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5단체 힘 과시...법사위 경제민주화법 의결 제동

박영선 법사위원장, “경제5단체 국회 무시에 언론플레이 왜곡도”

29일 오전 경제5단체 부회장들이 직접 대국회 압박에 나서면서, 여야가 시급하게 처리하겠다며 지도부 6인 협의체에서 합의해 상임위를 통과한 경제민주화·민생 법안들이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줄줄이 제동에 걸렸다.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 이동근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 김영배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 안현호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송재희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은 이날 오전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만나 경제민주화 법에 대한 우려를 전했다.

이들은 이어 사전 약속도 없는 상황에서 박영선 법사위 위원장을 만나겠다고 했다가 박 위원장이 계속되는 법사위 일정으로 시간을 내지 못하자, 언론플레이를 하며 박 위원장을 압박했다는 논란까지 일으켰다.

이날 경제5단체 대표들의 공격적인 대국회 압박은 결국 새누리당을 움직였다. 공휴일이 겹칠 때 하루 더 쉬는 것을 골자로 한 대체휴일제는 아예 해당 상임위인 안전행정위원회에서 격한 진통을 겪다 통과되지 못했다.

경제5단체의 압박은 특히 법사위에서 제대로 발휘됐다. 이날 법사위는 대표적인 경제민주화 법으로 징벌적 손해배상 내용이 담긴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하도급법)을 상정하고 처리를 눈앞에 뒀지만, 권성동 새누리당 법사위 간사가 제2법안심사 소위로 넘기자고 맞서 격론 끝에 정회를 선포했다.

이날 법사위에는 5억원 이상 등기임원의 연봉을 공개하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법 개정안’도 상정 됐지만 하도급법에서 막히면서 논의도 제대로 못했다.

또한 애초 상정될 예정이었던 불산유출 등 국민의 생명에 직결된 유해화학물질 관련법은 아예 상정도 되지 못했다.

박영선 위원장은 “여야 6인 협의체에서 합의해 상정한 법들은 여야가 서로 원하는 법을 동수로, 합의를 통해 올라온 법안”이라며 “6인 협의체 법을 통과시키지 않는다면 여야 지도부의 재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시 쟁점 법안 처리에 대한 기준을 정리하자는 것이다.

반면 권성동 새누리당 간사는 “6인 협의체는 어떤 법안을 우선적으로 먼저 논의할지를 정했을 뿐이지 대상 법률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키자고 결정한 바는 전혀 없다”며 “의원 개개인의 입법권한을 막아선 안 된다”고 소위 심사에 회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권 의원의 말은 맞지만 국회는 정치를 하는 곳이다. 대화와 타협의 산물”이라며 “요즘 경제 단체들이 경제민주화 법 때문에 투자도 안하고, 경제발목을 잡는다며 반발하는데 언제까지 이런 일이 계속 돼야하나. 만약 6인 협의체에서 합의된 법안이 제2소위로 넘어가 6월 임시국회를 넘어가면 법안 전체를 보류하고 6인 협의체에서 다시 논의해야한다”고 반박했다.

이렇게 법사위가 새누리당의 반발로 파행에 이르는 와중에 경제5단체의 언론플레이가 도마에 올랐다. 경제5단체 대표들이 박영선 법사위위원장을 만나려 했지만 박 위원장이 만나주지도 않았다는 식의 언론플레이를 한 것.

박영선 위원장은 오후 5시께 국회 기자회견장을 찾아와 “경제5단체로부터 사전에 만나자는 연락을 받은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박영선 위원장은 “저와 관련된 기사를 보고, 전경련 이승철 부회장에게 ‘너무 국회를 무시하는 행동이 아닌가’라는 말씀을 드리려고 전화를 연결했는데 외부 행사로 전화통화가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고 1시간 30분 째 기다리고 있다”며 “이렇게 전화통화도 안 되시는 분인데 사전 약속도 없이 오셔서, 마치 법사위 위원장이나 법사위 야당 간사가 경제5단체장을 만나주지 않은 것처럼 언론플레이를 하는 것은 대단히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은 “저는 오늘 오전 9시부터 법안 심사 관련 몇몇 장관 면담과 법안 처리 관련 회의가 연이어 있었고, 10시부터는 상임위원회 회의가 시작돼 12시 반 가까이 까지 이어졌다”며 “경제5단체장들이 법사위를 방문했다는 얘기는 듣지도 못했고, 확인결과 법사위에 온적도 없다고 한다. 적어도 경제5단체 부회장들이 국회를 방문할 때는 사전에 약속부터 하고 오시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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