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담上] 세계 반전운동, 반세계화운동 만나 급진화

[특별기획]세계화에 저항하라(2)
미 제국주의와 반제, 반전 운동<2>- 원영수 vs 최일붕

'세계화에 저항하라' 두 번째, '미 제국주의와 반제, 반전 운동<2>'는 두 반전활동가의 좌담으로 꾸몄다. 평소 반전운동에 많은 관심을 갖고 활동하고 있는 원영수 노동자의힘 기관지위원장과 최일붕 다함께 운영위원을 초청, 9월 14일 미디어참세상 사무실에서 약 3시간 동안 쉬지 않고 진행했다. 국제 반전운동과 한국 반전운동으로 크게 나누었으며, 세계 지역별 반전운동의 역사와 경험, 최근 세계 반전운동과 한국 반전운동의 상태와 이후 과제 및 전망에 대해 이야기나누었다. 좌담은 각론 곳곳에서 쟁점이 형성되는 등 긴장감있게 진행되었다.
원영수[사진왼쪽], 최일붕[사진오른쪽]

최일붕 : 1차대전까지 반전운동 활발했으나 스탈린주의 때문에 반전운동과 이후 냉전 초기까지는 강력하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반전운동의 큰 흐름으로는 단연코 베트남 전쟁과 이라크 전쟁 반대 운동이 핵심이다. 베트남 반전운동은 승리했다. 미국은 베트남 증후군으로 두려움을 갖고 있다가 80년대 그레나다, 89년 파나마, 91년 걸프전쟁을 벌이면서 조금씩 베트남 증후군을 극복했다. 이라크 전쟁에 대한 반전운동은 처음부터 강력하게 일어났다.

원영수 : 전반적으로 동의한다. 그런데 스탈린주의로 일반화하는 것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다. 2차대전 때에도 작은 규모의 반전운동들이 있었고 50년대 냉전체제 하의 반핵평화운동 역시 넓은 의미의 반전운동이었다. 후르시초프 등장 이후 합법주의가 팽배해지면서 실제 반전운동이 개량화, 합법주의화 되는 흐름이 있었다. 1차대전 때 반전운동이 유럽에 한정된 운동이었다면 베트남 전쟁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 반식민지 국가까지 확대되었다. 당시 반전운동은 베트남 혁명과 연결되었는데, 지금도 이 역사에 관해 이해하고 평가하는 것은 좀 빠져 있다.

"전지구적 반제국주의 공감대, 세계 반전운동 급진화하고 있다" - 최
"지금 반전운동은 지구와 인류를 살리는 대장정의 첫걸음" - 원


최일붕 : 지금 반전운동의 확산으로 미국 부시가 재선을 위협받고 있고, 블레어도 심각하게 정치생명 위협받고, 스페인 아스나르는 실각했으며, 일본 고이즈미의 인기도 떨어졌다. 노무현에게도 아킬레스 건이다.

원영수 : 2003년 2월 15일 국제반전투쟁은 동원 규모와 역동성을 고려할 때 20세기 양대 반전운동을 뛰어넘는 성과를 남겼다. 역사적이다. 걸프전쟁이나 코소보, 발칸전쟁 때와 비교했을 때 확장된 반전투쟁 전선들이 형성되었다. 교란 요소가 별로 없었고. 짧게 보더라도 10여 년에 걸쳐 발칸, 걸프, 911, 아프간 전쟁시의 반전운동과는 달리 이라크 반전운동이 새로운 차원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런 배경의 핵심으로 반세계화 운동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최일붕 : 91년 걸프전 당시 운동은 지금보다 작았다. 샌프란시스코 베이 브릿지를 점거하고 다리를 차단하는 운동이 있었고, 미국 전체적으로 6만 명 정도가 시위를 했다는 기록이 있다. 소련 붕괴 이후 소련과 동일시했던 당시 좌파의 사기 저하와 방향감각 상실 때문에 그 뒤 미 제국주의 전쟁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보스니아 전쟁도 빼놓을 수 없다. 불쌍한 보스니아 무슬림을 구하고 세르비아의 악당들을 제압하러 개입한다는 클린턴의 거짓말에 속아넘어갔고, 발칸반도 전쟁에서 코소보에 99년 3월 하순부터 5월초 개입할 때도 미국은 세르비아가 알바니아인을 인종 청소, 학살하고 있어 인도주의적으로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좌파들은 이를 제대로 간파하지 못하고, 폭로하지도 못했다. 말하자면 인도주의적 제국주의론 이데올로기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것이다. 그러나 이라크 전쟁에 대해서는 달라졌다. 신자유주의적 세계화 반대운동, 반자본주의 운동이 99년 씨애틀 이후 건설되는 과정에서 그로부터 반전운동이 나왔기 때문에 처음부터 강력할 수 있었다.

