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산하 공기업 노사와 서울시가 노사정 협의를 통해 올해 임금동결과 무분규 실현에 앞장서겠다고 밝혀 주목된다.

오세훈 서울시장 "무분규와 노사화합 선언하는 자랑스러운 날"

서울메트로, 도시철도공사, SH공사 등 서울시 산하 5개 공기업 노사대표와 오세훈 서울시장은 9일 오전 서울시청 서소문별관 대회의실에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서울시 공기업 노사정 화합·평화 및 사회공언 선언문'을 발표했다. 서울시와 산하 공기업이 노사 화합을 도모하는 공동선언문을 발표하기는 지난 1981년 서울시 공사 설립 이래 처음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공동선언과 관련해 "경제가 어려운 이 때 원칙적으로 무분규를 선언하고, 노사화합과 평화를 선언하는 자랑스러운 날"이라고 '무분규 실현'을 천명했다. 이어 그는 "이번 사례가 전기가 되어 전체 공직사회와 공기업에 파급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상돈 서울메트로 사장은 임금동결과 관련해 "올해 임금동결을 목표로 하고 있고, 노조에서도 이해를 하고 있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시와 공기업 대표자들의 '무분규', '임금동결' 발언에 노조 대표자들은 즉각적인 화답을 꺼리면서도, 가능성을 열어뒀다.

하원준 도시철도노조 위원장 "분규 최대한 자제하자"

정연수 서울지하철노조 위원장은 임금동결과 관련해 "임금협약은 법과 상식을 기초로 하는 것이지, 과도하게 '동결이다 아니다'고 말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정연수 위원장은 "노동운동이 지금까지 상품적 입장에서만 주장했다"며 기존 노동운동의 관행을 비판한 뒤 "노동운동은 이제 시민의 입장에서 사회적 신뢰를 얻는 게 중대한 숙제"라고 말했다.

하원준 서울도시철도노조 위원장도 오세훈 시장의 '무분규' 발언에 대해 "분규는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면서도 "분규를 최대한 자제하자는 뜻으로 이번 선언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공동선언은 서울시 공기업 노사정 협의체인 '서울시노사정서울모델협의회'(서울노사정협의회)를 통해 지난 해 12월부터 추진되다가, 서울지하철노조 집행부의 공백으로 연기되었다. 김영후 전 위원장을 비롯한 15대 집행부는 지난 해 말 파업 당시 서울메트로 사측과 맺은 합의문 인준투표가 부결돼 물러난 바 있다.

서울시는 "1월 30일 서울메트로노조(서울지하철노조) 집행부가 구성됨에 따라 지난 4일 서울노사정협의회를 거쳐 만장일치로 오늘 선언을 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서울메트로는 전체 서울시 공기업 인력의 절반(1만여 명)을 차지한다.

한편, 이날 공동선언문에는 오세훈 서울시장을 비롯해 김상돈 서울메트로 사장과 정연수 노조 위원장, 음성직 서울도시철도공사 사장과 하원준 노조위원장, 김효수 SH공사 사장과 김제도 노조위원장, 우시언 서울시시설관리공단 사장과 공형만 노조위원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