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무원, 선거운동 지지 ‘좋아요’...한국에서는 ‘구속돼요’

미국, 선거시기 공무원의 페이스북 ‘좋아요’, 헌법 보장 표현의 자유

미국 법원이 선거시기 공무원의 정치적 의사표현의 자유가 보호돼야 한다고 판결해 정반대에 있는 한국 현실에서 이 문제가 다시 조명되고 있다.

최근 미국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버지니아 리치먼드에 있는 미국연방항소법원은 지난 18일 수정헌법 제1조에 따라 선거시기 페이스북의 ‘좋아요’ 클릭이 공무원의 정치적 의사 표현의 자유로 보호된다고 판결했다.

2011년 버지니아주 햄프턴 보안관실에서 근무했던 다니엘 카터 등 4명의 보안관보와 다른 2명은, 햄프턴 보안관 B.J. 로버츠가 2009년 재선 후, 그의 경쟁자 짐 아담스 페이스북 페이지 ‘좋아요’ 버튼을 클릭했기 때문에 자신들을 해고했다고 주장, 부당해고 소송을 냈었다.

지난 4월 1심에서 본 소송에 대해 노포크 연방지방법원 레이먼드 잭슨 판사는 “공무원도 공공의 이해에 대해 시민으로서 표현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좋아요’ 클릭은 “표현의 자유로 헌법이 보호하기에는 불충분한 의사표현”이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항소법원은 “선거후보자 페이지에 대한 ‘좋아요’ 클릭은, 연방대법원이 실질적 표현에 해당한다고 판결한 바 있는, 정치적 기호를 인터넷 첫 페이지에 게시하는 것과 동등한 사항이다”라며 헌법의 표현의 자유에 보호되는 의사표현 행위라고 밝혔다.

한국 공무원의 정치표현의 자유는 철저히 억압

[출처: 참세상 자료사진]

선거시기 공무원의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미국에서는 페이스북의 ‘좋아요’ 클릭 행위도 선거에 대한 지지로 판단돼 이를 보장한 반면, 한국에서는 이와 정반대의 현실에 처해 있다.

만약 미국 법원의 1심 판결대로라면 한국에서 공무원은 무죄가 되고, 항소심 법원의 판결에 따라 ‘좋아요’가 정치적 표현이라고 봤다면 유죄로 인정돼 구속되고 해고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오성희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국제부장은 “한국에 비하면 굉장히 이례적이다”라며 공무원 의사표현의 자유를 철저히 억압하는 한국의 현실을 지적했다.

실제로 한국에서 공무원들의 정치 표현의 자유는 엄격하게 제한되고 있으며 정부는 형사고발을 포함, 매년 중징계 조치를 취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2009년 7월 당시 행정안전부는 시국대회 참가를 이유로 공무원 105명에 대한 징계를 청구, 43명이 파면, 해임, 강등, 정직 등 중징계를 내렸다. 2011년에는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의 비민주적인 운영을 비판한 계약직 공무원을 계약해지했으며, 이에 1인 시위로 항의한 11명에 대해서도 정직, 감봉 징계했다. 같은 해 7월에는 충북의 한 공무원이 자신의 블로그에 정치적인 글을 올렸다는 이유로 압수수색을 받기도 했다.

오성희 국제부장은 “한국에서는 헌법 7조에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이라는 표현이 들어있는데, 정부는 이를 악용, 공무원들이 정치적 의사표현을 제한하고 있다”고 꼬집는다. 애초 이 조항은 이승만 정권 당시 3.15 부정선거 후 공무원을 동원해 정권을 유지한 데에 따라 집권세력으로 공무원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조항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이 한 마디로 공무원의 정치적 표현을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다. 특히 정부는 국가공무원법, 공무원노조법, 별도의 복무규정을 통해 공무원 개인과 노동조합의 표현의 자유까지 손쉽게 제한한다. 이명박 정부는 임기 초 촛불시위에서 공무원들에게 일체 함구령을 내리기도 했다.

오 부장은 “공무원도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표현할 수 있어야 하고 이것이 보장될 때 민주사회도 가능하다”고 말한다. 그는 또, “정부가 공직 사회 개혁을 말하는데, 문제가 있으면 있다고 얘기할 수 있어야 하고 그래야 바뀔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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