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가산점, 학교폭력 예방에 실효성은?

교육부의 가산점 방침에 교사와 학부모는 ‘학교폭력 은폐’ 우려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학교폭력에 대해 교육기관들이 대책 마련에 나서는 가운데, 학교폭력 예방 및 해결에 기여한 교사에게 승진가산점을 준다는 교육부의 방침에 일선 교사와 학부모들이 우려를 표명했다.

교육부,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 위해 승진가산점 부여 방침"
도교육청, “폭력 없는 학교 위해 제도 취지대로 운영되도록 노력"


경기도교육청(교육감 김상곤)은 8일 ‘학교폭력 예방 및 해결 등 기여 교원에 대한 승진가산점 부여 추진계획’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1월, 당시 교육과학기술부는 관계법령(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11조 11항)에 따라 승진가산점 부여 방침을 수립했다. 승진가산점은 학교별 교원정원의 40±10%를 골자로 하되, 10% 범위 내 가감 조정과 별도 부여기관 등은 교육감 재량권으로 두었다.

교육부(장관 서남수) 방침에 따라 도내 모든 학교의 교원정원 40% 교사들은 학교폭력 예방 교육·홍보·상담, 대응 및 사후관리 등 예방 및 해결에 기여한 공로로 승진가산점을 받는다. 교장·교감·수석교사 등은 제외한다.

경기도교육청의 결정에 따라 학교폭력 감소 학교는 최대 50%의 교사들이 승진가산점을 받는다. ‘△학교폭력 실태조사에서 피해응답률이 현저히 감소한 학교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개최 건수가 없는 학교 △학교폭력 발생건 수, 전년 대비 50% 이상 줄어든 학교 △인권친화적 학교문화 조성 학교 등’이 그 대상이다.

반면, ‘△학교폭력 발생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거나 은폐한 학교 △법률에 규정된 사항을 이행하지 않은 학교 △기타 학교폭력 예방 및 해결이 미진한 학교’ 등에 부여하는 가산점은 정원의 30% 교사들이 승진가산점을 받는다.

도교육청은 “평가단을 구성해 학교폭력 실제 감소 여부 등을 면밀히 검토하면서 10%p 가감 학교를 선정 할 예정”이라며 “실적 등 정량평가와 학교폭력 예방교육 등 정성평가를 함께 실시하고, 필요한 경우 학교를 방문하여 실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한 학교의 승진가산점 교원 중 80% 이상은 담임교사와 학교폭력 업무담당 교사로 정했다. 학교폭력 업무담당 교사란 학생 생활지도 담당 부장교사나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14조 제3항에 규정된 전담기구 위원 등이다.

경기도교육청 학교인권지원과 강윤석 과장은 “학교폭력 해결을 위해 교육부 방침, 우리 경기도 실정, 학교현장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승진가산점 부여 계획을 확정했다”며, “폭력 없는 학교와 인권 생동하는 학교를 이루기 위해 제도 취지대로 운영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승진가산점 부여와 관련하여, 앞으로 학교는 가산점 대상자 선정위원회를 구성해 심사하고,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친다. 교장은 확정 대상자를 교육감에게 보고하고, 교육감은 평가단 활동 및 확인을 거쳐 가산점을 부여한다.

교사, "학교폭력 해결 위한 근본조치는 부재, 승진경쟁만 부추겨"
학부모, "실적 때문에 학교폭력 은폐할까 걱정"


그러나 이러한 승진가산점제도가 학교폭력 예방책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해 일선 교사들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교사 A씨는 “학교 폭력문제의 근본 대책이 아니라 근시안적 대책”이라며 “학교 폭력문제 해결을 교사들의 승진경쟁과 연관시키는 것은 학교폭력의 문제도 경쟁적 방식으로 해결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A씨는 “학교폭력 문제 해결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학교의 폭력적 문화개선과 학생의 자치자율성 확대, 담임중심의 생활지도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학생 수와 업무량의 감축, 정규직 전문사담교사 등의 전문 인력 배치 등”이라고 꼽으며 “이런 조건의 개선 없이 경재방식만을 도입한다는 것은 학교에 또 다른 폭력적 문화를 낳게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학생들의 용의복장규제를 강화하거나, 경찰들을 불러 아이들을 ‘엄포’를 놓는 수준이 학교폭력 예방교육의 실상이라고 덧붙였다.

교사 B씨는 “현재 인사 시스템에서는 잘 가르치는 교사보다 승진 점수를 잘 관리는 하는 교사가 유리하며, 승진 점수는 교장과의 관계가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현실”이라며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하기 때문에 교육 현장에서 여러 부작용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또한 “승진가산점이 연계가 되면 학생과 동료교사들을 대할 때 관리적 마인드로 접근하는 것을 부추기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학부모들 반응 역시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선다는 반응이다.

자녀가 모두 중고생인 학부모 C씨는 “무엇보다 실적을 위해 학교폭력 발생을 은폐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걱정하는 점으로 꼽으며 “무재해 사업장에 포상을 준다고 해서 산업재해의 근본 원인이 없어지는 것은 아닌 것처럼 학교폭력의 근본원인에 대한 해결 대책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초등학생 자녀 둘을 두고 있는 D씨도 “오히려 학교폭력문제는 뒷전이고 교사들의 가산점 경쟁을 부추겨 폭력사건 은폐 등을 야기할 것”이라며 “학교폭력은 어른들의 약육강식, 승자독식의 사회 질서가 학교에 투영된 것뿐이다. 가산점은 또 다른 방식의 경쟁 시스템이다. 학교폭력의 근본 원인인 경쟁을 부추기는 방식이 학교 폭력을 해결할 수 있겠는가?”고 반문했다.

이어 D씨는 “경쟁 교육 시스템 자체가 폭력을 양산하는데, 근본원인을 그대로 두고 전시행정적인 대책을 강화하는 것은 아이들을 폭력으로 내몰고 상처에 빨간약을 발라주는 꼴”이라며 “경쟁에서 승리한 사람이 모든 권리를 누리는 사회행태와 교육행태에 대한 근본적인 반성과 성찰에서 출발할 때 학교폭력에 대한 근본적인 대안에 접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학교폭력의 해결을 위해, 경쟁위주의 학교교육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과 반성이 있는 대책이 시급한 시점이다. (기사제휴=뉴스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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