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앞에서 작아지는 경찰...정몽원 회장 배임 조사 미적?

회사는 노조 측에 ‘격려금’ 내걸고 ‘고소 취하’ 회유

배임죄로 고소당한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에 대한 경찰 조사가 더뎌지고 있다. 8월 말, 경찰은 정 회장을 소환해 조사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재까지 정 회장의 경찰 출두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 [출처: 한라그룹 홈페이지]

정 회장의 배임 수사는 ‘청문회 스타’로 떠오른 권은희 송파경찰서 수사과장이 진두지휘하고 있어 진작부터 많은 기대를 모았다. 지난 8월 말까지만 해도 경찰은 정 회장을 소환 조사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으며, 당시 송파서 관계자는 “정몽원 회장은 이번 주나 다음 주에 출두할 것 같지만, 다음 주일 가능성이 더 높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2주가 넘도록 정 회장의 소환조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측은 정 회장에 대한 소환조사가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회사 측도 정 회장의 경찰 소환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송파서 담당 형사는 정 회장의 소환 여부에 대해 “아무것도 알려줄 수 없다”고 입을 다문 상태다.

지난 달 말, 경찰은 이미 관련 참고인 4명에 대한 조사를 끝낸 상황이라 유독 정몽원 회장에 대한 소환조사만 늦어지고 있는 셈이다.

거기다 회사는 노조 측에 고소 취하를 요구하며 압박에 나선 상황이다. 회사는 올해 임금협상 실무교섭에서 작년부터 현재까지 제기된 일체의 진정, 고소/고발, 민사신청, 소송을 취하할 경우, 지금까지 제2노조와 차별 지급한 격려금 일부 등을 만도지부에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한라건설 유상증자와 관련한 정몽원 회장 및 마이스터 대표이사에 대한 배임 고소뿐 아니라, 노조가 이명박 전 대통령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건 등도 포함돼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노사 쌍방 간에 제기된 부당노동행위, 손해배상, 업무방해 등에 대해 ‘법대로 하겠다’는 원칙을 고수해온 회사로서는 전격적으로 입장을 선회한 셈이다.

이에 대해 노조 관계자는 “노조가 고소를 취하해도 경찰은 계속 수사를 하겠지만, 회사는 노사가 원만히 합의한 것을 가지고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을 내리기를 기대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회사는 노조가 고소를 취하할 경우, 검찰을 움직여 불기소 처분을 받아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듯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회사가 여전히 3명의 해고자 복직을 받아들이지 않으며 노조 활동을 제약하고 있어 노사 간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결국 노사는 11일 고소고발 취하와 해고자 문제를 합의하지 못한 채, 임금 인상과 성과급 등 일부에 대해서만 잠정합의를 도출했다.

한편 지난해 4월, 만도, 마이스터 등의 한라그룹 계열사와 정몽원 회장은 3,435억 규모의 한라건설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상호출자제한으로 만도가 한라건설에 직접 지원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만도가 현금 유동성이 없는 마이스터에게 현금 지원(3천 786억 원)을 하고 마이스터가 한라건설에 출자(3천 385억 원)를 하는 ‘순환출자’ 방식을 택한 셈이었다. 마이스터는 유상증자 때 대부분(3천 164억 원)을 의결권이 없는 전환우선주로 매입했다.

이후 금속노조 만도지부는 정 회장이 순환출자 구조로 만도의 자금을 한라건설에 부당지원했다며, 지난 5월 정 회장과 박윤수 마이스터 대표이사를 배임죄로 고소했다. 이에 만도 회사측 관계자는 “(만도가 마이스터에 출자한 것은) 회사가 결정한 것”이라며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은 만도 대표이사도 아니어서, 이 부분은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과는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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