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세훈 전 국정원장 “종북 의원 대처하라” 지시

문건 폭로 진선미 의원, “국정원 국내정치 개입, 4대강 홍보”

진선미 민주통합당 의원이 원세훈 국정원장 재임 기간인 2009년 2월부터 올 1월 28일까지 국정원이 불법적으로 국내정치에 개입하고, 여론조작을 시도해 사실상 MB정권 전위부대 역할을 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자료를 폭로했다.


진선미 의원은 18일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국정원 인트라넷에 담긴 “‘全부서장 회의시 (원세훈) 원장님 지시·강조 말씀’이라는 내용을 정리한 문건을 공개했다.

최소 25회 걸쳐 ‘원장님 지시 강조 사항’ 게시

진선미 의원에 따르면 원세훈 국정원장이 부임한 2009년 2월 이후, 약 한 달에 한번 꼴로 국정원장 주관으로 국정원 각 단위 부서장과 지역 지부장들이 참석한 확대부서장회의를 진행했다. 진 의원이 공개한 문건은 원세훈 국정원장이 주로 핵심적으로 지시하고 강조한 사항을 정리해 국정원 내부 인트라넷 게시판에 게재한 내용으로, 모든 국정원 직원들이 열람하고 확인할 수 있는 자료다. 진 의원에 따르면 국정원은 원장님 지시 강조사항을 2009년 5월 15일부터 2013년 1월 28일까지 최소 25회에 걸쳐 게시했으며, 해당 게시판은 지난 주까지도 존재했다.

이 자료엔 국정원장이 △여론조작 시도 △소위, ‘종북·좌파’ 단체에 대한 대응 및 공작 지시 △주요 국내정치 현안 적극 개입 지시 △MB정부의 국정운영 홍보 △4대강 사업을 실질적으로 지휘한 의혹이 담겨 있다.

특히 지난 대선 당시 국정원 대북심리전단이 불법적으로 댓글을 달고 여론 조작을 시도했다는 의혹과 관련한 내용이 회의에서 논의된 정황이 드러나 파문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원세훈 전 원장은 2012년 5월 18일에 “종북세력들이 사이버 공간에서 선전선동하며 국정운영을 방해, 좌시해서는 안 된다”고 지시했고, 11월 23일엔 “종북 세력들은 사이버 상에서 국정 폄훼 활동을 하는 만큼 선제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했다.

진 의원은 이를 두고 “대선 당시 국정원 댓글 여론조작 사건이 국정원 대북심리전단의 ‘젊은 층 우군화 심리전 강화방안’의 일환으로 진행되었으며, 국정원이 2010년부터 몇 년 간에 걸쳐 인터넷 상에서 정부·여당에 유리하도록 여론을 조작하기 위해 대책을 세우고 활동을 했다는 추정이 가능한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국정원이 지칭하는 소위 ‘종북·좌파 세력’도 각종 정치 현안에서 정부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싸잡아 지칭한 것으로 여론을 호도하기 위한 목적이 있음이 드러났다. 국정원은 이를 위해 국회의원까지 종북으로 몰아 대응대상으로 삼았다.

원세훈 원장은 19대 총선 직후인 2012년 4월 20일에 “이번 선거결과 다수의 종북 인물들이 국회에 진출함으로서 국가정체성 흔들기와 (국정)원에 대한 공세가 예상되니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2009년 6월 19일에는 “아직도 전교조 등 종북좌파 단체들이 시민단체, 종교단체 등의 허울 뒤에 숨어 활발히 움직이므로, 국가의 중심에 서서 일한다는 각오로 더욱 분발해 주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이 지시사항이 있기 하루 전인 2009년 6월 18일은 전교조가 민주주의 훼손 중단 시국선언을 발표한 날이다.

“북한보다 더 다루기 힘든게 국내 종북좌파”

2011년 2월 18일에는 “외부의 적인 북한보다 오히려 더 다루기 힘든 문제가 국내 종북좌파들이다. 우리 땅에 발붙이고 살 수 없도록 만들어야 한다”며 “북한과 싸우는 것보다 민주노총·전교조 등 국내 내부의 적과 싸우는 것이 더 어려우므로 확실한 징계를 위해 직원에게 맡기기보다 지부장들이 유관 기관장에게 직접 업무를 협조하기 바람”이라고 지시했다.

