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직교사들, 노동부 통첩에 “2번 죽이나”

“부당 해직시키고 전교조에서도 나가라니…”

이명박 정부에 이어 박근혜 정부도 해직 교사들을 막다른 골목으로 몰고 있다. 지난 2010년과 2012년에 이어 박 대통령이 취임한 지 7개월여 만인 지난 23일 또 다시 전교조에 해직교사를 조합원에서 배제시키라고 압력을 행사했다.

이전 정부가 사립학교(사학) 민주화 요구, 통일교육 등을 했다는 이유로 학교에서 쫓아내더니 이제는 이들을 전교조에서도 쫓아내려는 것이다.

9월 26일 현재 해직된 전교조 교사는 모두 21명. 이 가운데 57.1%인 12명이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지난 2008년 2월 이후 학교에서 쫓겨났다. 사학 민주화 투쟁과 통일교육을 위해 노력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해직만의 문제 아닌 노조 자주성 지키는 문제”

초·중등교육법상으로 이들은 교사가 아니지만 전교조는 해직 교사를 여전히 조합원으로 인정하고 있다. 전교조 규약 부칙 5조(해고조합원의 조합원 자격)에서 부당하게 해고된 조합원은 조합원 자격을 유지한다고 규정했다.

그런데 이것이 교원노조법에 어긋나니 해직된 교사가 조합원 신분으로 활동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게 시정요구를 한 노동부의 주장이다. 이명박 정부 때는 일제고사 반대와 시국선언으로 대량 해직을 시켜놓고 곧바로 시정명령을 내린 바 있다.

해직교사들은 “참교육 활동을 했다고 일방적으로 해직시킨 정부가 전교조 조합원 자격까지 거론하는 것은 두 번 죽이려는 것”라고 입을 모았다.

통일학교 관련해 지난 2009년 해직된 부산의 한경숙 교사는 “해직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해직자 인정 여부 등에 노조의 자주성을 정권이 침해하고 간섭하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한 교사는 “노조의 자주성을 지키냐, 지키지 않느냐의 문제로 전교조 활동 자체를 겨누고 있다”며 “나아가 전교조로 시작해서 철도민영화 투쟁 등 진보진영에게 칼날을 이어갈 것이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한 교사는 “일시적인 어려움이 있더라고 지난한 역사를 견뎌온 조직으로 전교조의 활동을 이어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한 교사는 지난 해 12월 전교조 선거에 출마해 전교조 부산지부 수석부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노동부는 이번 시정요구에서 선출직인 해직교사까지 조합원에서 배제하라고 했다.

사학(인천외고) 민주화 투쟁으로 2004년 해직돼 아직까지 학교로 돌아가지 못한 박춘배 교사는 “참교육을 실천하다가 부당하게 해고돼 학교 밖으로 밀려나 있다. 그런데 정부가 전교조에서도 나가라고 하다니, 참”라며 “생계유지 등으로 지원을 받는 상황에서 노조에서 충분한 역할을 해야 한다. 법적 정당성도 없는 시행령으로 탄압하는 것은 노조에 갈등을 일으키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전교조가 더 단단해 지는 계기가 됐으면...”

역시 사학 민주화 투쟁으로 해직된 이을재 교사는 “박근혜 정부가 이명박 정부에 이어 사회의 잘못된 부분을 비판하는 세력을 말살시키기 위한 시도다. 자기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말도 안 되는 일을 벌이고 있다”고 비판하며 “일시적인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는데 우리의 정당성을 확인하고 잘 단결해서 의연하게 대처하자”고 말했다.

또 다른 해직 교사는 노동부의 행태가 “말이 안 된다”고 단언했다. 이 교사는 “해고자를 조합원으로 인정할지 여부는 우리가 결정할 일로 노동부가 관여할 일이 아니다”라며 “국정원이 민주주의를 훼손한 사안과 교과서 문제 등의 국면을 전환하려는 생각이 참 불쾌하다. 내년 교육자치 선거도 염두한 것 같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교사는 “이번 일로 전교조가 해 온 활동을 알면서 다시 단단해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성태 한양대 법학전문대학교원 교수는 “산별 노조에 해당하는 노조에 해직자를 조합원 자격으로 인정하지 말라는 시정요구는 맞지 않다”며 “노조법 시행령의 근거조항도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내용이다. 국제기준에 맞게 노조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기사제휴=교육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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