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통상임금 소송 인원 늘자 ‘차단’ 나서

‘명예훼손’으로 고소, 3년 만에 복직한 노동자는 ‘출근정지’

한국타이어 회사를 상대로 통상임금 소송을 제기한 노동자들이 ‘명예훼손’으로 경찰에 고소되거나 징계를 받아 논란이 되고 있다. 통상임금 소송을 제기하는 노동자 수가 점차 늘자 회사가 긴장해 ‘노동자 탄압’이라는 무리수를 뒀다는 지적이다.

특히 ‘부당해고’로 3년 4개월간의 법적 공방 끝에 승소해 복직한 정승기 씨는 통상임금 관련 활동 등으로 회사로부터 지난 9월 6일 ‘출근정지명령서’를 받고, 11일 징계위원회에 회부됐다. 정 씨는 복직 2개월 만에 9월 7일부터 또 출근하지 못하는 신세가 됐다.

한국타이어 노동자들은 지난 3월, 6월 두 차례에 걸쳐 총 140여명이 정기상여금과 근속수당, 교대수당, 휴가비 등이 통상임금에 포함되어야 한다며 대전지법에 소송을 제기했다.

한국타이어 노동자 A씨는 “1차 통상임금 소송을 할 때 회사가 가만있더니, 노동자들이 단결해 2차로 소송을 제기하자 회유와 협박을 하기 시작했다. 일부 노동자가 어쩔 수 없이 소송을 포기해 현재 130여명이 소송을 이어가고 있다”며 “통상임금 소송을 무력화하기 위해 현장 탄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동자들이 7월부터 공장 밖에서 통상임금 관련 선전물을 배포하기 시작하면서 회사의 탄압도 본격화됐다.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금산공장, 연구소 등에서 일하는 노동자 7명이 ‘명예훼손’으로 경찰에 고소당했다. 선전물에는 ‘체불임금이 임단협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 ‘사측이 노동자들을 상대로 통상임금 소송을 취하하도록 강요했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회사는 이 같은 내용이 ‘허위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회사는 선전물을 배포한 노동자 10여명이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며 8월 초 징계위원회를 열고 ‘경고’ 등으로 징계했다. 노동자들이 선전물을 돌렸던 지난 7월 17일, 회사가 선전물 배포자 실명을 적어 ‘법적 대응, 엄중문책’ 내용의 대자보를 공장 곳곳에 부착했다고 A씨는 전했다. 노동자들은 징계에 불복해 재심을 청구했다.

A씨는 “나는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했는지 몰랐는데, 경찰에서 전화 와서 알았다. 7명 중 1명만 회사로부터 고소 사실을 알리는 전화를 받았다. 황당하다”며 “경찰도 이런 사안에 대해 고소하는 일은 흔하지 않다고 말했다”고 토로했다.

A씨는 이어 “회사는 그동안 교대수당과 근속수당을 주지 않았다. 근로기준법을 어겼기 때문에 체불임금이다”며 “한국노총 소속 한국타이어노조가 올해 1월 임단협 협상에서 앞으로 이 같은 수당을 주기로 합의했지만, 통상임금 소송자에 대해서는 소급해서 주지 않겠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통상임금 소송 취하 강요’ 부분에 대해 정승기 씨는 “회사는 통상임금 소송을 취하하라고 회유하고, 압박했다”며 “우리는 증거를 가지고 있다. 명예훼손은 어불성설이다”고 주장했다.

한편, 회사는 지난 6일 오후 퇴근시간을 30분가량 앞두고 출근정지명령서와 징계위원회 회부이유서가 담긴 출석통보서를 정승기 씨에게 줬다.

정 씨는 “회사는 이미 법원에서 부당해고로 판단된 5가지 이유를 다시 징계 이유로 넣었다”며 “그리고 통상임금 소송 관련 선전물을 7월에 3차례 배포했다는 것과 지난 1월 출간된 <대한민국 나쁜 기업 보고서>에 내가 회사의 명예를 손상시키는 내용을 인터뷰 했다는 것 2가지 등 총 7가지를 징계위 회부 이유로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퇴근 30분 전에 출근정지 명령을 해 동료들과 인사도 제대로 나누지 못하고 쫓기듯 나왔다”면서 “통상임금은 이미 대법원 판례가 있다. 회사가 나를 해고 시킨 것도 이미 대법원에서 부당해고로 결정했다. 회사의 처사는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정 씨는 ‘한국타이어 집단 돌연사 사건’ 당시 언론 등에 회사를 공개 비판했다는 이유로 지난 2010년 3월 면직 처분됐다. 대법원이 최종 ‘부당해고’로 판결하면서 정 씨는 지난 7월 10일 해고 직전 일하던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대전물류센터로 복직했다.(기사제휴=미디어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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