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현대차 옛 파견법 위헌소송 용인하면 안 돼”

21개 로스쿨 학회 공동성명...237일 고공농성자의 ‘절박함’ 보라

헌법재판소의 옛 파견법 헌법소원 공개변론을 앞두고 전국 21개 법학전문대학원 인권법학회 회원들이 10일 공동성명을 내고 “현대차가 근로자의 목소리는 외면한 채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고자 헌법소원을 제기했다”며 “불법파견 사용자 현대차의 위헌 주장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현명한 판단”을 촉구했다.

오는 13일 헌법재판소 공개변론은 불법파견 비정규직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라는 판결을 받은 현대차가 이 조항이 위헌이라고 주장하며 헌법소원을 내면서 시작됐다. 2007년 7월 개정 전까지 유지되던 옛 파견법 고용의제 조항(2년 이상 파견노동을 할 경우 정규직이 된 것으로 보는 것)에 대한 것이다.

하지만 대법원은 2010년 7월 현대차의 불법파견을 인정했다. 현대차 사내하청 해고자 최병승 씨가 이에 해당하는데, 최 씨는 대법원서 확정 판결을 받고도 현대차가 헌법재판소에 위헌소송을 내 현대차 울산공장 인근 송전탑에서 237일째 고공농성 중이다.

헌재 공개변론에서는 현대차 아산공장 사내하청 노동자 6명이 제기한 근로자지위 확인소송, 현대차 울산공장 최병승 씨 부당해고 소송 등 두 개 사건이 다뤄진다. 현대차가 위헌소송 청구인, 고용노동부 장관이 피청구인이며, 사내하청 노동자는 이해당사자가 된다.

인권법학회는 “현대차는 오랜 시간 끝에 이 조항이 적용되어 파견근로자들에 대한 책임을 부담하게 되자 ‘경영의 효율성 저하’를 이유로 위헌소송을 제기했다”며 “법이 제정될 당시에는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 법의 제정을 적극적으로 주장하다가, 법을 제대로 적용 받아 그동안 방기해왔던 책임을 부담할 상황이 되자 법의 효력을 부인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근로자들을 정규직으로 고용하지 않기 위해 미흡하나마 근로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근거가 되는 조항을 위헌이라며 효력을 부인하고자 하는 것은, 이 나라의 헌법과 법률이 오로지 기업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서만 존재해야 한다는 주장에 다름 아니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경영의 효율성만을 내세우며 유리할 때는 경영의 효율성에 이바지 한다고 하고, 불리할 때는 경영의 효율을 저하시킨다면서, 법제도를 좌지우지하며 근로자들을 쉽게 쓰고 버리는 물건처럼 취급하고 이들의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해치는 것을 헌법재판소가 용인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권법학회는 “사회의 양극화가 심해질수록, 법과 정책은 사회적 약자의 지위에 있는 자들의 불안정한 삶을 보호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고 그것이 곧 국가의 존재의의이자 중요한 역할”이라며 “불평등한 고용관계에서 변형된 형태로 고용하는 것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어갈수록 근로자들은 고용불안정에 따른 삶의 불안에 시달릴 것이다. 이 조항이 그나마의 존재의의를 갖고 유지되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들은 “예비법조인들로서 헌법재판소가 법의 준수를 위해 철탑 위에 올라 외롭게 외칠 수밖에 없는 한 근로자의 절박함을 깊이 고민한 뒤 현명하고 신중한 판단을 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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