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담下] 한국 반전운동, 중장기적 전략을 가져야 한다

[특별기획]세계화에 저항하라(2)
미 제국주의와 반제, 반전 운동<2> - 원영수 vs 최일붕

원영수 : 이번 한국 반전운동의 핵심은 노무현정권 퇴진 운동이었다. 파병반대 투쟁은 방어적, 소극적으로 진행되었다. 미국이 이라크를 불법 점령하면서 국제적으로 고립되었고, 스페인 철군 등 국제적 반전 여론들이 높아지면서 총체적 위기로 돌입되는 시점에 손길을 내밀었을 때 잡아준 사람이 노무현과 고이즈미였다. 국제 정세에서 보면 가장 반동적인 세력이다. 전반적으로 보면 반전운동이 예각화되지 않고 있지만, 한국 운동에 대해 너희들 뭐하냐고 하면 면목이 없다. 크게 보면 한국에서 반전운동이 대중적인 운동으로 전화되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 반전운동 열심히 해온 것들을 폄하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타격을 명확히 할 시점에 실기했던 점이 문제였다는 점이다. 김선일 씨 죽음에 대한 평가도 중요하다. 김선일 씨를 그저 '무고한 시민'으로 볼 수만은 없다. 한국인의 입장에서는 그렇게 볼 수밖에 없지만, 이라크의 입장에서 보면 제국주의 점령군 시스템의 한 부분이었다. 테러 살인에 정당성을 주는 이야기는 결코 아니다. 명료하지 못한 정치적 태도들이 발목을 잡음으로써 반전 파병반대의 압도적 다수의 여론을 물리력으로 전화시키기 못했다. 노조운동의 경우 노조 간부들은 다른 NGO들과 다를 바 없이 립서비스 수준으로 일관했다. 특히 민주노총의 우파 지도부 출범 이후 적극적으로 싸울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최일붕 : 2.15 때 우리 나라 반전 동원은 4천 명 정도, 개전일 날 8천 명 정도였다. 올해 3.20 때는 1만 명, 김선일 씨 죽음 이후에는 1만5천 명까지 시위에 모였다. 쭈욱 성장해오고 있다. 우리 나라 반전운동은 처음이나 마찬가지다. 베트남 전쟁 때는 박정희 정권의 탄압에 반전운동을 못했고, 91년 걸프전 때는 서총련과 함께 시위를 하고 선전물도 만들었던 적 있다. 200명 정도가 신촌에서 시위를 하긴 했으나, 했다는 것 자체가 의의였다. 이라크 반전운동은 대중적인 최초의 반전운동이다. 우리 나라의 경우 억압이 세다. 아직도 국보법 폐지 같은 시민의 정치적 권리와 관련한 논쟁을 한다. 우리 나라에서 시위가 2-3만 명 넘는 것은 노동자 투쟁 외에는 여중생 죽음 항의 시위와 탄핵반대 운동 정도밖에 없었다. 웬만한 운동이 1만 명을 넘지 못하는 조건에서 반전운동이 꾸준히 성장을 해서 1만 명 넘는 운동이 된 것은 상당히 의의가 있다.

"김선일 씨 죽음 이후 1만5천 명까지 시위, 쭈욱 성장해오고 있다" - 최
"정치적 타격을 명확히 할 시점에 실기했던 점은 문제" - 원


원영수 : 한국에서 이라크 반전운동은 몇 십 년 간의 운동에서 보면 최대의 기회였다. 하나의 대중운동으로서 폭발력을 가졌다. 아직 초기단계에 있는 반전운동에 많은 기대를 할 수 있느냐 반문할 수 있지만. 한국사회의 정치적 역동성을 봤을 때 반전운동이 대중적으로 확산될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최일붕 : 그럼에도 약점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파병반대비상국민행동(국민행동)에서도 줄기차게 얘기했다. 그중 하나가 노무현정권에 대한 태도 문제였다. 명약관화한 것인데도 논쟁을 한다. 반전운동의 이데올로기적 수준이 낮은 것이다. 파병 주체는 노무현인데 그 점을 비켜가려 하는 사람들이 있다. 약점이 있고, 날카롭게 약점을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처음에는 고립감을 강하게 느꼈다.

