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공단 노조 통합...내부 갈등 번지나

내부 반발, ‘법적 조치’도 고려...‘통합’하려다 ‘내분’생겨

건강보험공단 내에 두 개의 노조가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해 통합을 결의했다. 이로써 13년간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으로 나뉘어 활동했던 두 노조는 내년 10월 초 1만여 명에 달하는 거대 단일노조로 통합될 예정이다.

하지만 통합 과정을 둘러싼 내부 갈등이 해소되지 않아, 이후 본격적으로 진행 될 통합논의에 상당한 진통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통합 절차를 문제 삼아 왔던 일부 간부 및 조합원들은 통합 무효화를 위한 법적 조치도 염두에 두고 있어, 자칫하다가는 ‘통합’추진이 노조 분열로 이어질 우려도 다분한 상황이다.

앞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소속의 전국사회보험지부(사보지부)와 한국노총 공공연맹 국민건강보험공단직장노조(직장노조)는 지난달 5일부터 이달 1일까지 노조 통합을 놓고 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그 결과 사보지부는 전체 조합원 6,292명 중 5,795명이 투표해, 총 4,216명(72.72%)이 통합에 찬성했다. 직장노조는 전체 조합원 3,397명 중 3,113명이 투표에 참여했으며, 2.127명(68.31%)이 찬성표를 던졌다. 두 노조 모두 ‘찬성’의견이 2/3를 넘어, 통합안은 최종 가결됐다.

통합을 결의한 두 노조는 내년 10월 1일 단일노조로 출범한다. 약 1년의 준비기간에는 규약소위를 구성해 통합 규약과 규정, 규칙 등 제반 사항을 논의해 나갈 예정이다. 이후 두 노조는 내년 9월 30일까지 각각의 상급단체를 탈퇴하게 된다.

하지만 통합 과정과 상급단체 탈퇴 여부를 둘러싼 내부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라, 이후 통합 논의 역시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실제로 그동안 통합 과정상의 문제를 제기 해 왔던 일부 지회장 및 조합원들은 통합 무효화를 위한 본격적인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한 지역지회의 A지회장은 “총회에서 지부해산이라는 안건으로 찬반투표하는 것은 법적으로 성립하지 않기 때문에, 총회 무효소송은 당연한 수순”이라며 “민주노총 탈퇴를 반대하고, 공공운수노조 사회보험지부에 남아 있고 싶어 하는 조합원들을 위해서라도 총회 무효 소송은 미룰 수 없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지부 ‘해산’이냐, 상급단체 ‘탈퇴’냐를 놓고도 법적 다툼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 현재 사보지부는 상급단체 ‘탈퇴’가 아닌 지부 규약에 따른 ‘해산’으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의 법원 판결을 보면, 산별노조의 경우 기업별노조로의 집단적 조직형태 변경은 불가능하다. 법원은 발레오만도 등의 사례에서도 ‘기업별 노조로 조직형태를 변경한 총회 결의는 무효’라고 판시한 바 있다.

지회장 A씨는 “지부해산과 기업별노조로의 조직형태변경이 정당하다는 법적 판결은 단 한 건도 없었고, 민주노총과 공공운수노조 법률원, 법무법인 등의 자문 결과도 이와 같지만 지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며 “사회보험지부의 자산이나 단체협약 승계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소송을 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현재 지회장 중 절반 정도가 노조 지도부의 통합 과정에 반대를 하고 있다”며 “이후에도 논란이 증폭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만약 내부 논란이 지속될 경우 ‘통합’과정이 자칫 ‘내분’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현재 통합에 반대하는 간부 및 조합원들은 오는 4일 본격적인 대응 논의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조합원 B씨는 “이번 통합과정에서는 민주노조 기풍을 지키기 위한 절차가 수반되지 않아, 지금껏 쌓아왔던 투쟁의 전통들이 무너질 우려가 있다”며 “올 연말 집행부 선거를 앞두고 있고, 여러 변수가 나올 수 있어 이에 대한 대응 방법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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