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은 대가 치르고 해체해야”

민주노총, 전교조 등, 국정원 국내정치개입 책임자 처벌 요구

원세훈 국가정보원 원장이 국내 정치 개입을 직접 지시한 사건이 일파만파 번지며 노조, 사회단체 등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내부의 적’, ‘종북좌파 단체’로 지목받은 전교조는 19일 “국정원의 공안수사권을 폐지하라”고 주장했다. 김정훈 전교조 위원장은 “민주노동당 소액 후원으로 수많은 교직원이 징계와 해직을 감내했다”며 “국정원장은 자신의 직분을 망각하고 국민들과 함께 호흡하는 전교조 등 노조와 사회단체를 내부의 적으로 규정한 것에 대해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고 말했다.

김정훈 위원장은 “이번 국정원 사태는 정부의 2009년 공무원노조 탄압, 2010년 전교조 법외노조 시도 등 노조 탄압과 연관이 있다고 본다”며 “정부는 이제 종북딱지 붙이기 놀이를 그만할 때가 됐다”고 경고했다.

  [참세상 자료사진]

전교조는 19일 보도자료를 내고 여야가 합의한 국정원 댓글 사건 국정조사를 확대하라며, 국정원장 및 관계자 검찰 고소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교조 ‘종북 단체’, ‘내부의 적’ 규정은 명예훼손죄, 전교조 교사 징계 지시는 ‘직원 남용죄’, 민노당 후원 교사 징계 관여 의혹은 ‘정치관여죄’라는 것이다.

전교조는 “국정원 직원 선거개입 국정조사가 여야 합의된 만큼, 전교조 등 진보세력에 대한 공안탄압 의혹도 포함해 국정조사가 진행되어 한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국정원이 더 이상 시대착오적이고 반인권적인 유신시대의 공안몰이 행태를 재연하지 않도록 국정원 감사와 포괄적인 국정조사 진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교조는 이어 “더 이상 국정원의 공안몰이 희생자가 될 수 없다”며 “최근 국정원의 행태를 보면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이 민주주의 사회인지 의구심이 든다. 민주세력 탄압을 위해 수많은 간첩사건을 조작했던 독재정권 시절의 중앙정보부와 안기부와 무엇이 다른가”라고 꼬집었다.

원세훈 국정원장은 2009년 6월 19일 “아직도 전교조 등 종북좌파 단체들이 시민단체, 종교단체 등의 허울 뒤에 숨어 활발히 움직이므로, 국가의 중심에 서서 일한다는 각오로 더욱 분발해주기 바란다”고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1만7천여 명의 교직원들이 정부의 공권력 남용과 특권층 위주의 정책을 비판하는 내용의 시국선언을 발표한 다음날이었다.

또한 2011년 2월 18일 “외부의 적인 북한보다 오히려 더 다루기 힘든 국내 종북 좌파들로서 앞으로 더욱 정부 흔들기를 획책할 것이므로 진행 중인 내수사를 확실히 매듭지어 더 이상 우리 땅에 발붙이고 살 수 없도록 만들어야 함. 종북세력 척결과 관련, 북한과 싸우는 것보다 민노총·전교조 등 국내 내부의 적과 싸우는 것이 더욱 어려우므로, 확실한 징계를 위해 직원에게 맡기기보다 지부장들이 유관기관장에게 직접 업무를 협조하기 바람”이라고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민노당 소액 정치후원을 한 교사와 공무원들의 법원 판결 이후 첫 회의다.

역시 ‘국내 내부의 적’이라고 지목된 민주노총은 18일 논평을 내고 “검찰과 경찰은 이 사건에 대해 신속하고 철저하게 수사해야 할 것이며 국회는 국정조사를 포함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실체적 진실과 책임자 처벌에 나서야 한다”며 “민주노총 역시 70만 조합원의 명예를 근거 없이 훼손한 당사자들에게는 반드시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헌법이 규정한 노동3권을 정당하게 행사하는 노동조합총연맹 조직에 대하여 이렇듯 대놓고 종북딱지를 붙이고 권력기구를 동원하여 탄압에 나섰다는 것은 정치개입을 금지한 국정원법의 위반은 물론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반헌법적 범죄행위”라며 “국민의 세금으로 음습한 정치공작을 일삼은 국가정보원을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국정원이 내부지침으로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강정마을 주민들을 비판한 것에 대해 고권일 강정마을해군기지반대주민대책위원장은 “국정원의 정치 개입 자체가 국가를 망치는 길”이라며 “강정마을 주민들이 북한의 지령을 받아서 움직이는 종북좌파인가”라고 꼬집었다.

고권일 위원장은 “우리는 민주적인 절차를 무시하고, 단 한 번의 설명회도 하지 않고, 토지를 강제 수용해 해군기지를 건설하면서 지역 경제 살리는 일이라고 호도한 해군과 정부를 상대로 싸우는 것”이라며 “불법 부당한 사업에 대해 비판하는 목소리를 냈다고 종북좌파로 매도하는 것은 그야말로 ‘안보’의 이름으로 독재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한편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는 19일 국가정보원법 위반과 명예훼손 혐의로 원세훈 국가정보원장과 국정원 여직원을 고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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