 한 켠, 사측이 걸어놓은 선전물이 보인다. '신화가 시작된다'
지난 1월 26일 대우차 노조 창원지부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대우차 노조 창원지부가 창원지방노동사무소에 불법파견에 대해 집단 진정한 내용이었다. 앞선 성명서에서 대의원들은 이날의 사태에 대해 “본조 위원장은 물론 지부의 대의원들조차 참석하지 않았다”며 “함께하는 투쟁을 만들지 못하고 현장은 불신과 분열만 커져 갔다”고 설명했다. 정규직 내의 불협화음은 GM대우 창원지부 노조가 비정규직사업을 막 시작하려던 그 순간부터 였다.

결국 4월 12일 창원지방노동사무소는 대우차 창원지부의 6개 하청업체에 대한 2개월간의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대정, 세종, 국제, 종합, 달마, 청우 등 6개 하청업체에 소속된 843명의 노동자들에 대해 “노무관리상 원청에 독립되어 있지 않다”는 근거로 불법파견이라고 판정했다. 창원지방노동사무소는 바로 다음날인 13일 GM대우 측에 불법사실을 통보하고 시정계획을 요구했다.

그러나 권순만 비정규직 지회 지회장은 “지방노동사무소에서 불법파견이라고 판정했음에도 원청은 3개월 단기 계약직으로만 고용하고 재계약은 하지 않는 등 불법을 자행하고 있다”며 “이는 지회 내부 조직화에도 큰 타격이었다”고 회고했다. 노동부의 불법파견 판정에 이틀 앞선 10일 비정규직지회가 설립되었다. 전체 조합원 3,700여명 중 비정규직은 외국인연수생 119명 (카자흐스탄), 직업훈련생 56명, 공고실습생 120여명을 포함하여 1,200여명 정도 규모이다. 즉 4월 12일 노동부의 불법파견 판정 이후 1200명으로 오히려 비정규직 수가 늘어난 셈이다. 1200명의 비정규직 중 현재 비정규직 지회에 가입한 조합원 수는 600여명 정도이나 실제 활동하는 조합원은 300여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교섭 행위자로서의 부적절성

GM대우는 6월 4일 노동부에 ‘고용안정계획서’라는 문건을 제출했다. 이 문건은 GM대우 측이 노동사무소의 판정에 대해 도급 운영에 대한 개선을 요구라고 보고 전 생산 도급화의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이는 도급업체의 노무관리와 경영운영상 독립성이 확보되지 않은 점을 불법파견의 근거로 삼은 노동부의 진정 결과에 대해 비정규직의 직접고용과 단계적 정규직화에 대한 요구는 무시한 채 오히려 도급 요건을 강화하겠다는 내용이었다. GM대우의 계획은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는 도급공정으로, 원청노동자는 직영공정으로 분리에 배치하겠다는 것. 사실상의 완전 도급을 의미한다.

이남종 민주노총 경남지부 수석부지부장은 “원청 사내에 하청업체가 상주하고 있는 한 완전 도급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라며 “원청이 하청업체의 업무에 간섭 안할 수없는 구조이고 또한 경영운영상 독립할 수 있는 역량의 하청업체도 거의 전무한 것이 현실”이라고 밝혔다.

당시 GM대우차 창원지부 노조는 “긁어부스럼을 만들었다”는 대의원들의 비난 속에서도 회사의 개선계획서 제출과 관련하여 ‘맞불작전’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불법파견 전원 정규직화’를 골자로 한 불법파견 투쟁에 시동을 거는 것. 당시 노조 측은 “불법파견 판정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완전도급을 내용으로 하는 개선계획서를 제출하는 등 기만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불법행위를 시정하지 않는다면 보다 가열찬 투쟁을 전개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창원지부 노조는 △불법파견 판정을 받은 843명 비정규직 노동자 전원 정규직화 △3, 6개월 등 단기계약직 고용안정 △동일노동 동일임금 요구 △비정규직 노조활동 보장 △GM대우차 창원공장 조합원 고용안정에 대한 중장기 계획 등의 요구안을 제시하며 회사측과 교섭을 진행할 방침이었으나 원청은 교섭을 거부했다. 결국 6개의 하청업체만이 집단교섭에 응해 14차의 교섭이 진행되었으나, 노조인정, 조합비 원천공제, 홍보활동보장, 교섭당일 상근인정, 전임자 1인보장, 부당노동행위금지 등 임시협약 사항 일부 외에 내용적인 진척은 없었다.

