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복수노조가 설립된 현장 조합원들은 복수노조에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었으며, 회사에 대한 분노와 동료들 간의 대화 단절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복수노조 설립 이후 현장에서의 생산량과 생산속도 증가 경향도 두드러졌다.
금속노조 노동연구원은 지난 2월, 금속노조 산하 복수노조 사업장 7곳의 조합원 50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7개 사업장들은 2011년 7월 1일 이후 복수노조가 설립된 곳이며, 이 과정에서 소수노조로 재편된 곳들이다.
응답자 45.5% “전직 노조 간부가 복수노조 설립 주도”
2012년 2월 기준으로, 금속노조 내에 복수노조 사업장은 모두 47곳이다. 그 중 31개 사업장에서는 금속노조가 소수노조로 위치해 있다. 또한 2011년 7월 1일 복수노조 시행이후, 복수노조가 설립된 사업장은 25개이며, 그중 18개 사업장이 소수노조다.
설문조사 결과, 현장에서 전직 노조 간부들이 복수노조 설립을 주도한 경우가 절반에 달했다. 전체 응답자의 45.5%가 ‘전직 지회간부’를 복수노조 설립 주도 집단으로 지목했으며, ‘현장관리자’를 지목한 비율은 33.5%였다. ‘기존에 노조활동을 하지 않던 조합원’을 꼽은 경우도 13.9%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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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금속노조 노동연구원] |
금속노조 노동연구원은 ‘복수노조, 무너진 작업장 내 사회적 관계와 생산성의 딜레마’ 이슈페이퍼를 통해 “회사의 복수노조 설립 시도가 사업장별 다양한 유형으로 전개된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그 중 대표적으로 전직 지회간부를 포섭, 동원하는 방식과 현장관리자를 통해 회사가 직접 개입해 들어가는 방식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응답자의 78%가 복수노조 설립 원인으로 ‘회사의 민주노조 파괴 기도’를 꼽았다. 하지만 전직 지회간부 주도로 복수노조가 설립된 사업장에선, ‘지회 조직력의 취약함(7.4%)’, ‘기존 노노분열 및 갈등 양상(14.8%)’을 꼽은 비율이 다소 높았다.
금속연구원은 “기본적으로 복수노조가 기존 금속노조를 무력화하려는 한 수단으로 설립됐다고 인식하고 있었다”면서도, “전체 응답결과에서 지회의 취약한 현장조직력 또는 노노갈등 및 분열을 지적한 비율은 18.6%에 이르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이러한 결과는 복수노조 설립이 회사의 노조 무력화 의도를 통해서만 현실화되는 것이 아니라, 금속노조 내부의 취약함이 배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깊은 고민거리를 던져주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복수노조 설립이후, 생산량과 생산속도 증가
“회사의 현장권력 장악, 생산성을 둘러싼 복수노조의 딜레마”
복수노조 설립이후, 현장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대화단절’과 ‘생산량, 생산속도 증가’ 등이었다.
전체 응답자의 26.9%는 ‘동료들 간에 대화가 줄었다’는 점을 복수노조 설립이후 가장 큰 변화로 꼽았다. 또한 ‘회사에 대한 분노가 커졌다’는 응답도 24.8%로 집계됐으며, ‘생산량이 늘고 생산속도가 빨라졌다’는 응답도 19.5%에 달했다.
주목할만한 점은, 전직 지회간부가 복수노조 설립을 주도한 사업장에서는 ‘동료들간의 대화가 줄었다’는 응답이 31.9%로 가장 높게 나타난 반면, 현장관리자가 주도한 사업장의 경우 ‘생산량이 늘고 생산속도가 빨라졌다’는 응답이 30.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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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금속노조 노동연구원] |
금속연구원은 “회사의 복수노조 설립시도가 궁극적으로는 현장권력을 장악함으로써 회사의 입맛에 따라 생산성을 높이고 이익을 극대화하는데 있다고 가정해 보면, 이 결과는 생산성을 둘러싼 복수노조의 딜레마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복수노조 설립이후, 현장 동료들간의 관계를 두고는 ‘노조가 달라 서로 대립하고 있다’는 응답이 63.2%로 가장 높았다. ‘복수노조’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역시 부정적인 경우가 대다수였다. 응답자 중 29.4%는 ‘회사의 회유와 협박’을 복수노조 이미지로 꼽았고, 20.2%는 ‘노무컨설팅업체’, 14.8%는 ‘복수노조로 넘어간 노조간부들’이라고 응답했다. ‘생각하고 싶지 않다’는 응답도 14.6%였다.
이 같은 상황에서 조합원들은 ‘조직력 다지기’를 노조의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지회가 소수노조로서 해야할 활동’과 관련해, 전체 응답자의 68.5%가 ‘조직력 다지기’를 꼽았다. ‘회사의 문제점을 알려낸다(11.6%)’, ‘복수노조의 문제점을 알려낸다(8.9%)’는 의견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금속연구원은 “이상의 결과들은 복수노조 설립 원인이 단순히 회사의 민주노조 파괴기도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취약한 현장 조직력, 노노갈등과 같은 노동조합 내부 한계 속에도 존재한다고 응답한 결과들과 일맥상통한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작금의 복수노조 시대는 회사가 현장권력을 장악할 수 있는 새로운 제도적 기회를 열어버렸고, 이는 노동체제의 후퇴라고 할 수 있는 커다란 변화”라며 “지금 노조운동에는 그 어떤 것보다 ‘대리인노조’를 ‘당사자노조’로 전환할 수 있는, 현장조직력을 복원하는 노동조합 재활성화 운동이 가장 시급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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