원영수 : 현재의 국제 반전운동은 반전이라는 옛 것과 반세계화라는 새로운 것을 기반으로 결합되어 있다. 걸프전과 보스니아 코소보 전쟁의 경우 과거의 좌파들이 새로운 것이 없음에도 전통적 입장에서 진행한 운동이고 내부적으로 교란 요인이 있었다. 사담 후세인 당시 이라크 정권에 대한 CIA의 침공 유도설이 있지만, 명백히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했던 것 떄문에 이라크에 대한 일방적 공습을 대중적으로 방어하기 어려웠다. 보스니아 코소보의 경우 역시 인도주의적 개입이라는 제국주의적 전쟁 명분에 대해 대항 명분을 제시하기 어려웠다. 그에 비해 최근 반전운동은 그러한 요소가 거의 없다. 반전운동이 사담 후세인을 보호하는 것이냐 라는 제기가 없지 않았으나, 전지구적으로 제국주의 전쟁 반대라는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21세기가 역사의 종언이 아니라 또 다른 형태의 제국주의 지배, 전쟁의 시대이다. 물론 아직은 혁명의 비전이 시야에 보이지는 않는다. 극단의 시대라고 했던 20세기만큼 21세기도 전쟁과 혁명의 시대이며, 그런 의미에서 아직 극단의 시대는 끝나지 않았다. 지금 반전운동은 지구와 인류를 살리기 위한 대장정의 첫걸음이지 않는가.

"현 반전운동, 반세계화운동과 결합되어 강력해져" - 원
"이라크 전쟁 초기 NGO와 민중사회단체들은 반대 운동 원하지 않았다" - 최


최일붕 : 보충하면, 2001년 11월 아프가니스탄 전쟁 이후 국내에서도 다함께가 NGO와 민주노동당 일부 개인들을 연사로 세워 인사동에서 시위를 한 적이 있다. 처음에 400여 명, 두 번째 700여 명 정도가 모였다. 그것을 계기로 해서 전쟁반대평화실현공동실천(공동실천)이라는 반전 연대체를 형성할 수 있었다. 2002년 이라크 전쟁 초기에 2.15세계반전행동과 320공동행동 첫 개전일 날 반전운동을 공동실천의 틀로 조직했었다. 그 공동실천은 지난해 여름에 해체당하고, 참가하고 있던 대부분의 NGO와 민중사회단체들은 전반적으로 이라크 전쟁 반대 운동을 원하지 않았다.

원영수 : 현재 반전운동 흐름을 보면 선도는 유럽 쪽이 한다. 제국주의 본국인 미국에서도 강력한 반전운동이 있지만 활성화 정도를 보면 유럽 쪽 각 나라들이 강하다. 반면, 다른 대륙이나 나라들의 경우, 반전투쟁이 상대적으로 불균등하고 취약한 편이다.

최일붕 : 유럽에서는 반전운동과 결합되는, 반전운동의 모태가 되고 결합되어 진행되지만 라틴아메리카에서는 진행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 우리 나라도 그런데 경제적인 세계화, 자본주의 세계화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제국주의 전쟁에도 반대했으면, 결합을 했으면 하는 점에서 아쉽기는 마찬가지다. 그리고 유럽운동에서는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이 강력한 편인데 '의지의동맹' 참전국이기도 하지만 또 다른 측면도 있다. 프랑스는 무슬림이 유럽 최대 인구수로 되어 있다. 이런 나라에서 미약하게 반전운동이 일어난 것은 프랑스 좌파에 큰 책임이 있다. 금융거래과세시민연합(ATTAC) 우파 주류 지도부가 무슬림을 이슬람 원리주의자로 간주하고 미 제국주의와 원리주의가 모두 나쁘다는 양비론을 펼쳤는데, 이로 인해 무슬림 동원에 실패한 것이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우파 정부인데다 반전운동 측이 사회민주주의 정당과 대중적 노동조합조직과 결합되어 일어났다는 장점이 있다.

