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노사가 오는 4일 이영희 노동부장관과 박맹우 울산시장이 참석하는 무쟁의 15년 축하 행사를 치르기로 하자 현장조직들이 "무쟁의 잔치가 웬말이냐"며 반발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전진하는노동자회, 청년노동자, 노동자운동연대 등 현장조직들과 사내하청지회로 꾸려진 '현대중공업 교섭권 위임 반대와 노동자 고통전가 반대를 위한 대책위원회'는 2일 성명을 내고 무쟁의 15주년 행사 반대와 현대중공업노조 오종쇄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책위는 "이번 행사는 오종쇄 위원장의 임금교섭 위임 직후 진행되고 있어 노동조합이 단체교섭권과 단체행동권을 포기한 것을 널리 알리고자 하는 의도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책위는 "경제위기를 사회적 약자의 희생으로 극복하겠다는 정부와 기업주의 정책은 올바른 해법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노동조합에 대해서는 "경제위기를 틈타 임금삭감과 노동강도 증가, 인력구조조정, 비정규직화, 노동통제 강화 등으로 노동자를 공격하는 자본의 탐욕을 막아내고 분배의 정의를 실현해야 할 임무를 방기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4일 행사에 참석하는 이영희 노동부장관에 대해서도 "노동자의 기본적 권리가 침해받지 않도록 지도 감독하는 기관의 수장인 노동부장관이 자신의 본분을 망각한 채 단체행동권과 단체교섭권이 없어지는 노사관계를 독려하려 하고 있다"면서 "이것이 과연 정부기관의 담당 책임자로서 올바른 자세인지 되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대책위는 "무쟁의 15주년 행사를 단호히 반대한다"며 "오종쇄 위원장은 천만노동자 앞에 사과하고 즉각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현대중공업노조는 지난 2월 25일 대의원대회에서 3년간 정리해고를 하지 않는 조건으로 올해 임금요구안을 회사에 위임하기로 결정하고, 26일 회사에 공문을 발송했다.(이종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