원영수 : 반미에 대한 대중적 거부감이 있다고는 하지만, 명확한 증거를 가지고 대중에게 치고 나가는데 이번 보다 더 좋은 국면이 또 있겠는가의 문제가 있다. 운동진영에서 이 기회를 얼마나 살리려고 했는가. 시민운동 세력들이 노무현정권에 대해 우회하려는 태도, 민중연대의 모호하고 기회주의적인 태도 등이 결정적인 시기에 발목을 잡곤 했다. 반전의식이나 투쟁에 노동자계급의 전체 요구로서 나온 게 아니라 하더라도 개인들의 판단, 즉 '부시 나쁘고, 전쟁 반대하고, 노무현 앞잡이'라는 대중적 판단이 충분히 있었다.

최일붕 : 두 번째 약점으로는 노동계급 운동의 참가 부분이다. 영국이나 스페인, 이탈리아에서 수백만이 하루 총파업을 벌이고, 스코틀랜드에서는 파병부대를 막기 위해 철도 점거 투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런 투쟁들에 비춰보면 노동조합이 조직적으로 참가하고, 지역사회에서도 지역 단체들이 노동자들을 조직적으로 동원한 것이었다. 비춰보면 우리 나라 노동단체의 참가는 미약했다. 한편으로는 우리 나라 노동운동이 억압 속에서 17년 밖에 안되었다는 점에서 대중운동으로 되기에 시간이 더 요구되는 것일 수 있다. 지도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현장 노동자들의 정치의식이 아직 충분히 발전되어 있지 않다. 소수의 부분이 있으나 파퓰리즘적으로 되어 있고 이런 것은 민주노동당 지원 형태로, 중도좌파 개량주의적 정당으로 나타난다. 노동자 의식이 크게 대중적 반전운동을 뒷받침 해주지 못하고 있다. 김선일 씨 항의 국면에서는 노동자들이 반전 요구를 제기하며 싸웠던 것을 크게 인정한다. 그러나 노동조합 지도자들의 열의, 운동의 진정한 참가 열의는 '2% 부족'했다. 국민주의 지도부만이 아니라 이전의 단병호 지도부도 반전에 대해서는 마찬가지였다.

원영수 : 그러한 기회가 자주 오는 게 아닌데 충분하게 살리지 못했다. 특히 한국의 노동운동의 전투성을 고려했을 때 지도부에 대한 비판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조건이다. 그렇다면 지도부만 잘못한 것인가. 중간 간부와 현장 활동가들의 투쟁의 의의, 남한 역사에서 의미, 정세적 의의 얼마나 파악했는가에 대해 엄격한 자기 비판이 필요하다.

"국민행동 20:3 구조, 콩가루도 이런 콩가루는 없어. 좌파는 광야의 목소리" - 최
"새로운 질의 운동과 조직, 연대체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지 않는가" - 원


최일붕 : 국민행동의 문제를 짚고 넘어가자. 반전운동에 관심있는 단체 다 들어와 있고 개방된 곳이다. 좌파는 노동자의힘, 사회진보연대, 다함께 밖에 없다. 사회당도 안 오고, 사회주의포럼이나 전국노동자투쟁위원회에서 볼 수 있는 급진 좌파 단위들도 안 들어온다. 관심이 없어 보인다. 반전운동 지도부의 문제에 대해 좌파들이 개입하지 않는다. 세 단체의 주장은 광야의 목소리가 될 뿐이다. 개방이라고 해서 작은 단체들까지 다 참가하고 허용하는데 좌파 민족주의 10여 곳, 시민단체 10여 곳 등이 참석한다. 20:3의 구조에서 어떤 주장을 해도 운영위에서의 한계가 드러난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운영위가 지도부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운영위 말고 25명으로 구성된 지도부가 따로 있다. NGO인 참여연대, 환경연합, 여성연합 등과 민중연대를 포함한 지도부는 노무현정권에 대한 정면도전을 회피한다. 노동계급을 동원하는 것을 두려워하거나, 게으르거나, 회피하거나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그러다 보니 실천도 대중운동을 통한 전쟁반대 보다는 여론, 언론플레이, 국회 로비에 더 신경을 쓴다. 기자회견 등 선전에만 강조점을 두고 대중운동 조직하는 것에 소홀하고, 따라서 초기적 미발전 상태의 운동을 끌어 올리지 못하였다.

