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비정규직 불법파견도 모자라 노동법 근간 흔들어

금호타이어도 파견법 고용의무 조항 헌법소원, 헌법재판소 심리중

파견법(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대한 대기업의 헌법소원이 잇따라 사업주가 노동법을 심판대에 올려놓고 흔들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2010년 대법원의 불법파견 판결 등 노동자가 제기한 소송에서 연일 패소하면서 사업주가 헌법소원을 내기 시작했는데, 불법파견 노동자에 대한 직접 고용 ‘회피’를 넘어서는 주장을 쏟아내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옛 파견법 2년 이상 파견노동을 할 경우 정규직으로 간주하는 고용의제 조항이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냈고, 지난 13일 헌법재판소가 공개변론을 열었다. 사용사업주의 계약의 자유와 사적자치 원칙 등을 침해했다는 이유다.

[출처: 참세상 자료사진]

금호타이어도 파견법이 개정되면서 고용의제에서 바뀐 고용의무 조항에 대해 지난 2011년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금호타이어 불법파견 비정규직 노동자 엄 모 씨, 강 모 씨 등 2명을 직접 고용해야 한다는 2010년 광주고법 판결에 불복해 고용의무 조항이 위헌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헌법재판소에 심리중이다.

대법원은 2011년 7월 금호타이어 사내하청업체 비정규직 노동자 2명에 대해 불법파견을 인정하며, 정규직으로 고용해야한다고 최종 판결했다.

금호타이어는 이 소송을 통해 고용의무 조항이 사업주에게 헌법상 보장되는 계약의 자유, 기업의 자유 등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 조항은 노사 당사자 의사의 합치 없이 근로관계가 강제되어 사적자치 원칙을 위반할 가능성이 높다는 입장이다.

파견노동자가 파견사업주가 계약한 관계인데 2년 이상 근무할 시 해당 노동자를 원청이 직접 고용하는 것은 헌법질서에 맞지 않는다는 것으로, 현대차와 같은 주장이다.

그러나 광주고등법원은 고용의무 조항이 계약의 자유나 기업의 경영권을 침해했다고 볼 수 없다며 2011년 1월 27일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 기각 결정을 내렸다.

2007년 개정된 파견법 고용의무 조항은 사업주가 파견노동자를 직접 고용하지 않을 경우 3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게 했다. 사업주가 과태료만 내면 직접 고용을 회피할 수 있어 노동계가 반대했지만 불법파견 근절의 실효를 높이기 위해 고용노동부 등이 추진했다.

지난 13일 헌재 공개변론에서 고용노동부 대리인 법무법인 한결 쪽은 “3천만 원의 과태료 부과는 공적 의무 이행을 강제해 직접 고용하도록 한 것”이라며 “직접 고용으로 근로관계가 바뀌지 않으면 법원서 강제하는 것 말고 방법이 없다. 법 개정은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취지다”고 말했다.

은수미 민주당 의원은 “파견법 헌법소원은 사업주의 소권 남용으로 시작됐는데, 이 과정에서 건드려서는 안 되는 노동법을 사업주가 건드리고 있다”며 “노동법은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노사가 근로계약을 맺으면 사업주에게 책임을 묻고 강제하는 방식으로 수 세기에 걸쳐 설계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무리 경제 상황이 변해 근로유연성이 요구됐다 하더라도 노동법을 흔드는 것은 부적절한 태도이다”고 주장했다.

은 의원은 이어 “헌법재판소가 좋은 결과를 낼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노동법 근간을 흔들려는 시도는 건전한 노사관계의 일주체로서의 사업주, 상당한 책임을 가진 대기업이 할 행동이 아니다.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출처: 참세상 자료사진]

법무법인 시민의 김선수 변호사는 “현대차와 금호타이어는 같은 논리를 펴고 있기 때문에 고용의제가 위헌이면 고용의무 조항도 위헌으로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불평등한 계약관계에서 근로자의 보호를 위해서 사업주의 사적자치를 제한하는 것이 노동법의 본질인데, 이를 계약의 자유 침해로 위헌이라 주장하는 것은 결국 노동법을 흔드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파견법 헌법소원은 원청인 대기업이 파견사업주 뒤에 숨어서 당연히 부담해야 할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며 “불법으로 근로자를 사용해 이익은 향유하면서도 그 책임은 지지 않겠다는 의도이다”고 꼬집었다.

김 변호사는 “대한민국 헌법을 기초로 한 노동법은 인간의 존엄성을 위해 중간착취 금지, 근로자공급사업 중단 등 직접고용을 통한 고용안정 보장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며 “근로자 보호를 위해 사용자의 사적자치를 제한하는 것이 노동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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