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들의 쟁의행위나 단체행동은 태반이 불법 쟁위행위로 규정되어 업무방해혐의로 처벌되거나 집시법 상의 불법집회, 중복집회 등으로 금지되고 있다. 사장이나 경영진에 대한 비판은 명예훼손죄로 다수가 고발당하고 처벌당하고 있다. 지난 총선때 전국 각지의 투표소에서 청소년들이 벌였던 청소년 참정권 요구 1인 시위를 선관위 직원들은 선거법 처벌조항을 언급하면서 재차 협박했다.”
헌법에 보장된 집회, 시위의 권리는 모든 사람이 누려야 할 보편적인 권리로서 민주주의 사회의 기본적인 인권임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가와 사측을 상대로 부당한 일에 저항한 이들은 위와 같은 검경의 태도로 집회, 시위 그 자체도 어렵다고 호소했다. 사실상 집회 ‘신고’제가 아닌 ‘허가’제로 적용되는 집시법은 집회, 시위의 자유를 보장하지 못해 무능력함을 드러내기 일쑤다.
이에 맞서 일차적으로 집회, 시위의 권리를 넘어 연대와 저항의 권리마저 축소당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모여 대안 마련에 나섰다. 노조, 인권단체 등 집회, 시위의 권리 침해에 집단적으로 대응해 온 단체들은 9일 오후 민주노총 교육원에서 워크숍을 열고 “집회 시위의 권리를 넘어 연대와 저항의 권리를 찾자”고 주장했다. 이들은 앞으로 ‘집회 시위 제대로 해보자’ 모임을 구성해 공동 대응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희망버스 사법탄압에 맞선 돌려차기’ 활동가 김혜진 씨는 “2008년 촛불에서 시작된 집단적인 법률 대응이 2013년 현재 희망버스 사법탄압에 맞선 돌려차기, 쌍용차 범대위, 등록금-희망광장 참여 학생들의 조직적 대응 형태로 퍼져나가고 있다”며 “이 새로운 흐름은 사회적 연대와 저항의 정당성을 확인하고 활성화하려는 것”이라고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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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구잡이 소환과 무차별 계좌추적, 휴대전화 정보입수...
경찰의 집회 시위 탄압, “사회적인 저항 억압, 관리 목적”
희망버스 진행 기간 동안 탄압받은 사례와 대응을 발표한 인권활동가 기선 씨는 “경찰은 희망버스가 진행되는 동안 내내 폭력적으로 해산시키고 진압하는 방식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희망버스 당시 “우리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서 집회를 하는데, 경찰 차벽에 막혀서 우리의 목소리를 알리지 못했다”며 “경찰의 마구잡이 소환과 무차별 계좌추적, 휴대전화 정보입수, 이메일 압수수색 등을 통해 집회 참가자들을 괴롭혔다”고 호소했다.
기선 씨는 이어 “희망버스 참가자 17명이 구공판 기소되어 현재 공판이 진행중이고, 4월 3일 현재 150여 명이 구약식 기소된 이후 정식재판이 진행되고 있다”며 “희망버스가 진행된 지 2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기소자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명자 전 학습지노조 재능교육지부장은 “5년 동안 재능교육을 상대로 투쟁하면서 그 시간의 절반을 집회 신고하고, 재판하는 데에 할애해 왜 이렇게 투쟁할 수밖에 없는지 많은 고민이 든다”며 “용역의 무차별 폭력이 진행되지만 용역은 한 번도 기소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많은 부분이 어렵지만 현장에서 특히 복장 터지는 일은 경찰이 불법 채증을 하는 것이다”며 “투쟁 초기에는 불법 채증에 항의하면 경찰이 쩔쩔맸는데, 이제는 마치 당연한 것인양 경찰이 불법 채증하고, 이에 항의하면 연행하는 실정이다”고 토로했다.
서울 대한문에서 농성중인 쌍용차 해고자 고동민 씨는 “미신고 집회는 안 된다고 해서 남대문경찰서에 신고하고 집회를 했는데, 경찰이 허가한 집회 물품조차 빼앗아갔다”며 “경찰은 물리적 충돌이 우려되니까 집회 물품을 막는다는 어처구니없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워크숍에서 발제를 한 인권단체연석회의 공권력감시대응팀 활동가 오정록 씨는 “검찰과 경찰이 집회 시위를 탄압하거나 관리하는 수단은 집시법에 그치지 않는다”며 “동시에 그들이 규율 관리하는 것은 집회 시위만이 아니라 다양한 형태로 드러나는 사회적 저항과 연대의 움직임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경찰의 통제에 집회 참가자들이 익숙해지는 것을 우려했다. 오정록 씨는 “경찰은 몇 년 전부터 급기야 많은 집회 주최단체들과 준법시위양해각서(MOU)를 맺었는데, 이 같은 경찰과의 협의, 타협은 오히려 싸움을 힘들고 어렵게 만든다”며 “국가권력의 집회 시위 관리 목표는 언제나 그랬듯이 사회적인 저항과 투쟁을 억압, 관리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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