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신고 겹친다는 이유로 집회 불허는 위법”

서울행정법원, 금속노조 집회 금지통고처분 ‘취소’ 판결

한 장소에 집회신고가 접수됐다는 이유로 나중에 신고하는 집회를 무조건 불허해서는 안 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금속노조는 7일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재판장 심준보)가 옥외집회금지 통고 처분을 취소하라며 서울 종로경찰서장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밝혔다.

[출처: 뉴스셀]

지난해 6월 6일 금속노조는 서울 종로구 신교동 일대(청운동)에서 ‘쌍용차 정리해고 희생자 추모문화제’를 열겠다고 집회신고를 냈다. 그러나 서울종로경찰서장은 “청운동 청장년회가 이미 신고한 집회인 ‘깨끗한 거리·평화로운 생활 영유를 위한 시민대회’의 집회장소와 겹치고, 그 주변은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상 주거지역이라 주민들의 사생활에 현저한 해를 가할 우려가 있다”며 집회를 금지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민주정치 실현에 중요한 기본권인 집회 및 시위의 자유에 대한 금지는 집회를 허용하는 가능성까지 모두 소진한 뒤에 비로소 고려할 수 있는 최종 수단”이라며 “이미 신고 된 집회가 있다고 하더라도 헌법상 보장된 집회의 자유 등을 고려할 때 평화로운 집회가 이뤄지도록 예방수단을 먼저 마련했어야 함에도 단지 나중에 접수됐다는 이유만으로 집회를 불허한 것은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또한 “두 집회가 충돌할 가능성이 크지 않아 보이고, 게다가 먼저 신고한 청운동 청장년회는 2011년 이후 계속 집회신고를 냈지만 한 번도 집회를 한 적이 없는 점 등을 볼 때 실제 집회를 열려는 것이 아니라 다른 집회를 하지 못하도록 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간 노조와 진보단체는 종로경찰서장의 청운동 일대 집회 불허와 서울남대문경찰서장의 대한문 앞 집회불허, 양재동 현대차 본사 앞 선 집회 신고로 사실상 원천적으로 집회가 금지된 것 등에 대해 경찰의 ‘집회금지 권한남용’이라며 항의해 왔다.

금속노조는 이번 판결에 대해 “금속노조를 비롯한 진보단체의 서울 종로구 신교동 새마을금고 근방(청운동)에 대한 집회를 서울종로경찰서장이 그 동안 자의적으로 금지해 온 데 쐐기를 박는 판결”이라며 “집회의 자유는 헌법상 기본권으로 특별히 보호되어야 하며, 금지통고는 집회의 자유를 덜 제한하는 다른 수단, 즉 조건을 붙여 집회를 허용하는 가능성까지 모두 소진한 뒤에 비로소 고려할 수 있는 최종 수단임을 분명히 밝힌 판결”고 평가했다. 또한 “각 경찰서장의 권한 남용으로,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들의 의사표현 수단인 집회의 자유가 더 이상 침해되어서는 안 된다”고 제기했다. (기사제휴=뉴스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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