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의 굴레를 걷어내고 탄압에 저항할 것"

금융피해자 투쟁결의대회 "채무를 개인 책임으로 돌리는 금융과 정부 규탄"

  1121 금융피해자 행동의 날-금융피해자 투쟁 결의대회가 21일 늦은 4시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1121금융피해자 행동의 날 조직위원회(아래 조직위) 주최로 개최됐다.

올해 11월 21은 한국 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에서 구제금융을 받은 지 정확히 16년이 되는 날이다. 구제금융 이후 수많은 금융피해자가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금융피해자를 양산하는 정부와 사회를 규탄하는 대회가 열렸다.

‘1121 금융피해자 행동의 날 - 금융피해자 투쟁 결의대회’가 21일 늦은 4시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1121금융피해자 행동의 날 조직위원회(아래 조직위) 주최로 개최됐다.

이날 참가자들은 금융피해자가 마지막으로 선택하는 구제책인 파산제도에 문제가 있음을 규탄하고 금융피해자의 생존권 보장을 촉구했다.

금융피해자파산지원연대 김정훈 집행위원장은 “1997년 IMF 구제금융 이후 서민은 힘든 삶을 살았고, 최소한의 생존권도 보장받지 못한 이들은 채무로 연명해왔다”라면서 “그러나 파산제도가 바뀌어 수많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들이 파산을 꺼리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파산을 포기하거나 삶을 포기해야 한다”라고 성토했다.

김 집행위원장은 “2012년 파산관재인 제도가 도입되면서 정부는 수급자,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게는 파산관재인을 선임하지 않아도 된다고 약속했으나 곧 그 약속을 파기했다”라며 “최소 30만 원 이상이 드는 파산관재인 선임 비용 때문에 금융피해자들이 파산을 신청하지 못하고 고통스러운 삶을 살고 있다”라고 밝혔다.

좌파노동자회 허영구 대표는 “IMF 터졌을 때 국가는 경제위기를 빌미로 저소득층, 노동자, 장애인, 농민 주머니를 털었다”라면서 “소수 부자가 어마어마한 돈을 가지고 있지만 금융 수탈당한 수많은 서민은 가난에 시달리고 있다. 금융자본의 수탈은 사람을 죽이는 것과 같다.”라고 성토했다.

허 대표는 “많은 사람이 이곳, 법원에 오고 싶어하고 있는데, 그만큼 서민들의 삶은 언제 파산할지 모르는 외줄 타기 인생”이라면서 “파산당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죽지 않고 살아갈 수 있게 하는 제도가 필요하다”라고 역설했다.

파산을 경험하고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사는 오영미 씨는 “애견숍을 하면서 부채를 썼는데 IMF 이후 삶이 어려워 고금리 사채까지 빌려 쓰고 난 뒤 이자 갚기도 벅찬 상황이다. 나름대로 부채를 갚기 위해 열심히 일했지만, 부채로 사회생활과 생계가 어려웠다.”라며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변호사를 찾아가 파산신청을 하려 했지만, 선임 비용이 만만치 않아 포기했던 적이 있다”라고 토로했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이헌욱 변호사는 “국가가 국민을 보살피지 않는 동안 IMF 위기를 짊어진 국민이 파산이라도 눈치 보지 않고 신청할 수 있는 것은 기본적인 생존권”이라면서 “파산 비용은 국가가 부담하는 것이 옳다. 여기 모인 우리가 가열차게 투쟁해서 새롭게 출발할 권리가 기본권으로 보장받게 하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빈곤사회연대 김윤영 사무국장은 “파산, 면책 제도와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은 국민이 최소한 최저생계비 이상을 보장받는 것에 대한 사회적 책임”이라면서 “박근혜 정부는 가난한 사람을 도와주겠다고 하면서 빈곤층 예산을 삭감했다. 우리가 똘똘 뭉쳐 수급자와 빈민들의 권리를 찾자.”라고 강조했다.

이어 참가자를 대표해 민생상담네트워크 새벽 김철호 소장, 금융피해자연대 해오름 임재원 활동가, 한국금융피해자협회 윤태봉 회장, 동자동사랑방 김창현 대표가 투쟁결의문을 낭독했다.

참가자들은 투쟁결의문에서 “2012년 개인부채 규모는 1159조 원을 찍었고, 부채상환능력을 나타내는 소득 대비 부채 비율 역시 164%로 2010년 이후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으며, 금융채무 불이행자의 신규 등록 건수 또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라면서 “IMF 이후 고착화된 금융착취와 노동 유연화는 민중들에게 기본 생활조차 빚더미에 올라앉지 않고서는 불가능하게 하는 파국을 초래했다”라고 지적했다.

참가자들은 “파산관재인 제도의 전면 확대는 파산관재인 보수를 댈 수 없는 가난한 채무자들로 하여금 파산신청을 포기하도록 하는 문제를 만들고 있다. 또한 법원은 수급자, 장애인, 환자 등에 대해서는 관재인 선임을 면제할 것이라 했지만, 이 역시 현실에서는 무용지물”이라며 “빚의 굴레에 얽힌 채무자들의 탈출구를 가로막는 파산관재인 전면 적용 정책은 즉각 폐기되어야 마땅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참가자들은 “IMF 구제금융이 체결된 오늘, 빈곤과 채무의 기원과도 같은 오늘, 우리 금융피해자들은 채무를 개인의 책임으로 전가하는 금융과 정부 권력의 도덕적 해이와 기만을 강력히 규탄한다”라면서 “우리 금융피해자들은 오늘 이 자리를 시작으로 빚진 죄인이 아닌, 금융자본의 약탈에 대한 증언자로서, 빚의 굴레를 걷어내는 싸움은 물론 민중에 대한 모든 착취와 탄압에 저항해 싸울 것을 결의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투쟁 결의대회에는 조직위를 구성한 시민사회단체 회원 등 약 50여 명이 참가했다.

조직위 회원들은 대회에 앞서 늦은 2시 ‘금융피해자 행동의 날 투쟁선포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정부에 △빈곤층 등골 빼는 국민행복기금 개혁 △파산관재인 전면화 정책 폐지 △불법추심 부추기는 공정채권추심법 개정 △이자폭탄 방관하는 대부업법 개정 △금융자본과 결탁해 금융피해 양산한 금융관료 처벌 등을 요구했다.

  구호를 외치는 참가자들

  김철호 소장, 임재원 활동가, 윤태봉 회장, 김창현 대표가 참가자를 대표해 투쟁결의문을 낭독하고 있다.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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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굼융피해자파산지원연대>를 <<금융피해자...>>로 바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