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2명의 활동가 주최, 투쟁과 혁신을 위한 전국활동가대회 개최

하반기 노동법개악 저지 투쟁 결의

‘전국 노동문화 활동가 결의 한마당’이 끝난 후 같은 장소에서 조희주 전교조 전부위원장 등 152명의 활동가가 주최하는 ‘투쟁과 혁신을 위한 전국활동가대회’가 개최됐다. 예정된 시간 보다 1시간 늦게, 강변의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400여 명의 활동가들은 자리를 지키며 하반기 투쟁 결의를 모아갔다. 참가자들은 '스스로'부터 시작하는 현장 조직 활동과 민주노조운동의 혁신과제를 확인하며 하반기 자본의 공세에 맞선 투쟁을 결의하기도 했다.


사전 마당의 사회를 본 이승철 전 민주노총 조직부장은 “바로 이 자리를 통해 하반기 투쟁과 민주노조의 혁신을 결의하자”며 취지를 확인했고, 참석자들은 '투쟁'으로 응답하기도 했다. 한편 민주노총을 사퇴한 활동가들은 이 자리에서 활동가 대회 유인물을 나눠주는 등 곳곳에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본대회 시작에 앞서 157일간 ‘노동자 건강권’쟁취를 위한 투쟁을 전개하고 김혜진 하이텍알씨디코리아 노동조합 위원장은 전국 순회투쟁에 나선 배경을 설명하며 “노동자의 건강권 투쟁이 자본의 노동유연화에 전면 배치되는 투쟁으로 자본의 이윤축적 과정을 중단, 단절시키는 과정이기에 탄압이 거세지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이 자리를 통해 이런 투쟁들이 하나로 모아져 전국적인 전선을 형성하고, 노무현 정권을 갈아엎는 투쟁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김혜진 위원장은 “그간 활동가 대회는 좌파활동가들의 말찬치로 끝난 경향이 있었다”는 쓰디 쓴 반성을 한 후 “이후에는 투쟁하는 노동자가 주체가 되고, 한데 모여 투쟁하는 것을 만들고 고민하고 결정하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며 반성을 촉구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엔텍 노동자들의 ‘두드러진’ 열화와 같은 환영 속에 박향미 문환일꾼의 공연에 이어 본대회가 시작됐다.

말로 하는 발언이 아닌 우리의 이야기를 해보자

본대회 사회를 맡은 양선배 금속노조 대한이연지회 산업안전국장은 '투쟁과 혁신을 위한 전국활동가대회' 개최의 의미를 강조하며 “수세적인 투쟁이 아닌 공세적 투쟁에 나서야 할” 필요성을 강변했다. 또한 “이 시간 이 자리에서 만난 활동가들이 정말 반갑다”며 활동가대회의 시작을 알렸다.

발언에 앞서 술 두어 잔을 했다고 밝힌 구권서 전국 비정규연대회의 의장은 “착잡한 심정도 있고 여기있는 동지들에게 확인할 것도 있어 선동 보다 이야기를 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며 말문을 열었다. 구권서 의장은 “민주노조운동이 어찌 이렇게 됐나 싶게 바닥을 향해 가고 있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히며 “차라리 잘된 일인지도 모른다”라고 소회를 피력했다.

구권서 의장은 “바닥을 보는 것은 어렵고, 두렵지만 차라리 바닥을 보고 다시 투쟁을 시작하자”며 참가자들을 독려했다. 그는 “한통계약직, 화물연대 김동윤 열사, 현차 비정규직 류기혁 열사 등 그간 바닥의 비정규 노동자들이 어렵지만 피눈물을 머금고 투쟁을 해와 지금의 비정규연대회의가 결성되었다"고 강조하고 "이제 바닥을 확인했으니 여기서부터 시작하자. 진창에 있음을 확인하고 또 확인하자”며 비정규 노동자들은 비정규법 개악아 맞서 비정규연대회의가 계획하고 있는 투쟁일정을 밝혔다.