원영수 : 실제로 투쟁이 고양되고 명확히 정치적 판단이 필요한 시점에 국민행동의 정파들은 투쟁 교란의 직접적 원인이었다. 국민행동 식으로 넓게 가는 게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으나 대안은 필요하다. 국민행동이 아닌 대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한 것은 아니지만, 이쪽에서 좀더 창조적 발상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한다. 새로운 질의 운동과 조직, 연대체에 대한 고민들이 필요하지 않는가. 국민행동이라고는 하지만, 그 얼굴이 그 얼굴이고, 소모적인 운동을 하는 거 아닌가. 들어가지 말자. 젖히자 말자가 아니라 적어도 정치적 표현을 가진 그룹들이 똑같은 연대체를 넘어, 실천단, 투쟁단의 고민들을 해야 하지 않겠는가. 전반적으로는 운동의 혁신과 재편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최일붕 : 대안 부분에서 좀 다르다. 만민공동회 시도나 반전평화공동행동(반전행동) 시도도 좋은데 다 한계가 있다. 반전행동의 예를 들면 대항지구화행동, 노동자의힘, 다함께 등 셋 정도인데, 시위를 기획하면 국민행동 규모의 조직을 못한다. 민주노총, 민주노동당, 한총련 누가 움직이는가. 만민공동회에도 없다. 레닌이 공산주의 좌익소아병에서 조언하듯이 힘들어도 국민행동 안에서, 주류 반전운동 단체 안에서 해야 한다. 여기에 밖으로 나가 좌파들이 딴 것을 만들려 해서는 안 된다. 안에서 함께 노력해서 극복하자. 여러 가지가 있다. 지금 비민주적 구조이다. 25명의 대표단이 있다는 사실을 1년 만에 발견했다. 김선일 씨 국면 직후 국민행동이 위기에 빠져 안에서 평가 논쟁이 벌어졌다. 박석운 집행위원장, 정대연 정책위원장이 서로 지도부 문제다 집행부 문제다 라며 격론을 벌였다. 나와 나머지 사람들은 지도부도 집행부도 아니었던 셈이다. 운영위는 지도부도 집행부도 아닌 상황이다. "지도부가 뭐냐"라고 물어봤더니 25명의 대표단이 있다는 거였다. 대표단 안에 NGO들 가운데 여성단체연합 환경운동연합 대부분이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 운영위원회 회의에도 안 오고 집행계획을 세우는 데도 안 오는 단체가 지도부라는 거다. 콩가루도 이런 콩가루가 없다. 조직구조의 비민주적 극복과 대중운동의 지향성을 만드는 것을 우리 좌파들이 참을성있게 해나가야 한다. 반전운동 뿐만 아니라 다른 정치운동에서도 마찬가지다. 좌파민족주의와 NGO들을 회피하는 게 아니라 개입하되, 지속적으로 개입해서 지도할 수 있도록 해나가야 한다.

"박석운, 정대연. 평가 때 지도부 문제다, 집행부 문제다 서로 격론" - 최
"만민공동회가 대안은 아니지만 국민행동 안에서만 해야 한다는 것도 문제" - 원


원영수 : 어떤 연대체냐에 따라 성격이 틀리다. 국민행동이 문제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인내를 갖고 가야 하는 것은 중요하다. 좌파가 소수인 것은 문제지만 소수 의견이 용인되지 않는 분위기가 더 문제다. 만민공동회가 대안이냐 라면 꼭 그렇게 보지는 않는다. 국민행동 역시 꼭 그 안에서만 해야 하는가도 그렇게 보지 않는다. 전술적 판단에서는 모두 열려있다. 국민행동 내에서 할 것과 좌파들간 연대를 통해 해야 할 것 모두를 강화해나가야 한다.

최일붕 : 반전운동에는 제한을 두지 않아야 한다. 노무현정부를 비판하지 않거나, 퇴진을 주장하지 않는 단체를 반전운동에서 배제해서는 안 된다. 민주노동당의 한 변호사도 말했는데 노무현을 비판하지 않으면 반전운동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그것은 잘못된 것이다. 반전운동에서 그것이 전제가 될 수는 없다. 전쟁 반대, 파병 반대로 광범위하게 단결하려 하는데 다른 조건을 걸면 안 된다. 또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반대하지 않는 세력도 참가하지 말라고 하면 안 된다. 신자유주의에 반대하지 않으면서도 전쟁에 반대하는 사람이 있다면 참가시켜야 한다. 그 안에서 전쟁과 자본의 문제, 신자유주의와 연결되어 있음을 이해시키고 입증하며 설득해나가야 한다. 다음으로 노동계급의 참가의 중요성을 받아들이지 않는 단체나 개인은 반전운동 참여하면 안 된다는 식으로 말해서도 안 된다. 일부 급진좌파들이 이런 것을 너무 강조한 나머지 경직된 모습으로 공동전선에 편협하게 접근하고 있다.

