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자결한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비정규직 노동자 고 양평석 씨의 장례식이 23일 오전 8시 30분 당진장례식장에서 치러졌다. 화장을 치른 후의 유골은 고인의 고향인 금산 호신사에 안치됐다.
고인의 유족들은 "고인의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는 노동조합 측의 의견에는 대략 동의했으나 "아들을 빨리 편안하게 보내고 싶다"는 고인 어머니의 뜻에 따라 장례가 치러졌다. 현자아산사내하청지회는 성명을 내고 고인이 죽음이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조탄압이 부른 또 한명의 서러운 죽음"이라며 "노조탄압 없는 세상으로 편히 가시기를" 기원했다.
노조에 따르면 고 양평석 씨는 지난 6월 노조에 가입한 후 대의원에 선출될 정도로 열심히 활동했으며, 고인이 소속된 '대흥기업'에서는 처음으로 사내하청지회에 가입한 조합원으로 이후 대흥기업에서의 노조 가입이 잇따랐다고 한다.
동료들의 증언에 따르면 사측이 고인을 지속적으로 면담하며 "계속 노조활동을 하면 감옥에 간다"고 협박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시달려온 고 양평석 씨는 노조를 탈퇴한 후에도 불안 증세에 시달렸으며 우울증, 공황장애, 대인기피증 등의 증세로 정신과 치료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고인의 자결 이후 현대자동차 원, 하청 관리자들이 있지도 않은 '유서'를 들먹이며 "동료들이 괴롭혔다더라", "노조로부터 따돌림을 당했다더라", "원래부터 우울증이 있었다더라"는 등의 흑색선전을 유포해 물의를 빚고 있다.
현자아산사내하청지회는 "고인의 죽음이 현대 원, 하청 자본의 각종 노조탄압이 불러온 참극이므로 현자노조, 지역의 노동사회단체와 연대하여 철저한 진상규명과 고인의 명예 회복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고인을 두 번 죽이는 각종 유언비어, 흑색선전에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23일 오전 10시에는 민주노총 충남본부, 금속노조 충남지부, 현자아산사내하청지회, 현자노조 아산본부, 민주노동당 충남도당 등이 모여 대책회의를 진행했다. 이들은 회의를 통해 '고 양평석 동지 추모와 노조탄압 인권유린 지역대책위' 구성에 합의하고 26일부터 30일까지를 '고 양평석 동지 추모기간'으로 정했다.
대책위는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의 비정규노조 탄압 실태조사,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또는 노동부 고소고발 등의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추후 확정할 예정이며, 27일 아산공장 앞 기자회견과 28일 '고 양평석 동지 추모와 노조탄압 인권유린 규탄집회'를 진행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