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반하장, 성폭력 2차 가해자...피해자 '명예훼손' 고소

통합진보당 이00, 충남대련 김00 성폭력사건 공대위, 규탄 나서

통합진보당 이00 성폭력사건, 충남대련 김00 성폭력사건의 ‘2차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이 성폭력 피해자와 피해자 지지를 위해 꾸려진 대책위원회 일부 관계자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는 일이 벌어져 논란이 되고 있다.

‘통합진보당 이00 / 충남대련 김00 성폭력사건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18일 오전 11시 민주노총 충남지역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폭력 피해자가 “역고소 당했다”며 이를 규탄하고 나섰다.

공대위는 이를 두고 “전 사회적인 합의를 이루어낸 피해자 중심주의와 2차가해에 대한 심각한 훼손과 희화화가 성폭력 피해자와 지원자들에 대한 명예훼손 역고소라는 가장 폭력적인 모습으로 자행되고 있다”고 규정했다.

[출처: 백승호 현장기자]

공대위에 의하면 통합진보당 이00 성폭력사건의 2차가해자 A 씨는 지난 6월 25일 이 사건의 피해자를 명예훼손으로 경찰에 고소했다.

또한 두 개 사건의 2차가해자 중 5명이 지난 7월 2일 최만정 민주노총 충남본부장(공대위 공동대표)과 오은희 민주노총 충남본부 교육부장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데 이어 2차가해자 중 2명이 구재보 민주노총 충남본부 조직부장을 명예훼손으로 7월 5일 고소했다.

통합진보당 충남도당은 두 개 성폭력사건의 2차가해자 9명이 피해자들에게 제 2의 피해를 줬다는 것을 인정해 올해 5, 6월 징계한 바 있다. 또한 성폭력 가해자 이 모 씨, 김 모 씨의 가해 사실을 확인하고 올해 5월 2일, 22일 각각 제명 조치했다.

가해자와 2차가해자는 모두 통합진보당 소속으로, 피해자들은 가해자들에 대한 ‘합당한 징계’를 요구하며 통합진보당 충남도당에 제소한 바 있다.

하지만 2차가해자들은 ‘성폭력 2차가해 규정 악용’으로 자신들이 피해를 입었다며 ‘또 다른 피해자 모임’을 구성했다. 지난 6월 17일부터 민주노총 충남본부 앞에서 1인시위 및 천막농성을 벌이는 등 사실상 가해 행위를 부정하고 있다.

공대위는 ‘또 다른 피해자 모임’이 구성된 배경에 대해 “지난 5월 15일 지역 민중진보진영 연대체 충남 민중의 힘 집행위원회 회의에 2차가해자들의 실명을 명기해 활동자제를 권고해달라는 공대위의 입장을 전달하자, 2차가해자들이 자신들의 명예와 인권이 침해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충남대련 김00 성폭력사건의 피해자 대리인 이연재 씨는 “가해자가 사건을 해결하겠다고 분명히 말했으면서도 1년 넘게 사건을 끌고 있다. 2차가해자들은 천막농성까지 벌이고 있다”며 “피해자는 지지 문자 하나에 힘을 얻으며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 피해자는 예전에는 눈물을 흘렸지만 이제는 분노하고 있다”고 전했다.

통합진보당 이00 성폭력사건의 피해자 대리인 정재현 씨는 “피해자는 상처 난 마음을 극복하고 하루하루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대리인으로서 사건 해결은 고사하고 보듬어 줄 수조차 없는 것 같아 나 역시 부족함을 느끼며 하루하루 살아간다”고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피해자는 가해자들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며 “피해자는 신뢰했던 선후배 관계였던 가해자들을 믿었다. 하지만 가해자는 경찰 수사 대질심리에서 가해 사실을 부정했고, 2차가해자들은 천막농성을 하며 끊임없이 폭력을 자행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공대위는 기자회견에서 “2차가해자들은 사건의 본질에 대해서는 침묵한 채 통합진보당의 성폭력조사위에 단 한 차례도 응하지 않았고, 징계 결정이 날 때까지 활동을 자중해 달라는 공대위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더욱 집단적으로 활발히 활동해 피해자를 위축시키고, 지역사회의 공분을 샀다”고 비판했다.

이어 “두 사건의 2차가해자 전원은 통합진보당 충남도당의 징계결정이 확정된 후 집단 탈당해 공조직의 징계를 사실상 무력화시켰고, 피해자의 동의 없이 사건을 공개화해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등 계속적인 2차피해를 양산했다”고 주장했다.

공대위는 “피해자에게 단 한 차례의 도의적 사과도 없이 적반하장으로 피해자를 역고소하고, 피해자를 심리적으로 위축시키는 가해자들의 후안무치한 행태를 규탄한다”며 “이번 사건들을 공개하고, 반성폭력에 동의하는 지역 및 전국의 모든 단체들과 함께 공대위를 확대하는 등 단호하게 싸워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성폭력사건 피해자의 역고소를 규탄하는 기자회견과 '또 다른 피해자의 모임'의 천막농성(오른쪽)이 민주노총 충남본부 앞에서 같이 진행되고 있다 [출처: 백승호 현장기자]

한편 통합진보당 이00 성폭력사건은 2012년 10월 23일 발생했고, 충남대련 김00 성폭력사건은 2011년 7월 25일과 2012년 8월 30일 두 차례에 걸쳐 발생했다.

성폭력사건 가해자 이 씨와 피해자는 2012년 4월 총선 선거운동을 통해 알게 됐고, 이 씨는 같은 해 10월 피해자를 자택에서 강간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건은 지난 5월 아산경찰서에 고소장이 접수돼 경찰이 수사 중이다.

또한 성폭력사건 가해자 김 씨는 2011년 7월 25일 농활 뒤풀이 장소에서 피해자를 강간하려다 미수에 그쳤고, 2012년 8월 30일 동아리 개강총회 이후 2차 성폭력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건은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상황이다.

공대위는 성폭력사건 피해자 및 대리인들과 민주노총 충남본부, 전농 충남도연맹, 진보신당 충남도당, 천안여성회, 충남성폭력상담소, 충남노동인권센터, 충남노동전선, 충남사노위 등이 올해 5월 구성했다. (기사제휴=미디어충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