원영수 : 프랑스 사례의 경우 무슬림 요소가 없지는 않겠지만, 반전투쟁이 취약했던 본질적인 이유는 프랑스 정부가 부시에 맞서는 모양을 취한 데 있다. 부시 블레어 대 시라크 슈뢰더의 형태였다. 자국 정부가 반전 입장을 명확히 밝혔을 때 정부와 민중이 대치 전선이 그어지지 않았다. 이탈리아 스페인 좌파가 강해서 그런 투쟁이 가능했는가 하면 그것이 전부는 아니라는 이야기다. 복합적으로 진행된 것이다. 프랑스 좌파가 약하냐. 아니다. 우파 정부가 반전 입장을 취하다 보니 운동의 대리주의가 형성되고 따라서 대중적 동원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다.

최일붕 : 프랑스 좌파가 약하다는 것이 아니라. 반전운동에 대해 양비론적으로 잘못된 입장을 취했다는 거다.

원영수 : 두 나라는 동원 역량을 갖고 있었다. 태도의 문제로 환원하기는 힘들다. 구조적인 문제로 보아야 한다.

최일붕 : 주요 참전국이 아니라는 측면을 말씀하시는데, 독일의 경우도 참전국이 아니었지 않은가. 슈뢰더가 선거 직전에 공약을 내세워 참전 않겠다고 해서 가까스로 승리했지만 그런 독일에서도 베를린을 중심으로 50만 명 정도가 시위를 한 바 있다. 그조차도 프랑스에서는 일어나지 않았다.

원영수 : 그것은 두 나라 운동의 역사적, 경험적 차이로 봐야 한다. 독일은 분단 국가로서 반전 평화의 역사적 경험이 상당한 수준으로 축적되어 있고. 프랑스의 경우 상대적으로 적다. 시라크 우파, 슈뢰더 좌파라는 구조적 차이도 있는 것이다.

최일붕 : 초기에 프랑스 좌파의 정치적 오류가 있었지만 이후 몇 개월 이후에는 시정을 했다. 아기똥이 아탁 집행부 자기비판도 했다고 하는데, 최근에는 또다시 신자유주의 세계화 운동이 더 중요하다고 하면서...

원영수 : 아탁 자체는 반세계화운동 단체인 것이고. 프랑스 내에서의 반전투쟁은 아탁 중심이 아니라 반전연대체가 주로 했다는 것이다. 아탁 내에는 일종의 변형된 경제주의 경향이 있다. 이를 운동전체로 일반화하여 보는 것은 문제가 있다. 한편 실제로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아랍지역은 반전 정서가 광범위하게 있으나 그것이 곧바로 강력한 반전연대투쟁으로 전화되지 못하는 특수한 상황에 있다. 그리고 아시아, 아프리카 지역은 상대적으로 약하다. 동원이 안 되고 투쟁이 안 된다기보다 지역 운동의 특성이 반영되는 것이다. 남미의 경우 아르헨티나, 베네주엘라 등에서 강렬한 민중운동과 전남미 차원의 반세계화운동이 일어난 것에 비해 반전운동은 약한 편이다.

최일붕 : 아시아의 경우 약한 이유가 무엇 때문에 그런 것인지... 경제주의가 강해서 그런 것 같지는 않고 마오쩌뚱주의의 유산이 강해서 그런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현 중국 지도부에 대한 환상은 아니어도 중국에 대한 잠재력에 대한 환상이 있어서 그런 것 아닌가 추정되기도 한다.

원영수 : 아시아 반전운동의 취약성을 마오주의 영향력으로 돌리기는 어렵다. 중국 본토에는 마오에 대한 원시신앙적 숭배는 있을지언정, 정치적 경향으로서 마오주의는 없다. 반면 필리핀, 인도, 방글라데시, 네팔 등의 나라에서 좌파의 주류는 마오주의 세력이다. 물론 이들 좌파의 경우, 구시대의 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등 일정한 문제는 있지만, 이들 역시 반전운동의 한 부분이다.