구권서 의장은 “비정규연대회의는 13일부터 전국 순회 투쟁에 돌입, 이런 분노를 받아 안아 한 단계 치고오르는 투쟁을 조직해야 할 과제”가 있음을 확인하고 “민주노총 총파업 결의에 앞서 계급적 연대를 실현할 11월 23일 투쟁에 살아 숨쉬는 투쟁으로 만나자”며 “이 자리에서 만난 동지들이 고맙다”고 연대투쟁을 호소했다.

각계 발언으로 최근 선거를 마친 KT 을지 전화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재숙 노동자가 나와 민주노총의 혁신과 KT노조 지재식 위원장에 대한 규탄발언을 이었다. 이재숙 노동자는 “우리는 혁신을 이야기 하지만 최근 KT의 선거 과정은 말도 안 되는 선거”(관련 기사 참조)였다며 “혁신은 밑으로부터 나와야 한다. 민주노총의 규율위원회가 회사 측의 지지를 받은 지재식 위원장을 끌어 안는다면 혁신은 애초 불가능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노동자대회 단상에 어용인 지재식 위원장이 올라서는 것은 ‘반조동자성’의 발현임을 강조하며 “썩어들어간 집행부, 혁신은 밑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민주노총 규율위원회가 제 역할을 못한다며 민주노총 역시도 감히 해산해야 한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는 요지의 발언을 이었다.

또한 쌍용자동차의 현장조직인 노동자해방실천연대 정주용 노동자는 정규직 노동자들이 자신의 이권에 끌려 다니는 것이 아닌 비정규 노동자들과 함께 투쟁에 나서야 함을 절절히 호소하며 “과감한 민주노조 혁신에 길에 나서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투쟁조직과 혁신의 과제, '나로부터'

현장에서 발언을 신청한 정봉석 다함께 회원(현대자동차 정규직 활동가)은 “민주노조는 정규직노조의 지도부 배신과 비리로 인한 위기에 대해 분명한 태도로 비판, 평가해야 한다”며 최근 전교조가 연가 투쟁을 철회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직권 조인과 같이 합법적으로 노동조합 지도부의 권한과 통제를 강화하는 방식에 대해 과감히 투쟁해야 하고, 이런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독립적 현장 조합원 운동을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18일 부산 아펙 투쟁과 WTO 저지 투쟁 등 신자유주의에 맞서 승리하는 투쟁을 전개한다면 현장에서의 탄압을 극복할 투쟁의 동력이 생길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선 공연을 한 수도권 율동패 모임은 ‘작년 사회적 합의주의 깃발을 찢은 투쟁이후 현장패가 현장의 내용을 담은 문선을 하려 해도 민주노총에서 거부당하고 있음’을 강조하며 ‘민주노총의 혁신을 바라는 안타까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민주노총 사태에 대해 책임을 지고 사퇴서를 던진 이경수 전 민주노총 충남본부장은 “동지들이 있어야 할 자리는 먼저 진행됐던 민주노총의 대회였다. 그 자리에서 허심탄회하게 주장되고 검증되었어야 하는데 아쉽게도 따 다른 자리에서 민주노총의 혁신과 하반기 투쟁의 결의를 다지고 있다. 한 동지가 말한 ‘내 청춘과 삶은 바친 민주노총’이 오히려 노동자를 탄압하고, 어용이 판치는 노조가 되었는가에 대한 비통함”을 되뇌였다.

또한 이경수 본부장은 “되돌아 보자. 활동가 동지의 힘만으로는 현실의 조건이 어렵지만 올바르게 되살려 보자. 그 투쟁은 우리가 압장 서서 하면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본의 탄압에 생존권을 위협받는 민중들이 우리 투쟁을 지지, 지켜 볼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현장 조직해 하반기 투쟁 승리로 만들자. 조합원들 투쟁과 혁신의 길로 모아 꺾이지 않는 노조의 역사, 승리의 역사를 만들어 내자”고 활동가들의 '자신으로 부터'의 투쟁을 독려했다.

