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은 전교조·공무원노조에 대한 탄압을 지시하는 고용노동부의 ‘윗선’을 밝혀내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은 줄곧 “지시는 없었다”며 의혹을 일축했으나,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야당 의원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윗선’에 대한 의혹은 차치하고서라도, 설립 신고 반려·취소 이유에 대한 방 장관의 논리는 실로 괴이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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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 ‘윗선’이 공무원노조 탄압 개입 했나
노조 대의원대회 ‘특별결의문’ 때문에 설립신고 반려?
지난 8월, 공무원노조와 노동부는 10차례의 실무협의 끝에 노조가 해고자와 관련한 규약을 일부 개정하는 것으로 설립신고 문제에 종지부를 찍기로 했다. 노조는 고용부의 협의에 따라 규약을 개정한 뒤 7월 22일 오후 고용노동부에 설립신고서를 제출했고, 노동부는 23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이 같은 사항을 보고했다.
또한 노동부는 24일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공무원노조 설립신고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25일 개최하겠다고 전달했다. 하지만 기자회견 2시간 전, 노동부는 갑자기 기자회견을 취소했고 다음달 2일 공무원노조 설립신고를 반려했다.
김경협 민주당 의원은 “내부적으로 설립신고증을 교부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23일 국무회의 때 이를 대통령에게 보고하기도 했다”며 “24일 기자회견을 예고할 때 까지만 해도 설립신고서를 교부하기로 했는데, 하루 만에 방침을 바꾼 이유는 뭐냐”며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방하남 장관은 “내부 방침이 바뀐 것이 아니다. 법적 요건을 충족하는지 심도 있게 검토하고 있었다”고 답했다.
하지만 방 장관은 국무회의 자리에서 “앞으로 전공노 합법화를 계기로 법을 지키며 합리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협의해 지속적으로 지도해 나가겠다”고 발언하며 사실상 설립신고서 교부를 확실시 했다. 노조와 지속적으로 실무협의를 해 왔던 김 모 노사관계과장 역시 막판까지 설립신고서 교부를 염두 해 두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그는 설립신고서 교부와 관련한 결정권자였다.
김중남 공무원노조 위원장은 “7월 24일 김 모 과장이 노조 정책실장과의 전화 통화에서 ‘곧 신고필증이 나갈 것이며, 기자들이 몰려갈 것이니 답변을 잘 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모 과장의 얘기는 달랐다. 그는 “그렇게 말 한 적 없다. 결론을 못 내리고 있니 25일까지 (신고필증 교부가)어렵겠다고 말했다”고 반박했다.
고용노동부의 방침이 하루아침 바뀐 것을 두고 야당 의원들은 줄곧 청와대의 외압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방 장관은 “외압은 있을 수도 없고 있지도 않았다”며 모든 의혹을 일축했다. 하지만 이후 방 장관이 설명하는 노조 설립신고서 반려 사유는 실로 기이한 것이었다. 방 장관은 서류상의 문제는 없었으나, 노조 대의원대회의 ‘특별결의문’ 등의 변수 때문에 신고를 반려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희 입장은 당시까지(국무회의 까지) 제출 된 서류상의 문제는 없었지만, 그 이후에 대의원대회에서 특별 결의문 등의 변수가 도출돼 내부적으로 면밀한 검토가 필요했다”고 밝혔다. 결의문을 본 결과, 노조가 이후에도 해직자의 조합원 자격을 인정할 것 같아 설립 신고를 반려했다는 설명이다.
노조 내부에서 통상적으로 채택하는 결의문 때문에 설립신고서를 반려했다는 것도 문제가 있지만, 무엇보다 이 같은 반려 사유가 노조 측에 전혀 고지가 되지 않은 것도 노동부의 설득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김중남 위원장은 “만약 노동부가 결의문을 문제 삼는다고 하면, 8월 2일 반려할 때 이유를 고지해야 하는데, 이 같은 이야기는 없었다”며 “노동부는 다만 규약 7조 2항이 해직자를 조합원으로 볼 수 있다는 가능성만으로 반려했다”고 지적했다.
‘횡설수설’하는 방하남 장관...전교조 ‘법외노조화’ 이유도 ‘해괴’
방 장관의 발언에 한명숙 민주당 의원은 “추하고 부끄럽다”며 일침을 가했다. 한 의원은 “궁색한 거짓말을 하면서까지 장관자리를 지켜야 겠나”며 “외압은 없다고 이야기 했지만 실제로 고용노동부 장관은 실권을 갖지 못한 채 책임장관의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고용노동부의 전교조 법외노조화 시도 역시 ‘전격적’으로 일어난 사건이었다. 방하남 장관은 지난 4월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앞으로 수차례 규약 시정 통보를 한 뒤, 이것이 지켜지지 않을 시 법적 지위 상실을 통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 건과 관련해 노조와 대화를 이어가고 있던 노동부는 지난 9월 23일, 전격적으로 노조 설립 취소를 예고하고 나섰다.
전교조 설립취소 최후통첩과 관련해, 방하남 장관은 두 가지 논리를 내세웠다. 하나는 해직자 신분을 보장하는 노조 규약 문제이고, 또 다른 하나는 9명의 해직자들이 노조 안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방 장관의 논리에 환노위 야당 의원들은 공분을 참지 못했다.
홍영표 민주당 의원은 “아무리 이야기를 들어도 해괴한 논리다”라며 “규약은 그렇다 치고, 만약 해고자들이 전교조 사무실에 채용돼 임금을 받으며 조합 활동을 하는 것도 안 되는 거냐”고 반박했다. 이에 방 장관은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요구했으며, 홍영표 의원은 “기가 막힌다. 이런 분이 어떻게 고용노동부 장관이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홍 의원은 “노조가 해고자를 사무원으로 채용하는 자주적 활동까지 시비를 걸자는 것”이라며 “국제 기준이건 뭐건, 꼼수를 부려 어떻게든 전교조와 공무원노조를 인정하지 않으려고 해괴한 논리를 갖다 대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장관이) 청와대에서 써 준 지침을 그대로 따르다보니 제대로 답변도 못하고 있다”고 질타하기도 했다.
이후 방 장관은 “(조합원의) 표결권이 없다면 노조에서 일 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고 뒷수습에 나섰지만 분위기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19일 째 단식농성을 이어오고 있는 김정훈 전교조 지부장은 “현행 노조법에는 설립활동 하는 노조 설립을 취소하는 근거가 없다”며 “노동부의 의지라기보다는 윗선의 정치적 고려와 의지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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