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용린 “전교조가 교육 망쳤다” 본격 색깔론 공세

이수호 후보 이력 문제 삼아 “애국가, 국민의례 무시 종북세력”

막판으로 치닫는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 네거티브 공세가 치열하다. 문용린 후보는 반(反) 전교조 프레임을 앞세워 이수호 후보와 전교조를 ‘종북세력’이라고 몰아붙이는 색깔론 공세에 집중하고 있다.

문용린 후보는 14일 오전, 서울시 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수호 후보에게 “더 이상 서울시민을 기만하지 말고, 전교조와 결별하라”고 촉구했다. 문용린 후보는 기자회견 내내 전교조를 종북세력으로 규정하며 “전교조 종북세력이 서울 교육을 장악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강조했다. 문 후보는 선거법 위반논란으로 선관위와 검찰에 고발된 보수단체들의 지지선언 역시 이러한 “위기의식의 반영”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시 교육청기자회견 [출처: 문용린 선거대책본부]

문용린 후보는 기자회견에서 전교조가 “북한 정권의 주장을 정당화하고 우리나라의 역사와 정통성을 부정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수호 후보가 지은 시, ‘미국, 이제 떠나라’를 언급하며 이수호 후보가 “북한의 주장을 그대로 따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TV 토론회에서 이수호 후보가 과거 민주노동당 당게시판에 올린 글을 문제삼아 이 후보에게 종북세력이라는 색깔론 공세를 펼친 일과 일맥상통하는 주장이다.

문 후보는 특히 “무엇보다 신성한 교육을 노동의 관점에서 보고, 사랑과 헌신으로 봉사하는 교사를 노동자로 전락시킨 것이 전교조 집단”이라면서 “이런 집단이 수도 서울의 교육감이 된다는 것을 서울시민과 학부모들이 걱정하고 있다”고 주장해 반(反) 전교조 프레임을 강조했다.

문 후보는 방송 인터뷰에서도 ‘전교조’ 몰아붙이기를 이어갔다. 문 후보는 14일 아침 YTN 라디오 ‘김갑수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지난 20년 동안 전교조란 교사 단체가 나오면서 학교현장을 뒤흔들어 놨다”고 주장하며 자신의 핵심공약은 “전교조가 망쳐놓은 수도 서울의 교육을 정상화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는 이수호 후보의 핵심 공약인 ‘혁신학교’에도 색깔론을 덧씌웠다. 문 후보는 “일반적으로 혁신학교는 전교조 학교”라고 주장했다. 문 후보는 혁신학교에 전교조 교사 비율이 월등히 높다는 점을 지적하며 “혁신학교는 전교조 교사들의 활동 공간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문 후보는 이수호 후보가 활동했던 전교조, 민주노총, 민주노동당 등을 “애국가도 부르지 않고, 국민의례를 무시하며 대한민국을 부정하고 북한의 주장을 그대로 따르는 세력”이라고 칭하며 “서울교육을 책임질 교육감 후보라면 과거 전교조 위원장으로서 과오를 인정하고, 이제라도 전교조와 결별하고, 서울시민 앞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출처: 서울시교육감 TV 토론회 캡쳐]

이같은 색깔론 공세에 이수호 후보 측은 “선거 막바지로 가면서 문용린 후보 측이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 측은 이어 “진보 교육감이 있는 강원과 광주에서 학생과 학부모들의 교육만족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이 여론조사를 통해 이미 입증됐는데도 전교조를 통한 구시대적 색깔론을 펼치는 것은 궁색하다”고 답했다.

문 후보 측의 색깔론 공세에 이수호 후보는 특별한 대응과 네거티브 공세 없이 선거를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 후보는 13일 예정됐던 보수단체의 문 후보 지지선언 관련 기자간담회도 취소하며 상대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를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캠프 관계자에 따르면 이 후보는 “대교 등 사교육업체와 보수단체들의 선거법 위반 등 선거가 이미 혼탁해져 있는 상황에서 서로를 공박하면 더욱 혼탁한 억지싸움이 되는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문용린 후보는 사교육업체 연구위원을 지내고 캠프관계자가 사교육업체를 직접 운영하는 등 사교육과의 긴밀한 관계가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가운데, 13일 한국학원총연합회가 주최한 서울시교육감 후보 간담회에서 학원비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 문 후보는 “교육계의 이슈마다 사교육업체들이 희생양이 되어왔다”며 “사교육업체의 이미지 제고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