원영수 : NGO나 민중연대가 당면 시기에 정권에 대한 퇴진 구호에 대해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며 말로는 열어놓는다고 하면서도 사실상 배척했던 게 문제다. 8.3사태 문제도 그런 문제의 한 측면으로 보인다. 운동사회 자체가 열려 있고, 민주적 운영이 된다면 모르겠는데 사실상 위계적, 하향적으로 가다보니 최소한의 발언권조차 말살한 것이 아닌가. 전술적인 유효성이 필요하지만 오히려 좁은 시야에 갇히면 안 된다. 국민행동이 반전운동의 다는 아니다. 더 큰 차원에서 반전운동을 대중운동으로 전환시키려는 노력을 어떻게 할 것이냐, 중장기적으로 그런 모색들이 더 필요하다.

최일붕 : 국민행동 초기 역사는 부정적이었다. 지난해 6, 7월 이라크 전쟁 반대 운동 다시 일으키자며 공동실천을 통해 반전연합체 가동시키려 했을 때 NGO, 민중연대로 대표되는 좌파민족주의 세력들이 조직을 마비, 해체시켰다. 그래서 9.27조직위원회를 만들었다. 그때 이라크 파병이 다시 불거졌다. 9.27 같이 하던 좌파민족주의 세력이 NGO와 연계해 9.27 직전에 띄운 거다. 노힘과 다함께가 함께 노력했지만 옆에 비껴서서 만들어진 모양이었다. 이후 국민행동이 주된 운동이 됐다. 좌파가 아무리 좋은 의지를 가지고 있어도 대중조직에 기반을 두지 못하는 한 어려운 일이다.

원영수 : 의도는 알겠다. 운동질서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지금은 국민행동 들어가지 말자가 아니다. 우리가 어떻게 힘을 모으느냐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 그나마 세 단위라도 없으면 산으로 갈지 들로 갈지 모른다. 반전운동으로 돌아오면 과제들이 있다. 그 전체를 보면서 다양한 수준의 조직화 노력이 필요하다. 이라크 전쟁 발발 이후 체계적인 선전과 폭로들이 약했다. 개인적으로 노동자의힘 기관지에 관련된 글을 지속적으로 내는 등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지만 대단히 제한된 것이었다. 언론이나 일간지, TV 잘 보면 보도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보도 제대로 안 한다. 노동자들이 안 움직인다 할 수 있지만, 그들도 TV, 신문에서 많은 영향을 받는다. 어떻게 숨겨진 사실을 전달할 것인가, 이런 활동의 축적과정이 필요하다. 현장활동이나 사회적 합의주의 대응 단위 등에서도 많은 토론을 해야 한다. 반세계화나 반전운동을 막연히 알고 있는데 꾸준한 토론을 하고, 실제 노동운동에서의 반전운동의 과제를 확산하는 작업이 아래로부터 조직되어야 한다. 작년 반전노동자연대의 경우 한 정파의 잠깐 이벤트로 끝나버렸는데 그런 점은 잘못이다. 반전운동은 전략적 의의가 있다. 파병문제만 해도 그렇다. 한국군이 파병이 된 것이 끝이 아니다. 문제는 계속되며 그런 의미에서 투쟁도 계속되어야 한다.

최일붕 : NGO와 좌파민족주의를 보자. 운동은 헌신성, 전투성, 도덕성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엘리트주의가 아니라 대중운동이어야 한다. 자이툰 부대 앞 투쟁도 열심히 조직하고 학생들도 열의가 넘치고 정말 목숨 걸다시피 보인다. 그러나 나이브했다. 그것으로 파병이 막아지나. 기본적인 관점에 문제가 있는 거다. 단식을 통해 뭔가 할 수 있다고, 우리 운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문제다. 지금 파병반대 지도부는 패배감에 빠져 있다. 위기다.

원영수 : 다소 안일하게 인식하는 것 아닌가. 좌파민족주의가 그런 문제로 패배감에 빠질 사람들은 아니다.

최일붕 : 이 문제에 대해 실제로 패배감에 빠져 있다.

원영수 : 좌파민족주의 세력은 프로이고 정치적으로 프로패셔널이다. 일 생기면 다시 돌아온다.

최일붕 : 반전 대응 이야기를 조금 더 하자. 작은 반전운동체가 뭔가의 역할은 할 수 있지만 한계가 있다.

