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문화 활동가들이 민주노조를 혁신하고 하반기 총파업 투쟁을 사수하기 위해 나섰다. 그동안 노조가 주최하는 문화제에서 노래와 문선으로 만났던 노동문화 활동가들이 주체적으로 ‘전국 노동문화 활동가 한마당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12일 7시, ‘전국 노동문화 활동가 결의 한마당’을 열었다.
노동문화 활동가들은 한 목소리를 “민주노조 혁신”을 외쳤다. 결의 한마당은 신명이 가득한 풍물로 시작되었다. 삼호중공업 풍물패 휘몰이와 인천지역노동자풍물패연대모임 등은 신나는 굿으로 ‘전국 노동문화 활동가 결의 한마당’의 시작을 알리며 “거짓 신명으로 노동자의 눈을 가리는 사람이여, 비리로 얼룩진 사람들은 가라. 올바로 길을 닦고, 오늘 투쟁을 기초삼아 비정규직 박살내고 노동자 세상 만들어보자”고 목소리 높였다.
"비통하지만, 옳은 것은 옳은 것이다“
결의 한마당이 열린 장소는 전국노동자대회 전야제가 열리는 장소 한 켠 이었다. 전야제에 비해 무대도 작고, 전야제에 모인 사람들보다 적은 사람들이 모였지만 그들의 노래와 춤 속에는 절실함이 녹아 있었다. 오랜만에 무대에 선 김호철 씨는 “노동문화 활동가들이 왜 여기에 모여 따로 이런 행사를 하는지 많은 사람들이 의야 해 하는 것 같다. 하지만 옳은 것은 옳은 것이다”며 “우리는 더 이상 전태일의 유언을 실천으로 옮기지 않는 사람들 뒤에 줄을 설 순 없다. 우리는 정말 비통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 이 행동은 노동자들을 배신한 집단에게 경고의 메시지이며, 민주노총에게, 침묵하고 있는 동지들에게 함께 일어설 것을 호소하는 것이다”며 민주노조의 정신을 복원하기 위해 함께 할 것을 호소했다. 김호철 씨는 트럼펫으로 '들불의 노래'를 연주했다.
결의 한마당에는 꽃다지, 윤미진, 박향미, 류금신, 박창근, 박준, 서기상, 노래공장, 좋은 친구들 등이 함께 했다. 류금신 씨는 “1964년 16살의 전태일은 꿈을 가지고 평화시장에 들어갔을 것이다. 6년 후인 1970년 비참하게 살아가던 노동자들 속에서 그는 또 다시 함께 살아가기 위한 꿈을 꿨을 것이다”며 “이 땅의 비정규직은 우리도 인간답게 살고 싶다고 외치고 있다. 우리도 꿈이 있다고 외치고 있다. 우리 그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함께 싸우자”며 비정규직 철폐 투쟁에 함께 할 것을 결의했다. 결의 한마당 무대에는 ‘비정규직... 전태일’이라는 말이 적혀 있었다.
"모든 것을 참을 수 있지만 민주노조 원칙이 사라지는 것은 못 참는다“
3시간 여의 결의 한마당은 새로운 신명을, 민주노조의 시작을 기억하는 신명을 함께 만들며 마무리 되었다.
‘전국 노동문화 활동가 결의 한마당 참가자’들은 결의문을 통해 “민주노조운동의 원칙과 기풍이 깨지고 무너졌습니다. 민주성, 자주성, 계급성, 연대성, 투쟁성, 그 어느 하나도 지켜지고 있지 않다”고 민주노조 현실을 진단하고, “우리 문화일꾼들은 민주노조운동의 희생물인지 모른다. 그토록 민주노조운동에 헌신해왔지만 우리들에게 돌아온 것은 끊임없는 희생뿐이었다. 이 모든 것을 참을 수 있지만, 민주노조운동의 원칙과 기풍이 사라지는 것은 차마 볼 수가 없다”며 노동운동의 혁신을 요구했다.
이어 노동문화 활동가들은 △비정규법안 관련 총파업 조직 △문화일꾼들이 선봉에 설 것 △민주노조운동의 원칙을 지키고 복원 △전태일 열사가 바랐던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을 결의했다. 한 편에서는 분열을 만드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함께 한 노동문화 활동가들과 참가자들의 목소리와 결의에서는 현실 운동을 올바로 만들고자 하는 절박함으로 가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