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구제조치, 헤지펀드와 투기자본만 이득

국제투기자본, 그리스 국채 대규모 매입... “유로존 딜레마 지속”

3일 <슈피겔>은 최근 결정된 그리스 구제조치를 통해 헤지펀드 등 “구제할 가치가 없는” 투기자본이 가장 큰 이익을 볼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리스 구제조치에는 그리스 국채를 환매해 국가부채를 낮춘다는 방침이 포함됐다. 이에 따라 그리스는 국채 액면가의 최대 40%를 지불해 300억 유로 규모의 국채를 100억 유로로 사들여 총 200억 유로를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슈피겔>은 “국채환매로 누가 수익을 보는가”가 문제라며 “무엇보다 투기적인 헤지펀드는 연초 부채탕감 후 그리스 국채를 비축했던 투자자”라고 지적하고 “투기자본은 이제 그리스의 절망적인 상황을 이용해 높은 이익으로 채권을 처분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가장 오래된 투기 자본 회사 중의 하나인 그레이록(Greylock), 써드포인트(Third Point)와 피어츄리파트너스(Fir Tree Partners)와 같은 헤지펀드는 그리스 부채탕감 이후 그리스 국채를 대규모로 사들였다. 6월초 10년 만기 국채는 15% 이하로 거래됐다.

3일 그리스 금융기관은 국채의 원래 가치의 30-40% 사이에서 지불한다고 밝히며 국채 환매를 시작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이 산 국채 가치는 반년 사이 두 배 이상 올랐지만 다수의 헤지펀드는 보다 높은 이윤을 얻기 위해 이 제안을 거절하고 있다.

<슈피겔>은 “그리스는 선택권이 없다”며 “그리스 정부는 트로이카(유럽연합, 유럽중앙은행, 국제통화기금)의 제한조치에 따라 투기자에게 송금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리스에 대한 구제조치 뿐 아니라 <슈피겔>은 3일 유로존 재무장관들이 결정한 스페인 은행권에 대한 395억 유로 규모 구제금융과 함께 사이프러스에 대한 175억 유로의 구제조치의 수혜자도 국제 채권단이 될 것이라며 “유로존의 딜레마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달 26일 유로존 재정장관과 트로이카는 그리스 국채 환매를 통한 국가부채 인하를 포함한 437억 유로의 구제금융 등 그리스에 대한 구제조치를 결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