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 2년 동안 끊이질 않고 원전 관련 비리와 사고 소식이 들려오고 있는데 최근 또 발생한 원전 비리는 어떤 건가요?
작년 11월 원자력 안전 위원회 (이하 원안위) 와 운영사인 한국수력원자력이 품질검증서를 위조한 부품을 대거 적발해, 이 부품들이 집중적으로 설치된 영광 5·6호기의 가동을 중단했다. 그런데 조사 대상에서 이번에 문제가 된 원전 설계감리회사인 한국전력기술과 새한티이피 같은 부품검증업체는 제외했다. 발주처와 납품업체가 성능검증업체를 인증하는 꼴이어서, 인맥과 금품 등에 얽혀 비리에 휘말릴 수 있는 구조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새한티이피와 같은 원전부품 시험기관이 일곱 군데나 되고, 있으나 마나 한 품질보증시스템으로 원전 부품의 성적 조작이 거의 관행처럼 이뤄졌다고 한다. 시험성적이 조작된 원전 부품으로 확인한 것은 제어 케이블, 수소 제거 장치, 협역 수위 측정기, 방사능 감지 센서, 열교환기 튜브시트 등 원전의 안전과 직결되는 핵심 부품들이다.
2. 아주 오래된, 구조적인 비리 온상이다는 생각이 들고 비리를 키울 수밖에 없었다고도 보이는데 무엇이 문제라고 봅니까?
우리나라에서 원전을 짓는 과정은 먼저 한국수력원자력이 원전을 설계하고 부품을 발주한다. 제조업체는 부품을 만들어 검증업체 (새한 티이피, 코넥 등 7개 기관)에 성능시험을 의뢰한다.
검증업체는 해당 부품이 극한상황에서 견딜 수 있는지 시험한다. 제조업체는 검증업체의 시험결과를 이를 한국전력기술에 제출한다. 한국전력기술이 이를 승인해야 제조업체는 운영사인 한국수력 원자력에 납품할 수 있다.
공기업인 한수원이 23기 원전 운영을 독점하는 데 비해 미국은 104기의 원전을 26개 민영회사가 운영한다. 원전운영의 독점이 비리의 원천이 되고 있다. 또 한수원이 지급하는 ‘원자력안전규제사업비’와 ‘원자력연구개발사업비’는 642억 6400만 원으로 전체 예산의 63.5%나 된다. 지난해 53.2%였던 원자력안전기술원 예산의 한수원 의존도가 계속 높아지고 있는 것도 규제를 어렵게 한다.
국내 원전 1기당 규제 인력은 18.2명으로 캐나다 47.2명, 프랑스 37.8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미국은 37.67명, 일본은 22.7명이다. 전문성도 문제다. 원안위 인력 중 행정학 전공자가 32%나 된다.
3. 이게 단순한 비리 문제가 아니라, 이러한 비리와 관리감독 부실은 엄청난 사고를 불러일으키는 문제 아니겠습니까?
원전은 200여 만 개의 부품 중 하나가 잘못되어도 상호작용적 복잡성과 밀착결합으로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체르노빌 사고의 경우 디젤 엔진의 가동 시작에 15초, 펌프를 가동하기 위한 출력을 얻는데 60-70초가 걸려 그것을 시험하다 사고가 났으며, 쓰리마일 사고는 2차 냉각펌프 고장이 나고, 유지 보수 시 밸브를 닫아두어 비상 냉각 펌프가 불능이 되고 Pilot Operated Relief Valve (PORV) 열렸으나, PORV 표시 장치 오류로 이를 알 수 없어 결국 노심 용융 사고가 났다. 후쿠시마 제일 원전도 비상디젤엔진 스위치가 해일로 침수되어 사용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에 사고로 이어졌다. 그러나 강력한 안전규제가 대형 사고를 줄일 수는 있지만 그런 사고를 배제할 수는 없다. 모든 원전은 큰 외부사건, 인적 오류, 아직 모르는 약점에 취약하다.
4. 세계적으로 원전 비중을 보니까 우리나라는 보유하고 있는 원전이 23기이고 국내 전력수습에서 33%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이런 원전 개발 집적화를 세계와 비교해서 볼 때 어떻게 봅니까?
후쿠시마 사고 이후 일본의 원전 중지로 한국 원전 가동 원전 수가 미국, 프랑스, 러시아 다음으로 많다. 원전의존율은 33%로 프랑스 다음이다. 외국의 원전이 원전 부근 80km 내의 인구를 고려해서 사람이 별로 거주하지 않는 곳에 원전을 설치하고 있으나, 우리나라의 인구밀도는 평방 km당 500명 이상으로 인구밀도가 세계적으로 높고, 대도시 부근에 원전이 있어 사고 시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그리고 원전이 5~6기씩 집적되어 사고 확률도 그것에 비례하여 늘어난다.
