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조합원, ‘대걸레 막대’로 폭행당해

영등포센터 사후 조치 없어...“노조 혐오감 표출된 백색테러”

삼성전자서비스센터 협력사 관리자가 대걸레 막대로 추정되는 흉기를 휘둘러 전국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조합원을 폭행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비조합원인 가해자와 조합원인 피해자가 함께 근무하고 있는 삼성전자서비스 서울 영등포센터 측은 ‘쌍방의 합의’를 이유로 피해자 보호나 가해자 징계 등 아무런 사후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취재 결과 밝혀졌다.

특히 사건 발생 불과 20여일 전 영등포센터 측이 노조 조합원을 상대로 불이익을 준 일도 드러나 노조 활동에 대한 관리·통제 과정 중에 폭행사건이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비조합원인 상급자가 상사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부하 직원인 노조 조합원을 ‘백색테러’한 사건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비조합원 상급자가 노조 조합원 폭행
가해자 ‘집단·흉기 등 상해’ 혐의...피해자 입원 치료 중


피해자 박 모(41세) 씨는 9월 23일 오전 8시경 영등포센터 내 3층 사무실에서 가해자 박 모 씨에게 대걸레 막대로 추정되는 흉기로 머리 뒷부분과 팔 등을 급작스럽게 가격 당했다. 폭행 이후 정신을 차리지 못했던 피해자는 주변 동료들이 말리는 틈을 이용해 경찰에 바로 신고했다.

경찰이 출동하면서 피해자는 병원으로 이송됐고, 가해자는 영등포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은 이후 현재 현장으로 복귀해 근무를 하고 있다. 경찰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집단·흉기 등 상해) 혐의로 가해자를 불구속 입건했다.

목격자 동료 진술에 의하면 가해자는 흉기를 미리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박 씨는 “가해자가 회사 주차장에서 테이프로 묶인 막대 2개를 꺼내 테이프를 뜯어내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면서 “나중에 경찰이 확보한 CCTV를 봤는데, 가해자는 (주차장에서) 올라오자마자 말 한 마디도 하지 않고 바로 나의 후두부를 내리쳤다”고 말했다.

뇌진탕, 팔 골절 등의 진단 등을 받은 피해자는 현재 12일째 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이다. 병원 측은 뇌진탕 후유증,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등을 염려하고 있다. 피해자는 “머리가 어지러운 증상은 완화됐지만 머리 아래로 통증이 점점 내려오고 있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일방적 인사이동으로 조합원 불이익 받아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이번 폭행사건이 ‘단순한 개인적인 일’로 치부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지회에 의하면 협력사인 영등포센터 측은 7월 삼성전자서비스지회가 결성된 이후인 9월 초, 일방적으로 인사 이동을 단행했다.

일반 회사에서 ‘조장’, ‘과장’ 등의 직책과 비슷한 개념인 ‘셀장(한 셀에 13~15명의 직원이 속하며, 보통 한 회사에 3~5개의 셀이 있다)’의 직급으로 일했던 조합원들이 ‘셀원’으로 대거 강등됐다. 대신 비조합원들이 셀장으로 승진해 영등포센터의 관리자가 됐다. 폭행사건의 가해자와 피해자도 이와 같은 경우다. 누적된 갈등은 업무 갈등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피해자는 “셀장의 경우 20만 원가량의 직급수당을 받으며 셀원들의 근무 스케줄을 조정하거나 대표로서 협력사 사장과 함께 회의를 진행한다. 업무 특성을 고려했을 때, 일방적인 인사이동은 의심이 간다”며 “억울한 일이라 고용노동부에 문의했지만 회사 ‘인사권’에 해당하는 사안이라 별다른 방법이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9월 17일경 가해자와 업무갈등을 겪었다. 하지만 개인적인 갈등은 근본적인 문제가 아니다”면서 “가해자와 나는 5~6년가량 한 솥밥 먹은 사이다. 그런데 나는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있다”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위영일 삼성전자서비스지회장은 “비조합원을 셀장으로 앉히는 일방적인 인사이동을 통한 조합원에 대한 불이익은 원청인 삼성전자서비스가 9월 30일 발표한 ‘협력사 상생 지원방안’이 허구일 뿐만 아니라 현실에서 전혀 적용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영등포센터 “쌍방간 합의 문제...가해자 징계 없어”
“단순한 업무 갈등 아닌 노조 거부감과 혐오감 표출 사건”


폭행사건 발생 이후 영등포센터 측의 행동도 도마 위에 올랐다. 지회에 의하면 영등포센터 사장은 사건 발생 당일 피해자가 입원한 병원이 아닌 가해자가 있는 경찰서를 바로 찾았다. 가해자가 현장 근무를 하고 있는 등 현재까지 별다른 사후 조치가 없는 상황이다.

영등포센터 관계자는 미디어충청과의 전화통화에서 “쌍방 간에 합의를 하지 않고 있는데, 서로 합의할 문제이지 회사가 나설 문제가 아니다”면서 “이번 사건에 대한 사후 처리나 징계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입원 치료 중인 피해자는 현장 복귀를 두려워하고 있는 실정이다. 협력사 사장에게 전화해 진행 경과를 묻고 따지자 ‘전화로 얘기할 사항이 아니니 퇴원하고 나와서 얘기하라’는 답변만 돌아왔다고 피해자는 전했다.

위영일 지회장은 “폭행사건이 일어나면 피해자를 먼저 찾아가는 게 인지상정인데, 협력사 사장은 가해자를 찾아 경찰서로 갔다”면서 “또한 폭행사건으로 난리가 났는데, 협력사 사장은 나타나지 않았다. 경찰이 사건해결에 나서자 그때서야 경찰서를 찾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보통의 경우 폭행사건이 발생하면 사측이 징계위원회를 소집해 가해자를 징계하는데, 전혀 사후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면서 “일련의 흐름을 봤을 때 사측이 사실상 사건을 방조하고 묵인한 것인다”고 주장했다.

피해자는 “보복행위도 두렵고, 근무하러 가는 것 자체가 두렵다. 억울하다”며 “지금도 자다가 놀라거나 뭔가 움직이면 당황한다. 생명의 위협을 느낀 이런 일이 회사 내에서 발생했다는 게 섬뜩하다”고 말했다.

민변 권영국 변호사는 “사내에서 상사가 부하직원을 폭생한 사건이 징계 대상이 아니라는 사측의 주장은 어불성설이다. 사측이 비조합원인 셀장을 두둔하기 위한 명목에 불과하다”며 “이 같은 주장은 사측이 조합원을 견제·억압하기 위해 비조합원을 셀장으로 발령했다고 오히려 의심받을 것이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경찰이 집단·흉기 등 상해죄 혐의로 검찰에 사건을 송치했다. 도구를 이용한 폭행은 엄중하게 처리되고 있다”며 “이번 사건은 단순한 업무 갈등이 아니라 사측의 노조 거부감과 혐오감으로 표출된 사건이다”고 규정했다. (기사제휴=미디어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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