최일붕 : 아시아 반전운동의 경향 중 다른 하나는 이라크전쟁 반대 운동이 무르익었을 때도 자국의 미군기지 운동으로 운동을 국가화, 일국화시키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세계적으로 조율을 해서 하면 효과적으로 미 제국주의, 서방제국주의에 반대해서 싸울 수 있음에도 자국에서 미군기지 반대운동으로 집중하는 경향이 크다. 6.13 반WEF 대회를 계기로 포럼이 열렸는데, 반전에 관심을 가진 나라는 일본, 필리핀, 인도 정도를 꼽을 수 있었다. 필리핀은 미군기지 반대를, 일본은 한반도 문제를 느닷없이 꺼내 한반도 전쟁위기 문제로 전환시키려고 애쓰는 모습이었다. 인도는 이라크 전쟁에 초점을 맞추는 편이었고. 아시아 반전운동이 잘못된 가정과 전제로 접근하는 경향이 아닌가 한다.

"아시아 반전운동이 잘못된 가정과 전제로 접근하는 경향 있다" - 최
"반신자유주의 세계화, 미군기지 반대 등은 반전운동으로 확장하는 투쟁" - 원


원영수 : 반전운동은 전쟁에 반대한다는 명제 하에 다양한 세력이 결집하는 것이다. 전쟁의 본질은 제국주의이지 않는가. 제국주의 운동의 형태가 전쟁과 맞물려 벌어진다. 역으로 미군기지 반대 투쟁 참여자들이 이라크 반전 투쟁, 즉 지금 시기 제국주의 점령 반대 투쟁에 적극적으로 결합하는 것이어야 하지 않겠는가. 이 측면에서 반전운동을 일국적 차원의 연관성 속에서 접근해야 한다. 유럽은 전반적으로 반전운동이 강하지만 프랑스와 독일은 상대적으로 반전운동이 활성화되지 못한 측면이 있다. 반면에 강하게 일어난 스페인, 이탈리아 등이었다. 부시와 '의지의연합'에 맞서 전쟁을 반대했던 나라는 반전운동이 상대적으로 약하고 부시 일당에 결합했던 나라는 훨씬 더 강한 반전운동이 일어났다. 일국 차원에서 보면 우파들이 집권하는 경우 반전투쟁의 문제는 연금, 노동법개악 등 신자유주의 공세와 맞물려있다. 미군기지 이전 투쟁도 그런 맥락에서 보아야 한다. 반전운동으로 서로 확장하는 투쟁이다.

최일붕 : 결합 쉽게 할 수 있는가. 가령 베트남 반전운동이 있는데, 미군기지가 쟁점이 되지 않은 나라들에서 베트남 반전운동에는 열의를 안 갖고 자국내 미군기지 반대운동에만 강조한다면 오히려 그것이 분리되는 것이다. 사실 이라크 전쟁에 대해 반대를 하면서 미군기지에도 반대하기 보다는 분리시켜서 했던 미군기지 반대를 얘기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미군기지의 정치적 비중이라는 것이 한국과 같은 나라에서는 필리핀과는 다르다. 한국이 미국에 의해 식민지 점령되어 있는 상태도 아니고, 자본주의적 발전이 첨예하게 계급적 갈등, 분화를 형성시켜놨기 때문에 민족 문제가 주된 문제가 아니다. 계급투쟁이 더 중요한 쟁점이다. 영국이나 독일에도 한국보다 더 큰 미군기지가 있다. 그렇지만 이 곳에서 미군기지 문제 크게 대두되지 않는다. 민족주의적 정서와 분석에 기대 미군기지가 중요하다고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 현재 사슬의 약한 고리는 이라크와 중동이다. 거기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옳다.

원영수 : 기지문제 관련 최일붕 동지의 말에 동의하기 힘들다. 영국, 독일의 기지는 단지 들어와라 나가라의 문제가 아니다. 2차 대전 후에 소련에 맞선 전진기지니까 정치적으로, 국민적으로 냉전의식에 사로잡혔을 때는 당연히 기지 이전 요구가 없었던 거고. 전 세계 민중운동은 20세기 후반에 지난하게 미군기지 반대 투쟁을 해왔다. 현재 평택 미군기지 싸움에 대해 우리는 얼마만큼 연대하고 있는가. 거의 연대하지 않고 있다. 물론 그 투쟁이 민족주의적 관점으로 몰아가는 경향에는 동의하지는 않지만, 미군기지 반대 투쟁은 미국이 전 세계에 가진 숫자를 생각하면 향후 반전 투쟁의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다. 이 투쟁을 지역적으로 고립된, 그 나라만의 문제로만 내버려두면, 문제는 결코 해결되지 않는다. 커다란 반제 투쟁의 한 부분으로, 특정 시기에 공동의 연대 투쟁을 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해야 한다.

