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전 대추초등학교 주변에는 별다른 움직이 감지되고 있지 않다. 그러나 여전히 미군기지 내에는 경찰병력 약 15개 중대가 배치되어있고, 경찰은 평택 팽성 일대에서 농기계의 대추리 진입을 통제하고 있다. 오전 11시 경에는 본정리 방면에서 대추초등학교로 향하던 충남지역 농민회 소속 트랙터 3대가 경찰에 의해 진입이 저지당했고, 경부고속도로 안성나들목에서도 경찰이 농기계 진입을 통제해 마찰을 빚었다.
이런 와중에도 범대위측은 트랙터 6대를 동원해 어제부터 논갈이를 진행하고 있다. 팽성대책위 송태경 기획부장은 "당초 17일에 전국의 농민들이 팽성에 집결해 '공동논갈이 투쟁'을 전개하려 했으나, 경찰에 의한 봉쇄로 계획보다 빨리 논갈이가 시작되었다"며 "팽성에서는 실질적인 농사가 이미 시작되었다"고 15일 밝힌바 있다.
대추리에 머물고 있는 연대단체 회원 70여 명은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대추초등학교 주변에서 대기 중이다. 또 주민과 연대단체 회원들은 이날 오전 일정대로 약식집회를 진행했다. 이날 집회에서 박진 다산인권센터 활동가는 "이곳에서 인권단체 회원들이 온몸으로 저항하는 이유는 이곳이 희망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한 여러가지 과제들이 있을텐데, 그 중 평택을 지켜내는 것이 제국주의의 발톱을 뽑을 수 있는 희망의 단초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전 대추초등학교를 방문한 천영세 민주노동당 의원은 "미국, 그리고 그 앞잡이 노릇을 하고 있는 노무현 정부와 팽성 주민들의 투쟁이 이제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다"며 "미군기지 확장을 저지하는 것이 이번 봄 농사를 짓냐, 못 짓느냐에 달려있다"고 '논갈이 투쟁'의 중요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어제 경찰에 의해 연행된 인권단체 활동가들을 비롯한 연대단체 회원 40명은 16일 오전까지 석방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범대위는 오후 2시 대추초등학교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향후 대응과 일정 등을 설명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