또한, 2010년 3월 19일에는 “일부 종교단체가 종교 본연의 모습을 벗어나 정치활동에 치중하는 것에 대해 바로 잡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진 의원은 “국정원이 민주노총이나 전교조와 같은 합법적 노동조합 단체들을 종북좌파이자 국내 내부의 적으로 규정하고 이에 대한 대응을 북한보다 더욱 중요하게 관리했다면 이는 너무도 충격적인 내용”이라며 “2010년 1월 30일에 시민단체와 조계사가 함께 기획한 자선모금행사가 국정원의 압력으로 취소되었다는 의혹이 있었고, 2011년 3월에는 명진스님이 봉은사 주지에서 퇴출되는 과정에 원세훈 국정원장이 개입되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국정원이 세종시, 4대강 등 국내정치에 개입하려고 한 사례도 나왔다. 2010년 1월 22일에 원세훈 원장은 “세종시 등 국정현안에 대해 반대를 위한 반대를 일삼는 좌파단체들이 많은데, 보다 정공법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음. 우리원이 앞장서서 대통령님과 정부정책의 전의를 적극 홍보하고 뒷받침해야 할 것”이라고 지시했으며, 그해 4월 16일엔 “세종시·4대강 등 주요 현안에도 (국정)원이 확실하게 중심을 잡고 대처해주기 바람”이라고 지시했다.

특히 25차례 회의 가운데, 4대강 사업과 관련한 국정원의 역할을 주문한 것이 9차례나 등장한 점도 눈길을 끈다.

2011년 1월 21일에는 “4대강 사업 등 국책사업이 원활히 추진되기 위해 ‘책 잡히는 일’이 없어야 하므로, 지역민들에게는 최대한 성의있는 모습을 보여야 함”이라고 했고, 2월 18일에는 “4대강 사업이 장마철 이전 마무리 되도록 지부장들은 지원에 만전을 기하고, 공사현장의 안전문제 점검”이라고 지시했다.

2011년 9월 16일에는 “4대강 그랜드 오픈이 한 달 여 정도 남았는데, 지역단체.언론 등을 통해 행사가 잘 마무리 될 수 있도록 사전에 면밀 점검하고, 관계기관에 지원하여 국책사업이 국민들로부터 좋은 평가 받도록 할 것”이라고 지시해 “국가정보원이 아니라, 국토해양정보원으로 이름을 바꿔야 할 판”이라는 비아냥을 듣기도 했다.

국정원, ‘젊은층 우군화 심리전 강화방안’ 존재 사실상 확인

진선미 의원은 “이 제보의 신빙성 여부를 여러 가지 방법으로 검토를 했는데 결정적인 것은 국정원의 답변이었다”고 밝혔다. 2010년 7월 심리전단이 보고했다는 ‘젊은 층 우군화 심리전 강화방안’ 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유인태 의원을 통해 남재준 국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자료를 요구를 했더니 국정원은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4조(공무상 비밀에 관한 증언.서류의 제출)를 근거로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진 의원은 “국회의원이 요구한 자료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통상 정부는 ‘요구하신 자료가 존재하지 아니하여 제출하지 못함을 양해해 달라’고 답변을 한다”며 “‘공개할 수 없다’는 답변은 심리전단의 보고서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의미이며, 제보 내용도 사실이라는 결론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진 의원은 “‘全부서장 회의시 원장님 지시.강조 말씀’이라는 내용의 회의결과와 제보가 모두 사실이라면 이는 국가정보원법을 정면으로 위반한 국정농단 행위”라며 “국정원이 국민 위에 군림하는 정보기관이 아니라, 국민과 국가의 이익에 공헌하고, 민주적 통제가 가능한 국가기관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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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ㅇㅇㅇ

    원세훈을 반역죄, 국가최고형에 처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