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공공부문 정규직화, 알고 보니 ‘집단해고’로 뒤통수

서울시립대 청소노동자 40% 해고위기...노조탄압까지 나섰나

서울시가 선도적으로 시행한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집단해고’라는 역풍으로 몰려오고 있다. 서울시가 청소노동자의 정년을 65세로 설정하면서 다수의 고 연령 청소노동자가 해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서울시가 정년연장을 요구하는 노동자들을 상대로 노조탄압에 나섰다는 목소리도 높다. 노조에서는 ‘민간부문보다 더 한 노조탄압’이라는 말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그간의 정부정책과 비교했을 때 ‘진일보’했다는 평가를 받아온 서울시의 비정규직대책이 근로조건에 있어서는 ‘후퇴’의 결과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출처: 참세상 자료사진]

‘직접고용’ 전환하면 뭐하나...서울시립대 청소노동자 40% 집단해고 위기

올 3월, 서울시의 비정규직 대책으로 서울시립대 청소노동자 63명이 직접고용으로 전환됐다. 시립대 청소업무가 외주화된 지 12년 만의 일이었다. 그동안 용역업체가 떼어갔던 ‘관리비’ 등의 명목이 사라지면서, 노동자들의 임금도 일부 인상됐다.

하지만 여러 전향적인 조치들이 무색하게, 곧바로 ‘고용불안’이라는 난제가 따라붙었다. 서울시가 통상 70세 이상까지 일하는 고령의 청소노동자들에게 ‘정년 65세’ 기준을 적용한 까닭이었다. 이로써 서울시립대 청소노동자 중 40%는 내년 12월 말로 집단해고 당할 위기에 놓이게 됐다.

장성기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사무국장은 6일 오후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서울시립대 청소노동자 고용보장 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에서 “서울시가 일방적으로 비정규직 대책을 발표하면서, 오히려 근로조건의 후퇴와 저하가 예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만약 용역업체에 소속돼 있었으면 70세까지 일할 수 있었던 노동자들도 서울시의 ‘직접고용’으로 인해 해고위협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경희대, 고려대, 연세대, 이화여대, 인덕대, 한국예술종합학교, 홍익대 등은 단체협약을 통해 청소노동자의 정년을 만 70세로 보장했다. 부산대학교의 경우 노동자들을 ‘직접고용’으로 전환하면서도 정년을 만 72세로 보장하고 있다.

노조 측은 정년을 70세까지 보장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서울시는 방침을 변경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현행 청소근로자의 통상 정년이 65세인 점과 고용보험 가입연령이 65세 이하인 점, 그리고 연금수령시점이 만 60세인 점 등을 고려한 종합적인 결과라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노조는 ‘현실을 외면한 조치’라며 반발하고 있다. 장성기 사무국장은 “고용보험 가입연령을 이유로 정년을 단축하는 것은 ‘사회보험도 적용 안 되는 일자리도 보장 못한다’는 것으로, 고령노동자의 생존권을 앗아가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특히 해고 후 노동자들이 받는 연금은 고작 십 만 원 남짓한 금액이어서 생계조차 위협 당할 가능성도 있다.

장 사무국장은 “내년 말 해고될 노동자 23명 중 8명은 연금수령액이 전무하고, 공무원과 청원경찰직을 지낸 2명을 제외하면 월평균 13만6,714원의 연금액이 전부”라며 “13만 원의 연금액 때문에 일자리에서 쫓겨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서울시, 노조탄압까지 나서나...“서울시가 창조컨설팅처럼 파업유도”

심지어 서울시가 시립대 청소노동자들을 상대로 노조탄압에 나섰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서울시립대가 단체교섭 해태, 노조활동으로 인한 임금삭감, 홍보활동 차단 등 기본적인 노조활동을 보장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노조에 따르면, 학교 측은 지난 7월 시립대분회 간부 2명에 대해 ‘외부 집회’에 참가했다며 문자로 임금삭감을 통보했다. 학교가 노조사무실을 잇달아 폐쇄하면서 노조는 5번에 걸쳐 노조사무실을 옮겨 다녀야 했다. 또한 장성기 사무국장은 “최근 서울시에서 보낸 노무사가 서울시립대의 교섭대표로 나와 지난 3개월간 노사 교섭대표가 서명한 단체교섭 회의록마저 전면 부인하며 교섭이 교착상태에 빠졌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서울시는 적극적으로 노동조합의 단체교섭을 지배개입하며 악덕 원청 사용자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며 “그동안 일어났던 노조파괴가 노사 논의를 무시하는 것에서 시작해 왔던 것처럼, 서울시도 창조컨설팅처럼 파업을 유도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측의 중재에 나선 박운기 서울시의원 역시 “문제를 같이 해결하는 과정에서 서울시가 노조사무실을 없애는 등 노조탄압을 하고 있다는 연락을 받고 나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였다”며 “서울시가 노무사를 써가면서 단협을 진행하는 게 이해가가지 않으며, 앞으로는 단협 과정에서 이런 노동탄압 행위들이 없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수덕 서울시 일자리정책과 팀장은 이 자리에서 “정년이 65세든 70세든 혜택을 받지 못하는 분들은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으며, 공공부문 정규직은 불가피하게 정년을 결정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노조탄압 의혹과 관련해서는 “일자리정책과가 창조컨설팅처럼 시립대분회를 방해하는 조직은 절대 아니다”라며 “오히려 내부적으로 일자리정책과가 너무 현장근로자 입장에 가 있지 않나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라고 밝혔다. 이어서 “이번 시립대 문제를 계기로 정년문제가 어렵다는 것을 깨닫고 있으며,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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