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과 철도노동자 생명 위협 1인 승무 중단"

총파업 투쟁 승리를 위한 철도노조 기관사 전진대회 열려

오는 11월 16일 화물연대와의 공동파업을 앞둔 철도노조가 7일 오후 2시 대전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열차 기관사 결의대회를 가졌다. 서울, 영주, 대전, 순천, 부산 등 전국에서 달려온 1200여 명의 철도 노동자들은 정부종합청사 앞 공원을 가득 메우고 "1인 승무 저지와 철도안전법 개정을 위한 총파업 투쟁 승리"를 외쳤다.


이날 집회에서 엄길용 철도노조 위원장은 "지난 월요일에 발생한 KTX 사고는 1인 승무로 인해 이미 예고된 사고였다"라며 "철도공사가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1인 승무는 단체협약 위반으로서 불법이며, 승객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기 때문에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철도공사가 인건비 몇 푼을 아끼려고 승객과 철도노동자들을 위험의 구덩이에 몰아넣고 있다"라면서 "이를 저지하기 위해 16일 새벽 4시부터 화물 노동자들과 함께 총파업에 돌입한다"라고 밝혔다.

  엄길용 철도노조 위원장

한편 정창식 철도노조 운전국장은 "철도공사는 노동조합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11월 1일 기습적으로 1인 승무 시범운행을 강행했다"라며 "이는 공사가 노동조합의 파업을 유도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하고, "노사 공동 조사연구를 통해 실행방안을 만들기로 했던 단체협약을 위반한 철도공사"를 비난했다.

그리고 중앙노동위원회가 결정한 직권중재에 대해서 김미양 철도노조 법규국장은 "중앙노동위원회가 제기한 '직권중재'는 국제노동기구(ILO)에서 13차례나 폐지를 권고했고, 2003년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판결을 받아서 이미 죽은 법이다"라며 "죽은 법으로 철도노조의 투쟁을 위협할 수 없다"고 "기관사들의 강력한 투쟁"을 촉구했다.

  투쟁의 결의를 다지고 있는 철도노조 각 본부장들

[인터뷰] 정창식 철도노조 운전국장

현재 열차 기관사들의 파업 준비는 어떻게 진행되는가?

지금 이 집회에서도 드러나듯이 현재 기관사들의 투쟁 열기는 상당히 높다. 평소에도 철도노조에서 기관사들은 단결이 잘 되는 것으로 유명한데, 이번 투쟁에서도 기관사들이 철도노조 투쟁의 주축이 될 것이다.

1인 승무의 문제점이 무엇인가?

  정창식 철도노조 운전국장

철도공사는 새 차량을 구입했기 때문에 기관사 혼자 운전하는 1인 승무가 가능하다고 이야기 한다. 하지만 이것은 잘못된 이야기이다. 열차 운행은 차량만 바꾼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신호 시스템과 궤도, 사고 대책 등 다양한 체계가 함께 바뀌어야만 한다. 철도공사는 이런 문제를 노동조합과 함께 연구하기로 노사협약을 맺었지만, 현재 위반하고 일방적으로 1인 승무를 강행하고 있다. 대책없는 1인 승무는 승객과 철도 노동자의 생명을 심각하게 위협할 것이다.

다른 나라에서는 1인 승무제도를 진행하고 있지 않은가?

우리와 다른 나라는 전체적인 운영 시스템이 다르다. 현재의 철도 시스템을 그대로 두고 1인 승무제를 도입한다면, 열차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이 될 것이다. 현재 철도공사는 단지 더 많은 이익을 내기 위해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위험한 도박을 하고 있다.

KTX는 1인 승무로 운행하고 있지 않은가?

우선 KTX의 상황은 다른 열차와 많이 다르다. KTX는 독자적인 전용 노선을 사용하기 때문에 서울에서 동대구까지는 어느 정도 1인 승무가 가능하다. 하지만 대구에서 부산 구간은 현재 전용 노선이 아니기 때문에 1인 승무로 열차를 운행할 경우 문제가 많이 발생할 수 있다. 얼마 전에 부산에서 일어난 사고가 바로 그 사례이다.

그리고 KTX가 다른 열차보다 상황이 낫다고는 하지만, 역시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 현재처럼 계속 기관사 혼자 열차를 운행한다면 앞으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프랑스의 떼제베 기술로 KTX 건설했기 때문에 두 열차가 똑같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많은 차이가 있다. 열차 운전의 관점에서 보자면, 떼제베의 운행 구간에는 터널이 전혀 없고, 교량이 2%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이에 반해서 우리나라의 KTX 운행 구간에는 터널이 약 47%이고, 교량이 약 30%에 달한다. 터널을 자주 들어가게 되면 기관사가 신호를 인식하는 데 착오를 일으키거나 오판할 확률이 올라가게 된다. 일반적으로 현재까지 다른 열차는 그런 착오를 함께 승차한 차장이 해결하는데, 1인 승무로는 그렇게 할 수 없다. 교량이 많으면 차량에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훨씬 높아진다. 떼제베가 1인 승무를 하니까 KTX도 1인 승무를 해야 한다는 것은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억지일 뿐이다.

투쟁 요구 사항 중 1인 승무제가 지금 최대의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만일 철도공사가 파업 직전에 1인 승무제도를 연기하는 발표한다면 전체 투쟁에 미치는 영향은 없는가?

1인 승무제도가 이슈로 떠오르고 있지만, 열차 기관사들은 전철의 차장 생략 중단과 신체 검사 및 특별적성 검사제도 개선 등을 함께 요구하고 있다. 철도공사 측에서 투쟁 대오를 흐트러뜨리기 위해 1인 승무제도만 떼어내서 우리의 요구를 듣는 시늉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으로 우리의 투쟁이 멈추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크게 잘못 판단하는 것이다.

화물 노동자들과 16일 새벽에 동시에 총파업을 돌입하기로 했는데, 파업이 끝나는 시점은 어떻게 되는가/font>

화물연대와 철도노조는 파업의 시작도 함께 하고, 파업의 종료도 함께 하기로 약속했다. 그래야만 힘 있는 투쟁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철도노조는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