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연금 뒷걸음질로 노인 빈곤 방지 ‘껍데기’만 남아

박근혜 정부 공약 후퇴 논란...지급대상과 지급액 축소

모든 노인에게 기초연금을 지급하겠다던 박근혜 정부가 지급대상을 ‘소득 하위 70~80%’로 축소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연금 지급액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김연명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19일 ‘한수진의 SBS전망대’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대표 복지 공약이었던 기초연금이 실무 논의를 거치면서 원안보다 한참 뒷걸음질 친 것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이 후보 시절에 냈던 공약을 심각하게 위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민행복연금위원회는 18일 보건복지부 청사에서 5차 회의를 열어 내년 7월 시행 예정인 기초연금의 지급 대상에서 소득 상위 20~30% 노인을 제외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하위 70%에 대해서는 한 달에 10~20만 원가량 지급하는 등 금액도 소득수준에 따라 차등지급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김연명 교수는 “기초연금 도입 취지는 노인 빈곤 방지 목적”이라며 “소득 하위 70% 중에서도 소득액을 따져서 어떤 사람에게는 10만원, 16만원, 18만원 등 차등지급하겠다는 것은 문제이다. 소득 상위 30%는 지급하지 않겠다는 부분도 찬반논란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체적으로 기초연금의 취지는 보편성을 핵심으로 한다. 누구는 빼고 누구는 주지 않고 그런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출처: 자료사진]

재원확보 문제에 대해서 김 교수는 “수십조가 든다고 하면 굉장히 큰 비용 같지만 GDP대비율과 다른 나라의 경우를 보면 한국은 기초연금 등을 너무 적게 써서 OECD가입국 중 가장 빈곤한 나라이고, 노인 빈곤 대국이라는 오명을 얻고 있다”며 “재원 문제는 사회적 합의를 거치면 충분히 조달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또한 김 교수는 “국민연금 기금이 고갈되면 연금을 못 받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는 국민이 많은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한국은 기금을 쌓아두는 방식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나중에 기금이 소진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이렇게 기금을 많이 갖고 있는 나라는 한국, 미국, 일본, 스웨덴 정도로 얼마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다만 문제는 기금이 소진되면 자식 세대나 손자 세대들이 더 부담할 수 있고, 조금씩 부담이 늘어날 것이다. 후세대가 슬기롭고 신속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본다”며 “하지만 보험료를 올려가는 시점은 4~50년 뒤가 될 것이기 때문에 지금 당장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을 합해 받는 액수가 노후에 아주 품위 있게는 못 살아도 최소한 어느 정도 품위를 지키면서 살 수 있는 정도의 금액이 되어야 하는데 지금처럼 기초연금 액수가 점점 낮아지게 되면 공적 연금 제도의 궁극적 목적인 노후 빈곤 방지가 심각하게 훼손될 가능성이 높다”며 “어느 정도의 생활수준은 유지할 수 있어야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사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민주당도 기초연금 축소, 후퇴 논란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의 주요 대선 공약 하나가 또 껍데기만 남게 됐다고 비난했다. 배재정 대변인은 19일 국회 정론관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은 대선 후보 당시 65세 이상 모든 노인에게 월 20만 원씩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고 강조했다.

배 대변인은 “박 대통령이 강조한 경제민주화 공약은 지금 행정부 수장들에 의해 과잉입법이니, 속도조절론이니 하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며 “기초연금 공약마저 뒤흔들리는 이 상황은 전임 이명박 대통령이 ‘선거 때 표가 된다면 무슨 말인들 못하겠느냐’고 한 발언을 떠올리게 한다”고 지적했다.

노동계, 시민사회단체가 모여 만든 ‘국민연금 바로 세우기 국민행동’도 18일 보건복지부 앞에서 기초연금 공약 후퇴 규탄대회를 열고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은 물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안보다 후퇴한 국민행복연금위의 기초연금 논의를 용납할 수 없다”며 “65살 이상 모든 노인에게 기초연금 20만원을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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