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쇠고기 전면개방으로 인한 광우병 공포가 정부에 대한 불만여론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와 한나라당은 '정치공방'과 '선동'이라며 그 책임을 언론과 야당에게 돌리고, 미 쇠고기 전면개방 반대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이 대통령, “정치적 논리로 사회불안 증폭”
이 대통령은 2일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와의 정례회동에서 “정치적인 논리로 사회불안이 증폭되도록 해서는 안 된다”며 “광우병 문제에 대해 정부와 당이 함께 나서서 적극적으로 그 내용을 정확하게 알리도록 하는데 노력을 하자”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은 강재섭 대표에게 “이번 국회를 잘 마무리하는 게 중요하며, 한미FTA를 비롯한 민생법안처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며 17대 임시국회의 한미FTA 비준처리를 주문하기도 했다.
같은 날 열린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에서 안상수 원내대표는 “광우병이 확산될 것이라는 주장은 정확하지 않은 논거를 바탕으로 주장하고 있는데 거의 선동에 가까운 것”이라며 “미국에서 단 3명이 인간 광우병으로 발병을 했다. 미국 쇠고기를 먹는 미국 유학생이나 또 재미교포들도 광우병에 걸린 사례가 없다”며 확률상으로 안전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애썼다.
이한구 정책위의장은 “광우병에 관해서 농해수 청문회 할 때 야당이 이상한 증인들을 동원할 가능성이 있어 걱정된다. 언론에서도 이런 것을 보도하실 때 가려서 보도했으면 좋겠다”며 광우병 불안감 확산의 책임을 야당과 언론에 돌렸다.
심재철 원내수석부대표는 “광우병 괴담은 마치 ‘비 오는 날 벼락 맞을 수 있으니까 외출하지 마십시오’라는 황당무계한 이야기다”며 “쇠고기를 계기로 해서 반미 선동을 하고, 반 정부투쟁을 하고, 반이명박 투쟁을 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미 쇠고기 반대 여론에 불편한 심기를 직접적으로 표현했다.
한편, 정부는 2일 오후 3시 농림수산식품부, 보건복지부 장관 기자회견을 통해 ‘과장된 광우병 여론 왜곡’에 대해 알릴 예정이며, 한나라당은 6일 오전 11시 국회에서 고위 당정협의회를 통해 광우병 종합대책과 FTA 처리문제 등을 논의하기로 결정했다.
온라인은 '안티 미친소'로 들썩
그러나 정부와 한나라당이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비난을 잠재우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친 소에 대한 공포가 대중의 움직임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다음카페 ‘2MB탄핵투쟁연대(cafe.daum.net/antimb)’는 2일 저녁 미 쇠고기 개방 반대를 위한 촛불집회를 제안했고, 인터넷을 통해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다. 이 카페에는 하루에 만 명 이상이 가입하는 등 촛불집회 및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운동에 대한 네티즌의 높은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 참여희망 문의가 이어져 참여자가 최초 예상 천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한 제안자들은 2일 낮에 장소를 청계천에서 광화문으로 변경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미니홈피가 폐쇄된 후 청와대 홈페이지는 미 쇠고기 개방에 대한 성토의 글이 이어지고 있고, 한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이 대통령 탄핵 서명에는 2일 오전에 50만 명이 서명했다.
2일 오후 2시 기준으로 한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실시간 인기 검색어 1위에 ‘대통령 탄핵’이 등록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