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기아차 비정규직 자살과 분신, “정몽구 탐욕 때문에...”

노동시민사회단체 “정몽구 구속해야”...5월 4일 ‘희망버스’ 시동

최근 사흘 동안 현대, 기아자동차 사내하청 노동자 2명이 잇따라 자살 또는 분신을 시도하면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노동계와 시민사회, 인권, 법조계, 정치권 등은 정몽구 회장의 구속과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을 요구했다.


‘비정규직없는세상만들기네트워크(비없세)’를 비롯한 노동, 시민, 사회단체 등은 17일 오후 1시,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기아차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즉각적인 정규직 전환을 촉구했다.

박현제 현대차 사내하청지회장은 “지난 14일, 현대차 촉탁직 비정규직 노동자가 자결했고, 어제는 기아차 비정규직 노동자가 분신을 시도했다”며 “더 이상 죽지 않고 살아갔으면 좋겠지만, 점점 비정규직노동자들의 설 자리가 없어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선 14일, 현대차 울산공장 촉탁계약직으로 일하다 지난해 1월 해고된 사내하청 노동자가 자택에서 목을 매 자살했다. 현대자동차는 그간 파견법의 직접고용 조항을 피하기 위해,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촉탁계약직’으로 전환한 후 해고를 통보해 왔다.

16일, 기아차 광주 2공장 천막농성장 앞에서 몸에 시너를 뿌리고 분신을 시도한 김 모 씨 역시 사내하청노동자 신분이었다. 그는 “비정규직 철폐하라, 인간답게 살아보자”는 요구를 외치며 분신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자동차의 경우, 62만대 증산에 따른 일자리에 사내하청노동자를 배제하고 신규채용을 실시하고 있다.

이호동 전해투 위원장은 “정몽구 회장의 탐욕이 사회 구조적 타살을 불러왔다”며 “더 이상 자기 몸에 기름 따위 붓지 말고, 비정규직과 해고 없는 세상을 향한 투쟁을 조직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권영국 변호사 역시 “정몽구는 10년간 불법파견을 저질러 온 현행법인데도 법과 정부는 그를 단죄하지 않고 있다”며 “살기 위해 죽기로 싸우지 않으면 살 수 없는 세상이 되었다”고 비판했다.

현대, 기아차 정규직노조가 비정규직 투쟁에 적극 연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기자회견단은 “정규직 조합원 자녀들의 입사를 위해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외면하고, 불법파견을 은폐하는 회사의 촉탁계약직 전환과 해고를 막아내지 못한 정규직노조에 대한 호소를 뼈아프게 돌아봐야 한다”며 “우리는 정규직노조가 모든 사내하청 정규직화를 위한 투쟁에 나설 것을 간절하게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서 “불타야 할 것은 비정규직 노동자의 육신이 아니라 정몽구의 탐욕”이라며 “이 죽음의 행렬을 막는 길은 10년 동안 불법을 저지른 정몽구 회장을 구속하고,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금속노조 기아차지부 광주공장 사내하청분회는 16일, △분신대책위 구성 △불법파견 특별교섭 즉각 재개 △신규채용과정 무효화를 요구하며 2조 잔업거부투쟁을 전개했다. 17일에는 기아차지부 광주지회가 대의원대회 결정에 따라 1조 1시간 파업과 2조 잔업거부 투쟁을 이어간다. 오후 6시에는 분신을 시도한 김 모 조직부장이 입원해 있는 한강성심병원 앞에서 촛불집회가 개최된다.

아울러 약 100개의 노동, 시민사회, 인권단체 등은 ‘사내하청대책위원회’를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박점규 비없세 집행위원은 “조만간 대책위가 출범할 예정이며, 오는 5월 4일 철탑농성 200일을 맞아 또 한 번의 희망버스 사업을 기획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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