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간부 K씨 성폭력 사건으로 위기에 빠진 민주노총은 9일 중앙집행위원회(중집)를 열고 이석행 위원장을 뺀 남은 임원 3명 모두 사의를 표명할 계획이다. 구속중인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은 “사퇴만이 책임을 지는 방식은 아니”라고 밝혀 다른 방식의 해결책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진영옥 민주노총 직무대행은 8일 저녁 참세상과의 통화에서 자신은 “사퇴를 결심했으며, 사퇴와 관련해 따로 회의를 하지는 않아 다른 두 분의 의견은 전달받지 않아 모른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지난 6일 중집 이후 성폭력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5명의 부위원장이 사퇴했다. 사퇴를 결정하지 않은 남은 세 명의 임원은 수감중인 이석행 위원장과 면회한 뒤 거취문제를 밝히기로 했다.
진영옥 민주노총 직무대행은 지난 금요일 이석행 위원장 면회에 대해 “위원장께 사퇴 논의가 있었다는 보고를 드렸고, 위원장은 사퇴에 대해 직무대행이 직접 판단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진 직무대행은 “위원장은 이번 사건이 발생한 것에 대해 피해자에 대한 위로와 책임을 느끼며, 피해자를 보호하지 못한 책임이 지도부에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석행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민주노총에 사건의 책임이 있는 것은 맞다. 그러나 사퇴만이 책임을 지는 방법이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책임을 지는 방식도 있다”고 말하고 사퇴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
이용식 민주노총 사무총장도 자신의 사퇴 결정과 관련 “월요일 중집에 비대위 구성 안건이 올라가 있으니 미뤄 짐작해 주기 바란다”고 말해 나머지 임원들의 사퇴를 시사했다. 이용식 사무총장은 이번 지도부 사퇴 논란에 대해 “이석행 위원장이 감옥에 계시는 상황에서 위원장과 상의하는 절차를 밟았다. 9일 중집에서 입장을 얘기하고 중집 이후 그간의 경위들에 대해 기자들에게 자세한 내용을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9일 오후 2시 중집을 다시 연다. 이날 중집에서 진영옥 직무대행은 비대위 구성 안건을 올리고 사퇴의사를 밝힐 계획이다. 진 직무대행이 사퇴를 하게 되면 직무대행은 의장으로서 자격을 잃는다. 중집은 새롭게 임시의장을 선출하고 비대위 구성을 논의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