원영수 : 만민공동회가 대안이라고 말씀드리는 것은 아니다.

최일붕 : 국민행동과 만민공동회간 관계가 명확하지 않다. 명확해야 한다. 만민공동회가 촉매제 역할을 해야지 바깥에 있어서는 안 된다.

원영수 : 만민공동회가 있다고 국민행동을 젖혀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좌파 단체들이 안 들어오는 것도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는 것이다. 국민행동이 의미 있다는 견해에 동의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고, 동의해도 못 갈 수도 있고 다양한 여건이 있다.

최일붕 : 싫어서 안 오는 것이면 국민행동을 바꿀 수 없다. 급진 좌파들을 계속적으로 설득하며 운동해야 한다.

원영수 : 오늘 얘기했던 우리 내용들을 가지고,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토론을 한다는, 지금까지 나온 수준이 아니라, 정말 기획을 해서 생산해내야 하는데 지금 과정들이 지나치게 상층 중심이다. 생산력은 낮고 간극은 넓고 그렇다.

최일붕 : 상층은 기층을 건설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광야의 목소리다. 국민행동의 지역조직을 건설 해야한다. 대표들은 마이동풍이다. 노동조합 교육도 가자고 해도 안 움직인다. 원영수 동지의 문제의식에 동의하고 나아가 기층 공동전선 건설도 중요하다. 그리고 상층 활동에도 참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급진 좌파들이 회의에 들어와서 동맹을 구성해 상당한 논거를 제기할 수 있다. 그들도 대중운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우리에게 공간이 있다고 생각한다. 노동자의힘이 국민행동에 와서 한 것은 노무현 퇴진을 강력하게 제기한 것 밖에 없었다. 기타 전술이나 세계 반전운동에 대해서도 제기하지 않았다. 그러니 이데올로기적으로 참여연대가 설친다. 그것에 대해 내가 혼자 대응했다. 한 명 다르고 두 명이 다르다.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선전 활동 중요, 현장 반전운동 성과 축적해나가야" - 원
"10월 17일 국제반전공동행동에 모든 좌파가 당연히 참가해야 할 것" - 최


원영수 : 상층 활동도 중요하겠지만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선전 활동도 중요하다고 본다. 국내에서 다양한 선전물이 나왔지만, 해당 시기마다 핵심 내용이 있다. 폭로는 그 시점에 필요하다. 누적되고 축적될 때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불특정 다수에게 하는 선전도 있으나, 현장 활동 동지들이 많으니까 노동 현장에도 좋은 내용으로 어필할 수 있는 것을 꾸준히 해야 한다.

최일붕 : 반전행동은 고민택, 유영주 동지도 참가했었다. 노동자의힘과 같이 만들었다. 아무도 공동행동 안 하려 할 때 반전행동이 그걸 했었다. 촉매제 구실이었다. 그런데 노동자의힘은 정말로 깃발 아래 사람 한두 명 오는 경우나 깃발도 안 오는 경우도 많았다. 이제 와서 만민공동회를 참여한다면 그 관계는 무엇인가. 하나로 모여 운동할 필요가 있는데 조그만한 단체들이 갈갈히 찢어져 있다. 노동자의힘이 반세계화 운동의 결합을 조직 요건으로 강력하게 제안했었지만 우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군기지 문제도 마찬가지다.

원영수 : 그것은 느닷없는 것이 아니라 내적인 연관성이 있는 것이다. 반세계화 투쟁도 중요하고, 평택 미군기지 투쟁은 생존권 투쟁지지 엄호도 있지만, 정치투쟁으로 상승시키기 위해 반전투쟁의 기제로 활용할 수 있다.

최일붕 : 그러기에는 다른 조직이 필요한 거다. 만민공동회는 우리도 참여하고 있고 일단 지지한다. 그런데 독자성을 추구하면 외소화될 것임을 우려하고 있다.

