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상이몽2, 정규직 노조와의 연대는 여전히 절실

[인터뷰] 권순만 대우차 창원지부 비정규직지회 지회장

GM대우 창원지부, 그 철옹성 같은 그 곳을 방문한 7일 공교롭게도 이성재 대우자동차 노동조합 위원장이 방문, 비정규직 지회 조합원들과 간담회를 갖았다. 어떤 대화, 무슨 면담이 그렇듯이 이날의 ‘대화’도 간극과 갈등만 확인하는 ‘잔혹한’ 자리가 되어버렸다.

“비정규직의 태생적 한계 존재, 우리는 정규직이 필요하다”

  이성재 위원장의 급작스런 간담회에서 한 비정규직 조합원이 질문을 던지고 있다.
7일 늦은 7시 이성재 위원장은 비정규직 지회에 갑작스럽게 방문해 비정규직 지회 임원들을 제외한 채 조합원들과 면담을 가졌다. 그런 까닭인지 기자가 처음 마주한 권순만 대우차 창원지부 비정규직지회 지회장 모습은 이성재 위원장과 조합원들과의 면담 장소인 천막농성장 뒤편에 묵묵히 서있던 모습이었다.

“온통 현실, 현실. 오늘 얘기의 핵심은 ‘현실을 바로 알라는 말’뿐이었다”며 “본조의 위원장이 조합원들에게 할 말이 아닌 것 같다. 믿을 사람은 나 자신 밖에 없는 것 같다”는 조합원들의 흩날리는 말 속에서도 권순만 지회장은 침묵했다.

그리고 다음날, 창원공장을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그를 만났다. 이제 조금 얼굴에 표정이 생긴 그에게 성급할지 모를 질문을 던졌다. “어제 이성재 위원장과 무슨 얘기가 오갔으며, 또 어떻게 생각하나?”

“조심스럽다. 정규직 지부와 각을 세워서는 안 되는 모양으로 보일까봐 우려스럽다. 어제 면담 이후 비정규직 조합원들 사이에서 우리 스스로가 주체로 서야 한다는 것에 공감한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고용불안이라는 비정규직의 태생적 한계 때문에 우리는 아직 정규직 노조의 도움이 필요하다”

또다시 어제 본 포스터가 떠올랐다. ‘재벌 왕회장님들아! 고마해라 마이 묵었다 아이가~’

다음은 권순만 지회장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비정규직 지회 어떻게 설립됐으며 현 상황은?

작년 10월 불법파견업체인 대정, 세종에서 조합원들이 노동조건 개선해보자 해서 유령 노사협의회가 있었다. 그때부터 시작됐다. 물론 개선 안됐다. 그러다가 창원지부가 1월 26일에 민주노총에서 시작한 릴레이 진정에 참여하여 노도부에 불법파견 진정을 했고 결국 노동부는 4월 12일 6개 업체, 843명에 대해 불법파견 판정을 내렸다. 이런 과정에서 비정규직 지회도 설립되었다. 처음은 550명으로 시작하여 최대 600명까지 조직이 확대됐었다. 지금은 조직력을 많이 상실한 상황이다.


현재 창원지부의 경우 대정폐업건과 정규직 지부 집행부의 불신임 건이 가장 화두다. 우선 대정폐업까지의 과정과 어려움이 있다면?

  권순만 GM대우 비정규직지회 지회장
본질은 비정규직 노조에 대한 탄압이다.

노동부의 불법파견 판정 이후에도 원청은 교섭을 거부하고 있다. 결국 원청인 GM대우는 전 공장을 도급화하겠다고 개선계획서까지 노동부에 제출했다. 즉, 불법이라고 자꾸 그러니까 합법적으로 도급하면 되는 것 아니냐 하는 것인데 사실상 실현불가능하다.

노동부의 불법파견 판정의 근거는 ‘노무관리상’, ‘경영운영상’ 독립되어 있지 않을 경우다. GM대우 창원지부의 사내하청업체 중 대정과 세종을 제외한 나머지 업체는 두 가지 모두 독립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불법파견 판정을 받았고, 대정과 세종의 경우는 노무관리상 만 독립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불법파견 판정을 받은 경우다. 그러면서 비교적 진성도급이 손쉬운 대정과 세종부터 도급화를 실시하게 되는 과정에서 하청업체이 대정이 운영상 어려움이 발생하였고 결국 9월 30일로 폐업하게 된 것이다.

다른 공정의 경우 부품을 조립하여 완전한 생산품으로 출고되는 반면 대정의 KD운영부(물류공정)는 조립을 하지 않고 각 부품을 포장하여 수출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다른 라인은 노동자들이 흩어져 일하는 것에 비해 이 공정은 노동자들이 모여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라인보다 노조 결속력, 조직력이 강했고 노조 탄압의 제 1순위였다. 또한 KD 공정은 관세도 3%로 완전한 생산품에 비해 약 7%가량 적게 적용받는다. GM대우의 입장에서는 꽤 쏠쏠한 곳인 셈이다. 그런 이유인지 9월 30일자로 폐업했음에도 지금까지 공장은 돌아가고 있다. 계약 해지된 비정규직 노동자가 아니라 정규직으로만....

