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SK화학, 가습기 살균제 독성 2003년에 알았다”

2003년 호주 수입 과정서 작성된 흡입독성 보고서 공개

SK화학(케미컬)이 자사가 생산한 가습기 살균제 원료인 PHMG(폴리헥사메틸렌 구아디닌)의 흡입시 독성을 2003년부터 이미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담긴 보고서가 공개됐다. 보고서 내용이 사실이라면 이미 독성을 다 확인한 상황에서 사람이 죽어나가는걸 방치했다는 것이다. 현재 가습기 살균제 피해 접수환자 중 PHMG를 원료로 한 가습기 살균제 사고는 221건이며, 사망은 99건에 이른다.

심상정 진보정의당 의원이 호주 국가산업화학물질 신고 평가 기관(NICNAS)이 작성한 2003년 보고서를 확인한 결과, SK화학이 생산한 PHMG는 2003년부터 이미 흡입 시 유해한 물질로 평가됐었다. 심상정 의원은 12일 국회 환경노동위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 관련법 공청회’에서 이 같은 보고서를 공개하고 환경부의 조사를 촉구했다.

심상정 의원실에 따르면 이 보고서는 SK글로벌(호주법인)이 SK화학의 PHMG를 호주로 수입하기 위해 호주 ‘산업화학물질신고평가법’에 따라 PHMG에 대한 유독성 정보를 호주 국가산업화학물질 신고 평가 기관(NICNAS)에 제공하고 이 기관이 공중건강에 대한 위험을 평가하는 보고서다.

이 보고서에는 PHMG에 흡입독성이 있다는 사실과 상온에서 분말형태로 존재하는 PHMG가 비산되어 호흡기로 흡입될 경우를 우려해 작업장에서 사용할 경우 노동자는 보호장비를 갖추고 작업을 해야한다는 권고가 담겨 있다.

그동안 국내기업들은 가습기 살균제 사고가 발생할 당시까지 PHMG의 흡입독성평가에 대한 정보를 몰랐다는 주장을 해와 호주 보고서 내용에 따른 파장은 클 것으로 보인다.

심상정 의원은 공청회에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구제가 늦어지는 이유는 환경부가 제조물 책임법 3조를 들어 ‘제조업자가 당해 제조물을 공급한 때의 과학기술 수준으로는 결함의 존재를 발견할 수 없으면 책임을 묻기 어렵다고 계속 얘기했기 때문”이라며 “제조물 공급시 과학기술 수준으로 유독성이 다 확인된 상태였기 때문에 환경부 장관이 책임 있게 그동안의 발언을 해명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이를 두고 나정균 환경부 보건정책관은 “미세분말형태로 흡입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반박했지만, 심 의원은 “업체와 같은 얘기를 하지 말라”며 “SK케미칼도 보고서에 대해 분말에 대한 조사지 액상 형태에 대한 보고서가 아니라고 했지만, 전문가들에게 확인한 결과 PHMG는 분말을 물에 녹여 사용하기 때문에 위해성은 달라지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라고 지적했다.

심상정 의원은 “통상적으로 독성평가를 하는데 2-3년은 걸리기 때문에 SK화학은 2000년 전후부터 가습기 살균제 원료의 흡입독성을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며 “SK글로벌이 호주정부기관에 제출한 바에 의하면 PHMG에 대한 실험이 SK화학 특수화학물지부에서 시행된 것으로 드러나 SK화학의 책임은 명확한 것으로 나타난다”고 밝혔다.

심 의원은 또 또한 환경부의 늑장 대응도 지적했다. 가습기 살균제에 사용되는 원료인 CMIT/MIT의 독성평가는 1998년 미국 환경보호국 (EPA)에서 이루어졌으며, 이 보고서에도 CMIT/MIT의 흡입독성이 있다고 밝히고 있을 정도로 널리 알려진 사실이기 때문. 그럼에도 환경부는 가습기 살균제 사고가 발생한 2012년에야 CMIT/MIT를 유독물로 지정했다.

심 의원은 “SK화학 등이 미국 환경보호국의 자료를 몰랐을 리 없다”며 “향후 SK케미컬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태그

가습기 살균제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김용욱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