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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뉴스셀] |
회사는 커졌지만 노동자들은 점점 더 힘들어졌어요
“시간이 지나면 좋아질테니, 좀 더 참아보자 했는데, 매년 노동 강도는 높아지고, 노동조건은 떨어지니깐… 한 달 꼬박 일해도 110만원도 못 받게 되면, 생계유지 자체가 안 되니까… 더 이상은 안 되겠다는 절박함이 있었어요.”
하루 일하는 시간 9시간-11시간, 토요일 정상근무, 일요일과 공휴일은 강제 당직근무. 주당 6-70시간을 일해도 기본급은 110만원 선, 그나마도 한 달 씩 미뤄 지급되는 유보임금이다.
“2000년에 ABC 안양방송 시절에는 직접고용이었는데, 그때 노조를 만들려다가 실패했거든요. 그 뒤 ABC 안양방송이 4개 회사로 나눠지고, 간접고용으로 됐어요. 저희가 너무 장시간 저임금 노동에 시달리다 보니깐 사람들이 ‘언젠가 제대로 싸워서 바꿔보겠다’는 생각들을 갖고 있던 차에 이번에 노조를 설립하게 되었어요.”
19년째 같은 일을 하는데 회사가 계속 바뀌어 대출도 안돼요
“티브로드가 별도 법인으로 등록된 권역별 사업부에 1차 도급을 주면, 다시 이 사업부가 기술센터나 고객센터로 다시 하청이나 외주를 줘요. 하지만 실제로는 티브로이드가 작업지시와 교육을 하고 있죠.”
“월급이 2개의 회사에서 들어와요. 기본급을 지급하는 회사와 영업비를 지급하는 회사가 법인이 달라요.”
“1년 4회 CS교육(고객만족교육)을 했는데, 올 해는 예정되었던 교육을 노조가 만들어지니까 모두 연기해버렸어요. 티브로드 원청이 대여한 전세버스로 원청이 대여한 연수원에서 교육을 받았어요.”
이들은 2년마다 주기적으로 재계약을 해야 한다. 20년을 일해도 근속년수는 언제나 2년 미만이다. 2년 이내로 센터장과 법인이 교체되기 때문이다.
“올해로 일한지 19년 됐어요. 그런데 근속은 1년 6개월이래요. 근래 5년 동안 센터장이 4번이 바뀌었는데, 그 때마다 기사들은 일괄 퇴사, 일괄 신규계약을 체결했거든요. 모든 집기나 업무, 금융 관련 부분까지 양수양도 하면서 직원들에 대한 처우, 상시근로, 연차 유급휴가 등은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있어요. 저는 분명히 한 직장에서 19년 일한 건데, 생활비 때문에 은행에 대출받으러 갔더니 ‘회사를 자주 옮겨서 신용이 낮다’며 대출이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회사도 복잡하지만 노동자들의 신분도 복잡해요. 간접고용노동자이거나 특수고용노동자, 기간제, 파견용역 모든 비정규직이 다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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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뉴스셀] |
더 이상 견딜 수 없어 노동조합을 만들었어요
현재 티브로드 지부는 ‘하루 8시간-주 5일 실시’와 ‘영업강요 금지’, 원청-사업부-센터 간 불공정 거래 근절, 원청 사용자성 인정 및 직접 고용 전환 등을 요구로 단체협상을 시작했다.
“아내의 첫아이 출산 때 새벽에 제왕절개로 아이를 낳았어요. 수술한 아내를 돌봐줄 사람이 없어 팀장에게 전화를 했더니 ‘축하한다, 그런데 출근해라’고 하더라고요. 제가 빠지면 제 구역 담당할 사람이 없다면서…”
첫 아이가 태어난 날조차 출근해야만 하는 상황은 이들의 현실을 단적으로 말해준다. 만성적인 적정인력의 부족은 노동강도 강화와 장시간 노동으로 연결됐다. 여기에 전 직원에게 강요되는 영업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면, 노동시간은 다시 늘어났다.
“저는 기술센터에서 근무하는데, 영업 강요가 심해요. 센터마다 본사에서 내려오는 할당량이 있거든요. 하루 할당을 못하게 되면 센터장 면담을 하게 되고, 퇴근도 못하니까… 기사들이 자비로 자신의 명의나 가족, 친구 등의 명의로 허위가입을 할 수밖에 없어요. 거의 모든 노동자들이 그런 경험이 있어요.”
노동자들은 등급에 따라 수수료를 차등지급 받는다. 뿐만 아니라 벌점제도로 인해 같은 일을 해도 이들이 받아가는 임금은 차이가 생긴다.
“센터마다 수수료 정책이 다 달라요. 센터 안에서도 등급이 나뉘는데 등급별로 노동자들이 받는 수수료가 차이도 있고요. 원청에서 사업부에 100%를 내려주면 수수료를 1차 떼고 센터에 내려주고, 센터에서 또 수수료를 떼고 노동자들에게 차등지급하는 거죠.”