참가자들은 오는 21일부터 비정규 개악입법 저지를 위한 총파업과 국회앞 농성 거점 투쟁에 적극 결합할 것을 결의하며 권수정 현자아산사내하청지회 지회장의 결의문 낭독으로 이날 행사를 마쳤다.

한편 하반기 구체적 실천 방안을 결의할 '현장활동가대회 주최자 연석회의'는 13일 오후에 갖는다고 밝혔다.

[결의문]투쟁과 혁신을 위한 전국활동가대회

노동자 대중과 노동운동을 둘러싼 정세는 실로 엄중하다. 비정규직은 물론 정규직 노동자의 삶을 좌우할 뿐만 아니라 노동운도의 사활이 걸린 비정규직 관련 입법이 이제 막바지 고비를 맞고 있다. 이와 함께사용자 대항권, 국가권력의 지배개입 강화, 파업권의 약화, 정리해고 요건 완화 등 신자유주의 노동정책의 결정판인 노사관계 로드맵도 본격적인 입법국면을 예고 하고 있다.

특히 비정규직 입법은 노사, 노정간의 핵심 현안이 된지 이미 오래다. 자본과 정권이 이번 입법을 통해 모든 노동자를 비정규직화 함으로써 이른바 노동시장 유연화를 극단으로 밀고 가려 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더욱이 집권 여당과 노무현 정권은 이번 국회에서 경호권을 발동해서라도 개악안을 강행 통과할 태세다. 노동운동 또한 비정규직 노동자의 생존권을 지키고, 계급적 단결을 공고히 하기 위해 권리보장 입법이 절실한 상태다. 바야흐로 노동자계급과 총자본 사이의 한판 싸움이 눈 앞으로 다가온 것이다.

하지만 총력태세를 완비하고 있어도 모자랄 지금 노동운동 진영은 곤혹스런 처지임을 숨길 수 없다. 무엇보다 ‘강승규 비리사태’라는 예기치 못한 상황 탓이다. 이번 사태로 민주노총은 조직의 생명이라 할 자주성과 도덕성이 땅바닥에 떨어지고 조합원의 신뢰를 크게 잃고 말았다. 게다가 집행부의 안이 한 상황인식과 미온적 대처는 사태를 더욱 꼬이게 했다. 이에 대해 현장의 항의가 분출하고, 임원진이 총사퇴하면서 위기 극복의 단초가 마련된 것은 그나마 다행한 일이다.

안타까운 것은 강승규 사태의 여파가 여전히 우리 투쟁의 발목을 쥐고 있다는 사실이다. 11월 말로 예정된 민주노총 총파업이 매우 불투명하고, 투쟁 동력이 결집 마저 여의치 못한 실정이다. 노동자와 노동운동의 사활이 걸린 이 시점에서 참으로 우려스러운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이는 우리에게 당면한 비정규 개악법안 저지, 권리보장입법 쟁취에 조직역량을 총동원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나아가 위기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해소할 대대적인 혁신 운동이 절실함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노동운동에서 현장 활동가들의 주체적인 참여와 선도적 투쟁이 매우 중요함을 잘 알고 있고, 이번 사태를 수습하는 과정에서도 그 점을 거듭 확인 할 수 있었다. 우리는 이미 위기 상황에 직면해 지도부는 물론 구성원 모두의 책임 있는 태도를 강조한 바 있고, 이제 스스로에 제기한 책임을 다하고자 한다. 따라서 우리는 당면한 하반기 투쟁 승리와 전면적 조직혁신을 앞장서 실천할 것을 다짐하며 다음과 같이 우리의 결의를 밝힌다.

