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모임은 이번 민주노총 위기가 “성폭력 사건과 이로 인한 지도부 사퇴가 아니라 ‘성폭력을 예방하거나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무능력’이기에 성폭력 사건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이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밝혔다.
준비모임은 “민주노총은 총사퇴나 대국민사과로 모든 책임을 다 졌다고 생각하지 말아야한다”면서 “원 가해자는 물론, 2차 가해로 지목된 총연맹, 연맹 간부에 대해서도 투명하고 철저한 징계를 해야 하며, 피해자의 온전한 일상생활로의 복귀와 치유를 위한 노력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준비모임은 또 “민주노총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보다 근본적이고 항시적인 성폭력 근절 방안과 실질적인 집행력과 강제력이 담보된 기구를 만들어 실천에 옮겨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준비모임은 이어 “성폭력을 근절하고 운동진영의 가부장주의를 넘어서기 위한 노력은 우리 모두의 과제이며, 이를 실천하기 위한 공동의 기획을 만들어나가자”고 제안했다.
민주노총 간부 성폭력사건에 대한 준비모임의 입장
- 성폭력을 근절하고 운동진영의 가부장주의를 넘어서기 위한 노력은 우리 모두의 과제이며, 이를 실천하기 위한 공동의 기획을 만들어나가자
전체운동 차원의 대책과 운동진영 전반의 각성과 노력을 촉구한다
민주노총 핵심간부에 의한 조합원 강간미수라는 극악한 사태가 발생했다. 성폭력 자체도 충격적이지만 민주노총이 이를 은폐?축소하려 했다는 데에 대해 우리는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다. 사회주의노동자정당건설준비모임(약칭 준비모임)은 우선 많은 고통이 따를 수밖에 없음에도 용기있게 이번 사건을 공론화하고 대처하고 있는 피해자에게 지지를 보낸다. 준비모임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민주노총이 성폭력을 근절하기 위한 전 조직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하며, 운동진영 전반이 각성하고 여성에 대한 차별과 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공동으로 노력할 것을 제안한다.
몰여성적-가부장적 노동운동이 현실의 성폭력 문제를 낳았으며, 이번 사건은 개인의 문제로 환원되어서는 안된다
가해자가 가해사실을 ‘기억’하든 못하든 이번 사건이 강간미수이자 성폭력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없다. 성폭력은 성욕을 절제하지 못하는 (남성) 개인과 나약한 (여성) 개인 사이에 벌어지는 것이 절대로 아니며 우리의 삶 모든 면을 지배하고 있는 가부장적 권력관계부터 비롯된 것이다. 노동운동은 이 사회 진보와 변혁의 주체이지만 불행히도 이런 가부장주의와 폭력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상층 간부와 조합원이라는 권력관계, 노동운동 내 여전히 만연한 여성 차별?배제?비하, 그리고 이를 예방하고 극복하지 못한 민주노총의 무능력함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렇기에 이번 사건은 절대로 어느 한 개인의 문제로 환원될 수 없으며, 전 조직적인 책임과 해결이 담보되어야 한다.
이번 사건을 ‘조직보위론’이나 ‘정파논쟁’으로 둔갑하려는 시도는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성폭력 사건에 대한 올바른 해결을 위해 운동진영 전체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
이번 사건과 관련 주류 언론은 물론이거니와 운동진영 일각에서도 이 사건을 ‘지도부 흔들기’, ‘민주노총 위기’, ‘투쟁 교란’, ‘정파 대립’으로 몰아가고 있다. 이런 관점은 성폭력의 본질을 은폐?축소할 뿐이며, 올바른 해결은 고사하고 피해자에 대한 2차, 3차 가해이다. 민주노총 ‘위기’는 성폭력 사건, 이로 인한 지도부 사퇴가 아니라 ‘성폭력을 예방하거나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무능력’이다. 따라서 성폭력 사건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이 가장 시급한 문제이며 이 과정에서 남녀 모두로 구성된 노동자 내부 단결력을 높이고 ‘위기’를 극복해 자본과 정권의 공세에 대항할 투쟁력을 복원하는 일이다. 따라서 성폭력 문제로부터 그 어느 개인, 조직, 정파도 자유롭지 않기에 이 문제를 정파 대립으로 보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
민주노총은 총사퇴나 대국민사과를 넘어 피해자의 권리를 보장하고 성폭력을 근절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현재 민주노총 부위원장 5인이 사퇴한 상태이며, 지도부 총사퇴 여부를 놓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그리고 민주노총은 지난 2월 6일 대국민사과와 중앙집행위원회 권고사항을 발표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민주노총의 이런 입장발표는 전제조건일 뿐 해결은 아니라는 점이다. 총사퇴이든 일부사퇴이든 사퇴와 대국민사과로 모든 책임을 다 졌다고 생각하지 말아야한다. 피해자의 요구를 존중해야 하며 원 가해자는 물론, 2차 가해로 지목된 총연맹, 연맹 간부에 대해서도 투명하고 철저한 징계를 해야 하며, 피해자의 온전한 일상생활로의 복귀와 치유를 위한 노력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리고 민주노총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보다 근본적이고 항시적인 성폭력 근절 방안 마련해야 한다. 실질적이고 항시적인 집행력과 강제력이 담보된 기구를 만들어 보다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실천에 옮겨야 할 것이다.
성폭력을 근절하고 운동진영의 가부장주의를 넘어서기 위한 노력은 우리 모두의 과제이며, 이를 실천하기 위한 공동의 기획을 만들어나가자
준비모임은 운동진영의 가부장주의와 성폭력에 대해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한 토론회 개최 등 공동의 실천 방안을 논의할 것을 제 단위에 제안한다. 앞서 강조했듯이 문제의 본질은 운동진영에 만연한 가부장주의이며, 성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운 개인과 조직은 없다. 역사적으로 많은 여성노동자와 활동가들이 운동진영 내 차별과 폭력으로 고통을 받아왔고, 여전히 그러하다는 현실에 대해 준비모임을 포함하여 모두가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이번 민주노총 성폭력 사건을 계기로 민주노총과 민주노조운동의 혁신에 박차를 가하는 것은 물론 운동진영 내 가부장주의와 성폭력을 타파하고 나아가 사회 전체를 변혁하고 진정 보편적인 인간해방을 이루기 위한 투쟁을 전개해나가자.
준비모임은 피해자의 권리 보장과 피해의 확산을 막기위한 노력을 다할 것이며 피해자의 상처치유와 일상활동으로의 복귀를 위한 사건 해결이 될 수 있도록 복무할 것이다. 나아가 운동진영의 가부장주의와 성폭력을 근절하기 위한 공론화와 실천을 함께 해나갈 것이다.
2009년 2월 7일
사회주의노동자정당건설준비모임
(spt.jin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