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노아르, "노동허가 된다면 6개월 아니라 6년이라도"

30일 '아노아르 석방! 강제추방 중단 이주노동자투쟁결의대회'

날이 갑자기 추워졌다. 일기예보에는 '올 가을 들어 가장 춥다'는 기록적인 뉴스가 나오던 그런 날이었다. 종로2가 종묘공원, 서늘한 기온 속에도 삼삼오오 모여드신 할아버지, 할머니들 흘러나오는 가락에 맞춰 어깨도 들썩이고 가요도 따라부르고, 한켠 마련된 정자에는 '전국국악경연대회' 큼지막한 현수막 내걸고 얼큰한 국악 한마당 한창이던, 여느 일요일과 다름없는 그런 날이었다.


종묘공원의 일요일은 그렇게 여느 일요일과 다르지 않아 보였다.

이주노동자, 비정규직노동자는 동일한 운명


30일 일요일 오후 2시 30분, 예정된 시간보다 30분 늦게 집회가 시작되었다. 서울경기인천이주노동자노동조합이 주최한 '아노아르 위원장 석방! 이주노동자 강제추방 중단을 위한 이주노동자투쟁결의대회'였다.

  구권서 전국비정규직연대회의 의장
구권서 전국비정규연대회의 의장은 "비정규직노동자와 동일한 운명에 처해 있다"며 "얼굴 빛, 하는 일도 다르지만 크게 보면 모두 다 같은 노동자"라고 연대발언을 했다.

이서라 서울경기인천 이주노동자노동조합 의정부지역 분회장은 자신을 '네팔사람'이라고 소개하며 "1년동안 명동성당앞에서 농성했으나 정부에서는 대답이 없다"며 "동지들 12시간 일하면서 1시간만이라도 이주노동자들 생각하자"며 힘을 북돋았다. "stop crack down. we are labor. we want labor right"


청주보호소에서 전화를 건 아노아르 위원장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아노아르 위원장은 투쟁으로 인사하며 "감옥생활은 어렵고 춥지만 나는 건강하다. 동지들 감기조심하라"며 안부를 먼저 전하고 "노동허가제 등 제도를 만들고 있다는 소식을 안에서 듣고 있다. 동지들 뜻대로만 된다면 나는 6개월이 아니라 6년도 이 곳 생활할 수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힘내고, 다시 만날때까지 건강해라. 사랑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지난 5월 14일 새벽, 기습납치 강제연행된 바있는 아노아르 이주노조 위원장의 국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3차 재판이 지난 28일에 있었다.

이주노동자가 무슨 노조냐?, 고스란히 한국인 노동자에게 돌아오다!


낯익은 집회 풍경이었다. 집회 장소가 공원이라는 특성상 주변의 관심어린 시선과 따가운 목소리들을 직접적으로 받을 수밖에 없는 조건이었던 것 또한 낯익다.

  정종권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위원장
정종권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위원장은 아예 주변에 몰려든 시민들을 향해 발언을 했다. 정중권 위원장은 "한국노동자도 일자리가 없는데 왜 이주노동자까지 챙기냐는 질문을 가끔 받는다"며 "일자리 많이 없으나 외국인노동자들이 한국인의 일자리를 뺏는 것이 아니"라며 말문을 열었다.

정종권 위원장은 "삼성이 작년 1년 순이익이 10조였다. 그러나 노동현실이 개선되었는가!, 현대자동차 1년 순이익은 1조 8000억원이었다. 그러나 현대자동차는 비정규직 노동자 확산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기륭전자는 어떻는가! 기륭전자는 작년 순이익이 200억이었다. 그러나 50대 아주머니 노동자가 최저임금도 못미치는 64만원의 최저임금을 받고 있다"며 성토했다.

정종권 위원장은 또 "이주노동자가 무슨 노동조합이냐, 무슨 노동3권이냐라는 물음은 고스란히 한국인 노동자에게 돌아올 수밖에 없다"며 "나이들어 무슨 노조냐, 장애인이 무슨 노조냐는 이야기와 같다. 여성, 장애인, 노인 그리고 이주노동자까지 모두 노동의 권리를 보장받는 것, 그것이 우리 모두를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에 있어서 그들은 선물"

시간이 깊어질수록 주위의 반응은 더욱 뜨거웠다. 질타와, 집회마다 나오는 '소란스럽다'는 항의도 있었다. 양해우 이주인권연대 소장도 뜨거운 주위의 반응을 "우리 모두 같이 살면된다"고 받아치며 발언을 시작했다.


양해우 소장은 "우리 같이 살면된다. 체류허가하고 시민권을 이주노동자에게 부여하면 된다. 왜 안되는가!"라며 "이주노동자들 덕분에 한국인들은 외국에 가지 않아도 다양한 문화와 종교, 식습관까지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양해우 소장은 "한국사회는 이들로 더욱 풍요롭고 다양해지고 있다"며 "한국사회에 있어서 이주노동자들은 오히려 선물"이라고 밝혔다.

이후 명동성당까지 행진이 이어졌다. 충돌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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