KD운영부는 1, 2차에 걸쳐 단기 계약 해지에 들어갔다. 1차 5월 13일부터 2차 6월 20일까지 총 56명의 조합원들을 계약해지했다. 이중 17명의 조합원들이 출근 투쟁을 벌였다. 17명 단기계약직 조합원들의 출근 투쟁에 대해 원하청 공동으로 출입금지가처분 신청을 내는 등 비정규직지회는 노동조합의 존립자체의 심각한 상황에 직면했다.

현재 요구하고 있는 사항은?

물론 단계적 정규직화다. 그러나 대정폐업 이후 계약 해지되어 갈 곳을 잃은 총 86명의 조합원들에 대한 직접고용이 최우선 그리고 최소한의 요구다. 현재 86명의 조합원들과 천막농성 중인데 하청업체가 폐업했으므로 원청인 GM대우가 직접고용 하는 것은 당연하다.

1, 2차에 걸친 계약 해지된 56명의 조합원 중 출근투쟁을 했던 인원은 17명 이중 4명은 중도포기하고 남은 13명과 대정이 폐업하면서 계약해지된 72명, 메인라인의 1명이 현재까지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그래서 86명.

  계약해지된 86명의 조합원들이 출근 투쟁하며 상주하는 공간이다.
또한 원청과의 직접 교섭이다. 원청회사는 지속적으로 교섭을 거부하고 있다. 불법파견과 관련 창원지부 차원의 불법파견 특대위가 구성되어 교섭을 진행하고 있으나 진척이 없다. 적어도 이 교섭테이블에 비정규직 지회도 참여해야 한다.

비정규직 사업에 있어 창원지부의 역할은?

비정규직은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재계약과 관련하여 고용불안 요소가 상존하고 있다. 그런 요소로 현장 밖으로 밀려날 가능성이 크다. 파업에 들어가니깐 불이익 주겠다는 협박이 노골적으로 들어오고 파업 이후 복귀하는 조합원들에게도 압력이 들어가고, 비정규직 지회의 태생적 한계가 있다.

정규직 노조가 이런 부분에서 백그라운드, 보호막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내부정리가 필요한 부분이겠지만 지금까지는 비정규직지회의 대리적 역할을 해왔던 것 같다. 그러나 비정규직 문제가 정규직, 비정규직 모두의 문제라는 인식의 공유가 없었기 때문에 비정규직이나 정규직 조합원 모두에게 오해와 불신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성재 위원장은 무슨 얘기 했으며 어떻게 생각하는가?

민감한 문제라서 어떻게 이야기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웃음). 조심스럽다. 비정규직 사업에 우호적이던 집행부가 내려가면서 대리교섭을 이어갈 조짐이 보이는데 비정규직 조합원들이나 대의원들 모두 우리 주체로 서자는 의견이 많다. 면담 이후 비정규직 조합원들 사이에서 우리 스스로가 주체로 서야 한다는 것에 공감한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고용불안이라는 비정규직의 태생적 한계 때문에 우리는 아직 정규직 노조의 도움이 필요하다. 원하청 연대는 같이 가기 위해 현장의 오해를 줄여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금까지는 정규직과의 직접대화가 없었는데 앞으로는 정규직과의 대화로 이견을 확인하고 줄여나가도록 노력할 것이다.

비대위도 상당부분 연대나 지원은 전 집행부 만큼 해주겠다는 얘기를 하고 있으니깐 믿어보고 갈 생각이다.


앞으로 비정규직 지회의 계획은? 혹시 독자적 투쟁 계획은 없는가?

우선 계약 해지된 조합원의 출입을 원활하게 하는 것이 급선무다. 독자적 투쟁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부담도 크고 혼란스럽다. 지금은 정규직노조와의 철저한 연대 외에는 답이 없다. 정규직 지부의 집행부 공백이 있으므로 현재는 더더욱 지역대책위 같은 외부세력의 도움이 절실하다. 지역대책위와 지속적으로 결합하면서 투쟁을 계획할 것이다.

또한 현재의 가장 큰 문제는 조직력이다. 출근투쟁을 하고 있지만 임금이 지급되지 않는 상태라서 지회 조합원들이 생계난에 시달리고 있다. 이미 출근 투쟁을 벌이던 17명의 조합원 중 4명은 중도포기하는 등 어렵다. 또한 장기 계약직들에 대한 계약해지 등 2차 탄압이 계속되고 있다. 현지 조직력을 확보하기 위해 출근 선전전을 벌이고 있다.

대정 폐업을 앞둔 지난달 말, 회사가 경비용역 인원을 늘렸다. 조합원들의 말에 따르면 그들의 규모는 대략 50명에서 200명 사이일 것으로 추산된다고 한다. 30일 대정폐업과 함께 천막농성장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물리적 충돌 외에는 별다른 충돌은 없는 상태. 그러나 기자가 방문한 7일에서 3일 뒤, 닉 라일리 GM대우 회장의 창원지부 방문을 앞두고 조합원들은 또다시 긴장 상태였다. 환경미화(?)를 위해 침탈당할지 모를 위협이 도사리고 있는 연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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