5. 특히 울산도 심각하죠? 사고 위험 정도 등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문제죠?
울산은 반경 30Km 내에 고리 6기, 월성 5기가 있다. 고리원전 30km 이내에 인구 317만이 살고 있어 대형 원전 사고 시 대규모 사상자와 이재민이 발생할 수 있다. 조선, 석유 화학, 자동차, 항만 등이 이용할 수 없게 된다. 총 원전 사건 사고의 44.1%가 고리원전에서 일어났다. 고리 1호기는 다른 원전에 비해 연간고장률이 2.65배 높다. 우리나라의 노후 원전인 고리1호기 (1978), 고리2호기 (1983), 고리3호기 (1985), 월성 1호기(1982), 영광 2호기(1986)의 사고 고장은 원전 사고 고장 건수의 51.4%를 차지하고 연간 고장률은 평균보다 59.3% 높다.
6. 원자력 안전위원회가 있지 않습니까? 어떤 역할을 하는 곳이고, 제대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나요? 안된다면 왜 잘 안 되는지?
원안위는 일본의 원전 사고 후 2011년에 출범했으나 정권교체기를 거치며 '허송세월'했다. 초대 위원장은 원전 설비업체 사외이사와 원전 운영사인 한국수력원자력 자문위원을 역임했다. 위원장이 되기 직전에는 원전 사업체 모임인 한국원자력산업회의 부회장을 거쳤다.
원전 사업체 출신들이 원자력안전기술원의 요직을 맡는 점도 문제다. 원자력안전기술원이 지난해 국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원자력안전기술원 직원 422명 가운데 16%인 68명이 원전 관련 업체 출신들이며 주로 전문위원, 본부장 등 간부급 직책을 맡고 있다. 이와 별도로 SK건설, 한진중공업, 현대건설 등 원전 건설과 관련된 기업 출신들도 29명에 이른다.
그러나 원전 마피아에 대한 과도한 강조는 원전이 가진 정상사고의 가능성, 원전이라는 기술의 중앙집권적 감시 통제가 불가피한 기술이라는 것을 희석할 수 있다. 원전은 결코 안전종료형(Walkaway) 안전을 확보할 수 없다.
7. 이런 일들이 계속 발생하다 보니까 안전성과 원전 정책 방향에 대해 많은 논란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원전 정책이 맞는 것인지, 대안을 찾아야 하는 것 아닌지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인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후쿠시마 사고 이후 원전은 사고를 막을 만큼 안전하다는 생각에서 원전이 안전하게 관리되고 통제되지 않으면 결코 안전하지 않다는 관점으로 바뀌었다. 예전의 수명연장정책에서 원전의 폐로라는 선택지가 중요하다는 것을 가르쳐 주었다. 수명 연장하여 36년째 가동 중인 낡은 고리 1호기, 설계수명이 끝난 월성 1호기 폐로가 이루어져야 한다. 원전은 전 세계에서 2011년 4월 현재 437기가 가동되고 있으며 일차 에너지 소비의 6%를 충당하고 있다. 한국 원자력 산업의 매출은 2011년 20조, 전체 인력은 26,200명(2011년)으로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 미국의 쉐일 가스, 일본의 제로 원전, 독일의 2022년 원전 완전폐기로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수용성이 강화되고 있다. 국제원자력 기구 (IAEA)도 2030년 신재생 에너지가 30%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8. 울산도 원전산업 메카로 육성하겠다는 방침으로 추진하고 있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바람직한 정책 방향이라고 보십니까?
탈원전이 세계적 추세이다. 따라서 앞으로 원전 폐로 산업은 블루오션이 될 것이다. 현재 세계에는 120개 정도의 폐로해야 할 원전이 있다. 매년 10개 정도를 폐로해야 한다. 한 기당 최소 3조 원의 폐로 비용이 든다. 고리 1호기, 월성 1호기 폐로를 통해 하루 빨리 기술축적을 해야 한다.
9. 고질적인 비리 유착구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떤 규제 강화 노력과 방안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검찰의 고위 관계자는 이번 수사에서 시험성적이 조작된 것으로 밝혀진 6개의 원전 부품 외에도 조작된 원전 부품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극심한 전력난을 고려해 수사 강도를 조절하는 등 매우 조심스럽게 수사하고 있으나 국민 생명이 달린 원전 안전을 생각해서 강도 높은 수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아울러 한수원 운영의 사회적 통제가 필요하다. 한수원 이사 선임 절차가 개혁되어야 한다. 원자력 안전위원회는 원자력 규제위원회로 거듭나야 한다. 규제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충원되어야 하고 권한을 늘여야 하며, 회의공개가 이루어져야 한다. 원전 산업에 대한 한수원 퇴직자 재취업 제한, 외부 전문가 영입, 징벌적 손해배상 등의 대증적 대책뿐만 아니라 민간 환경감시기구 강화, 지역주민 감시 강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기사제휴=울산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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