우리는 비정규직 개악법안을 저지하고 권리보장입법을 쟁취하기 위해 모든 조직역량을 모아 총파업 투쟁을 조직하고, 투쟁을 승리로 이끌 것을 결의한다.

우리는 전면적 총파업 성사를 위해 지역 차원의 거점 투쟁에서 중앙집중투쟁으로 이어지는 선도적 투쟁을 온몸으로 실천할 것을 결의한다.

우리는 현재의 노동운동 위기를 불러온 자주성, 도덕성, 정체성의 위기를 극복하고 민주노조 정신을 복원하기 위한 대대적인 혁신운동에 적극 참여할 것을 결의한다.

우리는 당면투쟁 승리와 조직혁신을 위해 모든 노동운동 진영이 총단결 할 것을 호소하며, 연대 강화를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을 결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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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선자

    정말 너무들 하네요. 노동진영 총단결? 그런 말이 입에서 나옵니까? 노동자전야제를 훼방놓고 따로 분열적 집회를 하면서 무슨 총단결입니까? 위선떨지마세요. 이제 권력을 잡기위한 모든 지랄발광으로밖에 안보입니다.

  • 조합원

    내부의 적! 적입니다. 우습지도 않더군요. 누가 노동운동을 망쳤습니까? 강승규얘기하는거 좌파들 좋아하던데. 맞습니다. 강승규가 죽일 놈이죠. 조합원들 가슴에 피멍 만들었죠. 하지만 제발 남탓 좀 하지 마십시요. 현자노조에 있는 좌파들, 비정규직 인정안하는 그 좌파들 비난은 안하십니까? 자기반성부터 하고 그 담에 남탓 다른 사람 비난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어제 옆에서 나는 소리 들으니까 정말 화가 나더군요. 좌파란, 과격하고 조직을 깨는 데 앞장서는 사람들! 그렇게 규정지을랍니다. 당신들 없어도 현장은 돌아가고 시련은 있지만 우리는 어려움 헤치고 나가겠습니다. 더이상 민주노총의 이름을 더럽히지 마십시요.

  • 오타 발견

    압장 -> 앞장

  • 이경수 아저씨는 보시요

    그만두었잖아요. 이경수 전 본부장으로 해주시구요.
    그리고.. 이경수아저씨! 뭐라고하든지말든지 관심없고, 이수호위원장사퇴기자회견 얘기 들었소. 당신이 인간이야? 다음선거때 영상으로 쓰려고 기자회견 망쳐놓았다는 얘기도 들리고. 참 인간이 왜 그럽니까? 잘잘못을 떠나서 어쨌든 끝내는 마당에 할 얘기하고 그만두겠다는데 왜 사퇴기자회견가서 뒤집어놓는거요? 당신이 조폭이야? 깡패야? 네가 자본가야? 운동을 떠나서 인간이 되시요.

  • 참새

    노동자대회에서 활동가대회가 개최될 수도 있는 거지 그게 무슨 대수입니까. 시간도 보아하니 노동자대회끝나고 한거 같던, 일부러 빗기게 시간을 잡은 건지 아니면 우연히 그렇게 된 건지 모르겠지만 활동가들이 모여 향후 투쟁을 고민하고, 우리가 '스스로' 실천하자고 결의하는 그게 무슨 문제가 된다고들 그러는지. 오히려 상황을 호도하지말고 덧글 다신 분들도 어떻게 하반기 투쟁 잘할 건지 고민하셨으면 합니다.

  • 자기부터 혁신

    요즈음 누구나 혁신을 이야기한다. 그런데 우스운 것은 누가 보아도 혁신의 대상인데 혁신의 주체를 자임한다는 것이다. 현자민투위까지 나서서 혁신을 떠드는 지경이다. 자기패거리면 감싸고 반대파이면 핏대를 올리며 비판하고, 이런 짓이야말로 혁신의 제1대상이 아닌가? 코미디는 그만좀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