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에서 띄우는 최일배 코오롱위원장의 호소

더 이상의 기회는 오지 않을 것이고 마지막이기 때문!

이웅렬 코오롱 회장 집에 들어가 동맥을 절단하며, 정리해고철회를 외치다 구속된 최일배 코오롱노조 위원장 편지 전문을 옮긴다.


코오롱노동조합 조합원 동지 여러분, 반갑습니다!

중노위 판결까지 기각 결정되어 조합원 자격까지 상실한 시점에서 조합원들게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 가슴이 너무 아픕니다.

이 곳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지 두 달이 지났습니다. 여기서 잠시 지난날들을 한 번 되돌아 봤습니다.

감옥에서 돌아보다

  최일배 위원장
코오롱노동조합이 1988년에 설립되었고 1992년에 입사와 동시에 조합원 자격이 주어졌지만 노동조합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무관심하게 지내다가 1999년 7대 집행부 부위원장이 되고 나서야 뒤늦게 조금씩 눈을 뜨게 되었습니다.

지난날 노동조합에서 실시하는 쟁의행위 찬반투표에 참여조차 하지 않고 숨었던 일들에 대한 자책과 반성으로 집행 2년 동안 앞만 보고 열심히 활동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단지 그 하나만의 이유만으로 2005년 2월 21일 부당하게 정리해고 되어 450여일의 장기투쟁 끝에 이곳 구치소에 수감되는 결과까지 왔지만 지금 이 순간까지 단 한 번도 후회해 본 적은 없습니다!

제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한 길이었고 그 선택에 당당히 최선을 다했다고 자부하기 때문입니다.

후회없는 삶

하지만 조합원 동지들의 용기 있는 결단으로 노동조합 10대집행부에 당선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채 해고자라는 현실의 벽을 뛰어넘지 못했다는 것이 끝까지 가슴에 아쉬움으로 남아 죄송한 마음 금할 길이 없습니다.

존경하는 조합원 동지 여러분!
지난 3월 17일 본사 사장과의 우여곡절 끝에 3시간 면담이 이루어졌을 때 “코오롱에 복직하려는 이유가 무엇인가, 코오롱이 그렇게 좋은가?”라는 사장의 질문에 저는 제 개인적인 소박한 심정을 말한 적이 있습니다.

“코오롱에 13년을 근무하면서 물론 정당한 노동의 댓가로 임금을 받았지만 가정을 이루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그런 회사를 퇴사하게 될 때 정년퇴직이든 아니든 웃으면서 고맙다고 말하며 가고 싶었다.”고.

동지들! 우리는 최소한 그 정도의 자격은 있는 것 아닙니까? 청춘을 다 바친 소중하고 정든 일터입니다. 그런데 왜 우리가 노예 취급당하다가 죄인처럼 쫓겨나듯이 눈물로서 회사를 떠나야 한단 말입니까?

웃으면서 떠나고 싶다

이것은 이것만큼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습니다!

한 가정을 책임지는 가장으로서 내 아이들의 아버지로서의 최소한의 자존심! 절대로 버리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코오롱 사장과 첫 면담 3시간을 마치고 나온 뒤 회의를 하는 최일배 위원장

조합원 동지 여러분!
6월말 경에 코오롱노동조합 임원 선거가 예정될 것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물론 노동조합의 장기간 공백을 방치할 수 없기에 선거가 급박한 것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번 선거가 사측의 농간에 농락당하는 결과로 끝이 난다면 코오롱 구미공장엔 더 이상의 미래는 없다고 감히 장담합니다!

농락 당하지 말자

동지들, 우리 개인은 너무 미약하고 힘이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노동조합 깃발아래 하나로 단결하는 것이고 그 단결된 힘만이 사측과의 교섭과 대화에서 당당한 요구를 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10여년이 되어서야 겨우 노동조합의 소중함을 뼈저리게 온몸으로 체험했던 제가 절박한 심정으로 호소 드립니다.

자신의 생존권 사수를 위해 스스로 떨치고 일어나야 합니다. ‘내’가 사는 길은 ‘우리’가 사는 길 뿐입니다.

우리가 사는 길

동지들의 힘으로 이번 선거에서도 보란 듯이 사측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고 코오롱노동조합의 ‘민주노조’불씨를 되살려 당당한 권리를 주장하는 자랑스런 조합원으로 우뚝 서는 계기로 승화시키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동지들에겐 더 이상의 기회는 오지 않을 것이고 이번이 마지막이기 때문!

투쟁!

2006. 6. 7
서울구치소에서 최일배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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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희망은

    기회는 앞으로도 오고 희망은 항상 존재하고 마지막이란 없습니다. 다시 준비하고 투쟁하는 순간 그것이 다시 시작입니다. 모험주의적인 행동이 아니라 코오롱 현장조합원들을 조직해가는 한걸음 한걸음의 투쟁이 필요합니다. 냉정하게 판단하고 열정적으로 투쟁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