“10년을 다녀도 기본급은 110만원이에요. 기름 값과 식대도 자비로 충당해요. 오늘 입사하나 10년이 되나 기본급이 같아요. 한 달 할당량이 있는데, 그 실적을 못 채우면 수당이 깎여요. 고객센터에서 건 당 2천 원 짜리 영업을 하는데, 패널티가 34만원 내려 온 적도 있어요.”
또한 작업하다 다쳐도 산재 처리를 받지 못한다. 눈비에 케이블 설치 작업을 하다보면 항상 사고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낙상 사고나 감전 사고를 당하기도 하는데 산재처리를 꿈도 못 꿔요. 산재 처리해달라고 하면, 한결같이 ‘회사 망하게 하려고 하냐?’고 해요.”
고객을 상대로 하는 업무를 하는 이들의 장시간 노동과 열악한 노동조건으로 인한 피로도는 서비스 질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었다.
“저희보다 고객들이 더 피해를 보는 거예요. 정당하게 서비스를 받아야 하는데, 할당량이 많고 바쁘다 보니, 고객에게 제대로 된 서비스를 할 수가 없어요. 5-10분 동안에 제대로 된 설명을 못하게 되니깐, 궁금하면 고객 서비스 센터 문의하라고 하고, 가입자들에게 불친절하게 되고…”
“회사가 힘들다니깐 조금 받고 더 열심히 일해야지라는 게 저희들 대부분의 생각이었어요. 몇 십년 동안 길들여지다 보니까… 그런데 노동조합을 만들고 보니, 회사가 참 많이 벌었는데 우리에게 돌아오는 게 없다보니 배신감도 들어요. 10-20년 한 일이 이 일인데, 회사를 그만두는 게 아니라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소박한 소망은 노동조합을 만들게 했다. 그러나 노동조합을 설립하자 회사의 회유와 협박은 만만치 않았다. “우리 센터에 피해가지 않도록 조합원 색출해서 자르라”, “노조 가입 순서대로 해고하겠다”는 협박은 기본이고, 심지어 한 센터장은 조합 가입서를 찢어 소각하기까지 했다고 했다. 인터뷰에 참여했던 한 간부는 조합활동을 한다고 팀장급에서 일반사원으로 직책이 낮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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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뉴스셀] |
노동조합을 만들고 뭐가 달라졌냐구요?
“9시 출근인데 센터에서 항상 8시 30분에 회의를 잡아 놓으니 그때 출근할 수밖에 없었거든요. 영업도 하고 서비스도 해야 하고 하면 9시를 넘어 퇴근할 때도 많았고요. 노조 만들고 나서 여전히 한 시간 연장근무를 하지만, 정시출근 정시퇴근이 가능해졌어요. 최종 목표는 주 40시간 노동이지만, 지금은 계약서의 주 52시간 노동을 지키는 것부터 시작하고 있어요.”
“노조가입률이 높고 활동이 활발한 센터는 영업 강요가 없어졌어요. 조합원들이 센터마다 내려오는 할당량을 노동자 개인별로 할당하지 말라고 센터장이랑 싸워서 영업 강요를 못하게 만들었어요. 아침 조회 때 관리자들의 욕설이나 막말도 거의 없어졌고요.”
“센터에서 노동자가 하루에 처리할 수 있는 양을 넘어서 설치 AS업무를 시켜도 어디 하소연 할데가 없었는데, 노조를 만들고 나서는 센터에게 당당하게 얘기해요. 고객들도 영업시간 외에는 회사와 시간외 수당관련 투쟁 중이라고 하니깐 많이들 이해해주시고요.”
어렵게 시작한 노동조합 활동에 지역에서의 응원은 많은 힘이 된다. 민주노총 산하 조직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을 중심으로 경기지역 공동대책위도 구성되어 있고, 안양지역 공동대책위 활동도 시작됐다.
“노동법이라든가 기본적인 조합 활동과 관련해 공대위 활동에서 많이 배워요. 투쟁할 때도 피켓도 함께 만들고, 선전전도 같이 하고, 응원해주시고… 제일 중요한 것은, 같이 고민하고 함께 해준다는 거예요.”
“저희의 투쟁이 승리해야만 티브로드 가입자분들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와 보다 나은 혜택을 드릴 수 있어요. 지역 노동자들 서민들이 저희들의 고객이시잖아요. 저희들의 투쟁을 관심 가져 주시고, 동참해주시면 좋겠습니다. 투쟁 꼭 승리해서 지역에서 많은 활동도 하고 연대하고 하는 노조가 되고 싶습니다.”
다단계 하도급으로 고통 받는 이들은 법정노동시간을 지키라고 머리띠를 묶을 수밖에 없었다. 이제 막 걸음마를 뗐지만, 인간답게 살기 위한 투쟁의 포부는 여는 노동자들과 다르지 않았다. 케이블방송 비정규직 티브로드 노동자들의 활동이 기대되는 이유다.(기사제휴=뉴스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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