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청, 쌍용차 대한문 분향소쪽 CCTV 설치 논란

‘문화재 보호와 방범’ 목적...노조 “집회 감시로 헌법 위반”

서울 중구청이 덕수궁 대한문 앞에 CCTV(감시카메라)를 설치한다고 나서 금속노조 쌍용차지부가 집회 감시 목적으로 중구청이 CCTV를 설치한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중구청은 5일 쌍용차 분향소가 있는 대한문 앞 전봇대에 미리 CCTV를 설치했다가 쌍용차 범국민대책위원회 등의 항의를 받고 8일 낮 철거하기도 했다.

  중구청측이 8일 낮 덕수궁 대한문과 쌍용차 대한문 분향소 쪽으로 향했던 CCTV를 철거하고 있다.

중구청은 대한문 옆 도로에 범죄예방, 시설안전, 화재예방 등 다목적용 CCTV 1대를 설치할 계획이다. 중구청의 행정예고 기간은 4월 6일부터 25일까지로 이 기간이 끝나면 대한문 앞 쌍용차 분향소와 집회 장소가 보이는 곳에 CCTV를 설치할 수 있다.

중구청 홍보과 관계자는 “지난달 3일 대한문 농성 천막에서 화재가 발생해 문화재를 보호하려는 차원에서 CCTV를 설치하게 됐다”며 “또한 최근 대한문 주변에 사람들이 많이 모여 충돌이 일어날 수도 있어 이를 대비하는 방범 목적으로 다목적 CCTV를 설치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미리 CCTV를 설치했다 철거한 이유에 대해 이 관계자는 CCTV 설치 업체측의 ‘실수’와 ‘관례’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CCTV 위치를 확인하려고 업체측이 실수로 달았는데 관례도 있는 것 같다. 하지만 8일 철거했다”며 “모든 것을 분석해서 CCTV를 다시 달 예정으로 앞으로 설치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고 전했다.

하지만 쌍용차 범대위는 CCTV가 임시 설치된 위치를 고려했을 때, 중구청이 문화재 보호 목적보다는 집회 및 시위를 감시하려는 목적으로 CCTV를 설치한다고 반발했다. 인권침해이자 헌법 위반이라는 것이다.

쌍용차 해고자 이현준 씨는 “이미 덕수궁 안팎으로 문화재 보호 등을 위해 다수의 CCTV가 있다”며 “중구청이 CCTV를 임시 설치한 위치를 봤을 때 문화재 보호 목적이라면 문화재쪽으로 CCTV를 설치해야지, 왜 쌍용차 집회와 분향소를 향하고 있는가. 인권침해다”고 주장했다.

권영국 민변 변호사는 “국가기관이 집회를 감시하는 것은 집회의 자유를 보장하는 헌법을 정면 부정하고, 집회 시위를 방해해서는 안 된다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도 정면 위배하는 것이다”고 비판했다.

권영국 변호사는 관련 사례로 헌법재판소 결정(2000헌바67)을 언급하며 “집회의 자유는 시간, 방법, 목적 등 집회 참가자 스스로 이를 결정할 자유를 보장한다”며 “국가가 개인의 집회 참가 감시, 정보 수집하는 것은 집회 참가자에게 불이익을 주고 집회 참가 의사를 포기하게 하는 행동이기 때문에 집회 자유 침해와 관련된 모든 조치를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집회 장소는 특별한 상징적 의미를 가지며, 집회 장소도 자유롭게 스스로 결정해야 집회 자유가 효과적으로 보장된다”며 “중구청이 CCTV를 임시 설치했던 장소는 집회신고가 되어 있는 곳을 향하게 되어 있어 집회 참가자의 일거수일투족을 채증해 감시, 감독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개인정보보호법 시행령 제23조에 따르면 지자체가 CCTV를 설치하려면 20일 이상 행정예고를 하거나 CCTV 설치로 인해 직접 영향을 받는 지역주민 등을 대상으로 설명회·설문조사 또는 여론조사 등을 실시해 의견을 청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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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시법 , 인권침해 , CCTV , 중구청 , 헌법 , 대한문 , 쌍용차 , 대한문분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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