원영수 : 오늘 세세한 부분까지 이야기하기는 그렇고 큰 틀에서 마무리하고 세부적인 것은 별도로 이야기하는 게 좋겠다. 반전운동은 국제적으로나 국내적으로나 전략적 의의를 갖는다. 한국 반전운동에는 일정한 불균형이 존재한다. 다양한 대중투쟁으로 역량에 걸맞는 만큼의 반전운동을 건설하는 것이 중장기적인 과제이다. 국제 반전운동의 경우 굉장히 짧은 시간에 역동적으로 발전했고, 다양한 방식으로 이어지고 있다. 물론 한계도 있다. 뭄바이 반전 총회에서도 각국 상황 공유하기나 기술적인 토론하기에 바빴는데, 제국주의의 공격에 대한 분석, 중장기적 전략에 대한 고민들은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평가와 분석들이 중요하다. 향후 나아가기 위한 발판이 될 것이다. 한국 내에서도 그 자리가 필요하겠다. 국내 지형에서 국제지형에서 같이 봐야 길이 보이지 않겠는가. 한편 미국에서 케리가 되던, 부시가 되던 미 제국주의 정책은 큰 차이가 없을 것이다. 공화당 전당대회에 50만의 시위대가 모였지만 안타깝게도 부시를 낙선시킬 만큼의 힘이 안 되고 있다. 국제적인 수준의 공동행동이 조직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한다. 부시만 아니면 된다는 입장은 문제가 있지만 미국의 반전운동이 반부시 전선에 있을 때 엄호는 필요한 것 아니겠는가. 베이루트에서 이런 논의들이 충분히 되리라 생각한다.

최일붕 : 미국의 전쟁에 대해 이해를 해야 하는데 지금은 제국주의 전쟁에 대한 공동전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자 한다. 제한된 쟁점과 광범한 사람이 함께 행동한다는 것, 이는 아주 단순할수록 좋다. 취지에 근거해 전쟁반대, 점령과 파병반대라는 단순한 것을 중심으로 많은 사람들이 행동하게 하고, 행동하면서 논쟁하고 비판하고 하는 것이 공동전선의 취지이다. 이번 10월 17일 공동행동 기회가 있다는 것을 환기하고 싶다. 유럽사회포럼 폐막일에 맞춘 것이다. 전쟁반대 요구들을 결합시켜 미국에서도 10월 17일 공동행동에 참여할 예정이다. 미국은 100만 노동자의 워싱턴 대행진도 기획되어 있다. 제국주의의 심장부에서 반전운동이 일어나고, 국민행동도 주최를 하겠다고 했다. 여기에 급진 좌파들도 당연히 참가해야 할 것이다. 노동자의힘도 정성을 들여 참가하실 것으로 생각한다. 국민행동 회의에 참가해서 공조해나갈 것을 제안하고 싶다.

○ 기획을 시작하며
○ 1회(9. 9) 세계화 10년, 저항의 세계화
[취재] 지금은 다 개방중 - 이정석 기자
[인터뷰] 반세계화운동의 동원전략과 정치적 방향 수립을 - 이창근
○ 2회(9.16) 미 제국주의와 반제, 반전 운동
[기고] 전쟁과 신자유주의적 금융세계화, 지속적인 투쟁에 대하여 - 박하순
[좌담] 원영수 vs 최일붕
- (좌담上) 세계 반전운동, 반세계화운동 만나 급진화
- (좌담下) 한국 반전운동, 중장기적 전략을 가져야 한다
○ 3회(9.23) - [기고/영상] 반동의 제국주의, 전쟁은 계속된다
○ 4회(10. 5) - [기고/취재] 한-미동맹의 현주소와 한반도 전쟁 위기
○ 5회(10.12) - [기고] 무한 자본시장 확장의 결절점, 지역블록화
○ 6회(10.19) - [기고/취재] 아시아 황금시장 노리는 초국적자본
○ 7회(10.26) - [기고/좌담] 초국적자본이 점령한다(1) : 의료,교육,스크린,방송,에너지 개방
○ 8회(11. 2) - [기고/대담/취재] 초국적자본이 점령한다(2) : 금융세계화와 투기자본의 횡포
○ 9회(11. 9) - [대담/취재] 초국적자본이 점령한다(3) : 산업공동화, 한-일FTA, 기업도시
○ 10회(11.16) - [대담] 자본의 세계화와 저항의 세계화


[특별기획] "세계화에 저항하라"
세계화 10년, 저항의 세계화<1>-지금은 다 개방중
세계화 10년, 저항의 세계화<2>-“반세계화운동의 동원전략과 정치적 방향 수립을”
[좌담上] 세계 반전운동, 반세계화운동 만나 급진화 -미 제국주의와 반제, 반전 운동<2> - 원영수 vs 최일붕
[기고] 전쟁과 신자유주의적 금융세계화, 지속적인 투쟁에-미 제국주의와 반제, 반전 운동<1>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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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세계화 , 반전 , 특별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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