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후 민주당에서조차 김상곤 후보의 ‘무상버스’ 공약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아울러 원혜영 의원은 ‘버스공영제’ 공약으로 정책연대까지 제안했다. 그는 부산의 김영춘 후보, 전북의 유성엽 의원, 전남의 이낙연 의원 등 버스공영제에 동의하는 모든 야권후보와 정책적연대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현재 서울시 등 ‘버스준공영제’, 사업주 이익만 보장 노동조건은 하락
사실 ‘무상버스’냐 ‘버스공영제’냐는 논란은 정책적 논쟁거리가 아니다. 버스공영제는 대중교통을 공공사회서비스로 수렴하는 과정이며, 그에 반해 ‘무상버스’는 공공성 강화라는 과정이 담겨 있지 않다. 다만 김상곤 후보는 논란 이후 버스 완전 공영제를 단계적으로 실시해 무상대중 교통을 만들어나가겠다며 ‘공공성’의 의제를 포함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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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5.30. 버스준공영제 개선 요구 기자회견 [출처: 노동당] |
이에 따라 ‘버스공영제’ 의제는 야권의 공통 공약으로 자리잡아가는 모양새다. 애초 이슈를 주도 했던 민주당을 비롯해, 통합진보당까지 ‘버스공영제’를 들고 나왔다. 정태흥 통합신보당 서울시장 후보는 지난 30일, 기자회견을 통해 모든 시내버스 노선에 완전공영제를 도입해 전면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애초부터 버스공영화를 주장했던 노동당은 “현행 독점화된 버스운영구조에 공세적으로 공영노선을 확대하고, 마을버스와 공동체버스부터 완전무상으로 운영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그동안 ‘버스공영제’ 정책은 노동계를 비롯한 공공부문 연구소 등에서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의제였다. 민간주도의 버스 교통 운영방식에 많은 문제점이 드러나자, 지난 2004년부터 서울시를 비롯한 부산, 대구, 대전, 광주, 인천 등의 광역시에서 ‘준공영제’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버스준공영제는 지자체의 영향력 아래 버스노선에 공개념을 도입한 것이었지만, 사실 사업주들의 이익에만 공을 들인 정책이라는 비난도 컸다. 심지어 노동계로부터 버스준공영제가 시내버스 민영화의 문제를 완화하고 은폐한 것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운수노동정책연구소가 2009년 발간한 ‘버스 준공영제 운영실태와 개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시는 2004년 준공영제를 도입하며 버스업체들에 과도한 혜택을 보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서울시와 업체의 협약서에는 △사업자에 대한 적정이윤의 제도적 보장 △잉여차량에 대한 적정액 보상 △부채에 대한 서울시의 저리융자강구 등 버스업체의 금전과 경영권에 대한 다방면의 지원이 포함돼 있다.
이에 따라 2003년 -207억 원이었던 서울지역 28개 회사의 총 영업이익은 2008년 236.9억 원으로 증가했다. 버스업체들의 도덕적 해이도 극심해져, 서울시의 일부 버스업체들은 승객이 지불한 현금이나, 서울시가 지급한 상여금을 착복하기도 했다. 대전과 대구 등에서도 인건비를 유용, 착복하는 사건이 다수 발생했다.
반면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은 지속적으로 악화됐다. 운수노동정책연구소는 “지자체는 재정지원금을 줄이기 위해 임금동결, 비정규직 확대, 신규채용 억제, 연장근로 확대 등을 실시할 뿐만 아니라 성과평가 제도도 강화하면서 노동조건을 악화시키고 있다”며 “버스 운전기사들의 주간 노동시간은 62.4시간이고, 월 노동시간은 267.6시간이다. 노동시간이 길고 위험에 항상 노출돼 있어 뇌심혈관계, 근골격계, 호흡기 등의 질환은 물론 우울증과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버스공영제’ 이슈 선점한 새정치연합, 과거 ‘정경유착’은 어쩌고
버스공영제 의제가 이번 지방선거에서 핵심적인 정책 이슈로 떠오른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그동안 줄곧 버스공영제를 주장해 왔던 버스노동자들은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선점한 ‘버스공영제’ 의제가 선거용으로 반짝하다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소속 전북버스지부 노동자들의 경우 2010년부터 4년 동안 민주당과 버스사업주를 상대로 투쟁을 벌여왔다. 호남지역은 민주당의 텃밭으로, 전주 지역의 경우 시도 의원 중 민주당 소속이 95%를 넘는다. 노조는 2010년 당시 버스사업주와 민주당 소속의 전주시장, 전북도지사, 지역 의원들 간의 정경유착 문제를 제기하며 파업에 돌입했지만, 시장과 도지사는 대체버스를 투입하며 버스사업주 지원사격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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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참세상 자료사진] |
당시 전주시는 한 해 140억 원에 달하는 보조금을 버스사업주에게 지원했지만, 사업주들의 부실 경영으로 자본잠식이 -63억 원까지 이르는 버스사업장도 존재했다. 노조는 “도지사와 시장이 방만한 시외, 시내버스 사업주의 사업권을 회수하고 버스공영제를 실시할 권한이 있지만 이를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
이번 지방선거에 전북도지사에 출마한 송하진 전 전주시장은 버스 노동자들의 파업을 ‘불법파업’이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전북버스 노동자들은 지난해 4.11총선 기간에 정세균 민주당 의원 사무실 앞에서 노숙농성을 벌여, 당선 후 문제해결을 약속받았지만 정작 당선 이후에는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민주노총 전북지역본부는 31일 오전, 전주시청 노송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기간의 행보를 볼 때, 버스공공성 및 공영제 실시에 대한 정치권의 진정성을 신뢰할 수 없다”며 “선거 후에는 ‘용두사미’로 전락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동안 민주당이 선거 때마다 선심 공약을 남발해 온 만큼, 노조는 이번 6.4지방선거를 계기로 직접 버스공영제 쟁취를 위한 총력 투쟁에 돌입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들은 “6.4 지방선거에서 전국적 의제로 ‘버스공영제’가 부상하니 당선을 위해 슬쩍 발을 얹고자 하는 심산이 아니라면, 지역의 민주당은 사과해야 한다”며 “또한 지역의 토호세력으로 군림하여 대중교통을 사유화하고 있는 버스사업주의 불법행위에 대해 단호해지는 것이 버스 공영제의 첫 걸음이다. 노조는 당선 후에도 끝까지 공약에 대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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