최일붕 : 영국이 독일의 경우 더 큰 미군기지가 있어도 특별한 때 아니면 그 나라 운동에서 커다란 중요성을 가진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식민 점령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미군기지 반대운동 이전에 그 나라 국가권력과 지배계급에 맞선 투쟁이 더 중요한 거고, 좌파민족주의를 비판하는 맥락이다. 다시 말하지만 계급투쟁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것이다. 그리고 제국주의 전쟁이 어느 지역에 집중되고 있는가, 현재 제국주의 사슬의 약한 고리가 어딘가를 봐야 한다. 한국의 경우 미군기지는 아니다. 심지어 필리핀도 아니고, 지금은 이라크이다. 좀더 넓게 보면 중동이 현 미 제국주의 사슬의 약한 고리이다.

"미군기지 투쟁은 향후 반전 투쟁의 중요한 부분" - 원
"미군기지가 중요하다는 것은 부적절, 현재 약한 고리는 이라크와 중동" - 최


원영수 : 세계사회포럼 이야기를 좀 하겠다. 세계사회포럼은 반전운동의 징검다리 역할을 했다. 제2차 세계사회포럼이 9.11 사태 이후 2002년 1월에 열렸다. 세계사회포럼은 광범위한 컨센서스에 의해 신자유주의 세계화 반대, 제국주의 전쟁 반대의 기치를 내걸었다. 9월부터 5개월간 사실상의 공백을 넘어 새로운 반제투쟁의 교두보를 쳐주는 역할이 굉장히 중요했는데, 반전운동의 디딤돌 역할을 했다고 본다. 이시기 대륙별 포럼 얘기도 거론되었다. 2002년 11월 피렌체에서 열린 유럽사회포럼에서는 2.15 반전운동을 계획하고 임박한 이라크 전쟁에 대한 행동지침을 수립했다. 이를 세계사회포럼 결정으로 이어갔고, 전쟁이 터지면 그 주 토요일 각 국 수도에 집결한다는 결정이었다. 이는 유럽 차원의 투쟁으로 한정되지 않고, 세계사회포럼을 통해 전 세계적 수준으로 확장되었다. 당시에는 실험적 요소와 당위성이 컸는데 대성공으로 이어졌다. 그런 의미에서 세계사회포럼이 반전운동을 수렴하고 확산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했다.

최일붕 : 올해 열린 제4차 세계사회포럼 뭄바이 반전총회에서 이라크 침략 1주년 항의 집회를 하자는 견해들이 다수 지지를 받아 결정되었다. 아나키스트 동지들은 결정은 없다고 말했으나 많은 사람들이 결정으로 수용했고 공동행동을 하기로 했다. 거대한 의의가 있었다.

원영수 : 현재의 반전운동의 형태를 보면 동시행동으로는 규모는 크지만 2.15의 숫자에 비해 1/5, 1/10 정도로 축소된 상황이다. 소강 국면에 대한 평가 분석이 필요하다. 이번 베이루트 회의에서 여러 이야기가 될 것이라 본다.