GM대우의 원대한 꿈, 완전도급화


GM대우의 완전도급화 계획의 첫 대상은 GM대우 창원지부 6개 하청업체 중 비교적 도급이 손쉬운 대정과 세종이었다. 이는 ‘노무관리상’, ‘경영운영상’ 등 두 요소 모두 원청에 의존적인 4개 하청업체에 비해 대정과 세종은 노무관리상 원청의 지시나 감독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개선 요소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것.

불법파견 판정을 받은 GM대우는 합법적인 도급형태로 전환하기 위하여 불법파견 업체인 (주)대정에 도급단가를 임률도급에서 물량도급으로 전환할 것을 요구했으며 결국 대정은 경영상의 어려움을 이유로 지난달 30일 폐업을 단행했다. 권순만 비정규직지회 지회장은 “엔진와 차체부품 등을 포장하여 수출하는 업무를 맡고 있는 (주)대정이 9월 30일 대우와의 재계약을 앞두고 적자 발생분에 대해 보전을 요구했다”며 “그러나 원청에서 이를 최후통첩으로 받아들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권순만 지회장은 “대정의 업무를 KD운영부라고 하는데 완전제품을 수출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관세가 3%에 불과하다”며 “그런 이유로 원청인 GM대우는 대정이 폐업했는데도 불구하고 정규직들로만 배치하여 공장을 계속 가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규직’의 위기와 함께 오는 ‘비정규직’의 위기

비정규직지회는 비정규직 핵심역량이 모여 있는 대정 폐업을 사측의 비정규직 노동조합에 대한 와해 공작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창원지부 사무장은 구속, 조직실장과 이영철 대의원은 부당해고를, 김학철 지부장에게는 체포영장이 발부되는 등 정규직 노동조합에 대한 탄압의 징후는 여기저기서 발생하고 있다. 게다가 대정폐업과 함께 비정규직 사업에 우호적이던 집행부가 총사퇴하는 등 GM대우 비정규직지회는 ‘설상가상’의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창원지부에 ‘기아차 화성공장 생산라인 용역침탈’ 소식이 전해졌다. 요는 9월 28일 사측의 성실교섭과 손해배상 및 가압류 조치 철회 등을 요구하며 6시간 부분 파업에 돌입했던 조합원들에 대해 사측이 용역직원을 투입해 물리력을 행사한 것.

“본사 소속의 용역직원들이 대정 폐업을 앞둔 지난달 말부터 늘어났다” 비정규직 조합원들은 애초 50명이던 용역직원의 수를 현재는 200여명정도가 될 것이라고 추산했다. 30일 천막을 설치하는 과정에서의 실랑이 외에 별다른 충돌은 없으나 대정 폐업 이후 계약 해지된 86명의 조합원들이 출근 투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기아차와 같은 침탈의 위협은 항시 조합원들을 조여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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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자

    이 제목은 영어 문법에 기초한 것 아닌가요? that을 직역하여 쓰는 어법이 아직도 쓰이고 있다니 안타깝습니다.

  • 과객

    나도 양키놈들 무지무지 싫어하거덩요.
    이 기사의 제목이 양놈 문법에 기초한 것 같아서 저렇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우리 말 문법대로 한다면 어떻게 표현해야 하나아~요?
    몰라서 물어 보니 위에 독자라는 분 답 좀 주셈.

  • 라고 하면 맞는게 아닐까요. 확실하진않지만..-_-
    위의 독자님 말씀은 어쨋든 그것이란 표현이 잘못되었다는뜻인거 같네요.

  • 과객

    직접 답을 받지는 못했지만
    꿈보다 해몽이 좋은
    음 님의 답으로 대신하도록 하죠.
    아 그리고 어쨋든--->어쨌든으로 하셔야겠네요.^^

  • 과객/ 어쨌든 . 이거 맨날 틀리는건데. =_= 역시 맞춤법은 너무 어렵습니다..긁적..(내가 뭐하고 있는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