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황유미씨를 모델삼아 종이죽으로 만든 인형이다. 반도체소녀상이라고 부른다. 풍찬노숙을 견디지 못해 여기저기 많이 상했는데 모 활동가가 문구점에서 종이죽을 사다 일일이 보수해서 거의 새로 만들었다. 그러다 보니 원래 얼굴과 조금 바뀌었단다. 시립대 학생이 전시용 졸업작품으로 만들었는데 삼성의 압력으로 우여곡절을 겪고 농성장에 자리를 잡았다. 지금은 반올림 회의실 한 켠에 자리잡고 있다.
문화연대 신유아 활동가가 만들었다. 농성장에 생동감을 심어줬다.
“농성장에 차 한 잔 하러 오세요” 소수가 교대하면서 농성을 유지하다보니 늘 사람들에게 차 한 잔 하러 오라고 했다. 농성장에서 유일하게 조리를 한 게 커피 주전자로 물 끓이기.
시내 큰 서점의 문구점에서 떨이로 3천원에 팔던 USB 연결 전등에 다산인권센터 자원 활동가가 갓을 씌웠다. 1회용 건전지를 이용한 전등은 건전지가 너무 빨리 닳아 충전해서 쓸 수 있는 등으로 구했다. 보는 사람마다 어디서 구했는지 물었다는 후문.
어느 날 새벽에 도둑을 맞은 적도 있는 황당한 사연을 가지고 있다. 이종란 노무사가 접착력 있는 시트지로 둘러싸고, 반올림 부채를 붙여 만들었다. 후원해 주신 분들이 모금함 들고 인증샷을 찍기도 했다.
농성장에서 일어나 침낭을 개고 제일 먼저 한 일이 농성 일자 날짜를 고치고 인증샷을 찍어 단체 텔방에 올리는 일이었다. 그런데 마지막 농성 날짜는 휴지 위에 써져있다. 원래 날짜는 보드마커로 썼는데, 1022일에 모 활동가가 모르고 유성매직으로 쓴 것. 다음 날 농성장 철거로 기자들이 몰려들었는데 그제서야 날짜가 1022일인 걸 확인했다. 다급하게 지우개를 찾았지만 이미 짐을 싸버려 찾을 수가 없어 결국 혜경씨 어머니(김시녀씨) 휴지를 잘라 붙이고 그 위에 숫자를 썼다. 그래서 마지막 모습이 이렇게 됐다.
농성물품 디자인 등에 수준급의 솜씨를 보이는 공유정옥 활동가가 만들었다. 무거울 수 있는 농성장 분위기에 귀여움을 더해줬다. 다리도 부러지고 허리도 부러져 테이프로 수술도 했다. 농성장 철거 하는 날 거의 다 버렸는데 너무 애착이 가서 두 개를 챙겨 왔다.[워커스 46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