최일붕 : 베이루트 회의는 반자본, 반전 운동의 결합이라는 것이 주요 테제로 제시되어 있다. 상당히 급진적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고 본다. 사실 지난해 12월에 이라크 카이로에서 반전회의가 있었다. 거기서도 반자본주의 운동과의 결합이라는 것이 커다란 테제였다. '제국주의 세계화에 반대하는 카이로 회의'가 제목이었다. 오늘날 반전운동은 반자본주의 운동과의 결합을 얘기할 정도로 급진화 되고 있다. 2.15 반전운동이 시사하는 바 크다. 한편으로 큰 운동이 일어났음에도 미국, 영국이 침략전쟁을 강행한 것에 대해 사기가 저하되고 주눅든 사람들이 있었다. 참가자들 중에는 청소년, 청년이 많았는데 소박한 평화주의를 가지고 참가한 그런 사람들은 사실 사기가 많이 저하되었다. 그러나 그 뒤 정치적인 전개과정을 보면 영국의 경우 노동당이 지방선거 참패를 한다. 정치적 급진화와 모순되게 얽혀 있다는 것이다. 운동이 교착상태에 부딪힌 것만은 아니다. 해도 안되는 측면에 대한 인식과 함께 정치적으로 선거에서 해결하자는 흐름이 크다. 부시도 쫓아내고, 블레어도 쫓아내고 하자는 것인데 이는 모순되지만 급진화를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원영수 : 비슷한 생각이지만 전체적으로 급진화로 진단하는 것은 확신하기는 어렵다. 2.15를 평가하는 핵심은 규모의 문제만이 아니라 반전투쟁의 정치적 승리였다는 점이다. 부시의 입장에서는 전쟁을 안 해도 무너지고, 해도 무너지는 상황이었다. 그런 점에서 2.15가 거품이었다면 3.20은 앙꼬라 할 수 있다. 단일 사안으로 보면 3.20도 크고 중요한 투쟁이었다. 이와 같은 대규모 투쟁은 인터넷 기술 발전과 반세계화 운동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러나 정치적 승리에도 불구하고 대중적으로 전쟁 저지를 못했다는 패배의식이 미치는 영향은 무시할 수 없다. 선거를 통해 부시 일당을 물리칠 수 있다는 환상도 일정한 역할을 했는데, 이는 일종의 정치적 우회로였다. 이라크 상황은 더 격화되고 있는데 그 투쟁이 국제적으로 고립되고 있는 것이고, 저항의 국제연대라는 반전운동의 중요한 과제를 남기고 있지만 돌파하고 있지는 못한 상황이다.

최일붕 : 미국인들도 테러와의 전쟁에 반대하는 수가 2001년 이래로 꾸준히 감소되고 있다. 지금은 반대가 다수다. 한국도 노무현에 대한 환상이 초기에는 컸지만 파병과 못된 짓들이 결합되어 실망을 안겨주었다. 민주노동당의 의회진출로 나타나는 대중의식도 나름의 급진화라고 생각한다. 충분하지는 않으나 모순되지만 좌경화의 표현이다.

- <좌담下>로 계속

○ 기획을 시작하며
○ 1회(9. 9) 세계화 10년, 저항의 세계화
[취재] 지금은 다 개방중 - 이정석 기자
[인터뷰] 반세계화운동의 동원전략과 정치적 방향 수립을 - 이창근
○ 2회(9.16) 미 제국주의와 반제, 반전 운동
[기고] 전쟁과 신자유주의적 금융세계화, 지속적인 투쟁에 대하여 - 박하순
[좌담] 원영수 vs 최일붕
- (좌담上) 세계 반전운동, 반세계화운동 만나 급진화
- (좌담下) 한국 반전운동, 중장기적 전략을 가져야 한다
○ 3회(9.23) - [기고/영상] 반동의 제국주의, 전쟁은 계속된다
○ 4회(10. 5) - [기고/취재] 한-미동맹의 현주소와 한반도 전쟁 위기
○ 5회(10.12) - [기고] 무한 자본시장 확장의 결절점, 지역블록화
○ 6회(10.19) - [기고/취재] 아시아 황금시장 노리는 초국적자본
○ 7회(10.26) - [기고/좌담] 초국적자본이 점령한다(1) : 의료,교육,스크린,방송,에너지 개방
○ 8회(11. 2) - [기고/대담/취재] 초국적자본이 점령한다(2) : 금융세계화와 투기자본의 횡포
○ 9회(11. 9) - [대담/취재] 초국적자본이 점령한다(3) : 산업공동화, 한-일FTA, 기업도시
○ 10회(11.16) - [대담] 자본의 세계화와 저항의 세계화


[특별기획] "세계화에 저항하라"
세계화 10년, 저항의 세계화<1>-지금은 다 개방중
세계화 10년, 저항의 세계화<2>-“반세계화운동의 동원전략과 정치적 방향 수립을”
[좌담下] 한국 반전운동, 중장기적 전략을 가져야 한다-미 제국주의와 반제, 반전 운동<2> - 원영수 vs 최일붕
[기고] 전쟁과 신자유주의적 금융세계화, 지속적인 투쟁에-미 제국주의와 반제, 반전 운동<1>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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