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경찰청, 70여개 민간단체 사찰 의혹

민주노총, 농민회와 도내 대학 포함...보안과 ‘이적단체 사찰’ 해명

충남지방경찰청이 도내 대학과 노조 등 민간단체와 정당을 일상적으로 불법 사찰해 온 것으로 보이는 문서가 발견돼 논란이 일고 있다.

앞서 강원도경이 민간인과 민간단체를 대상으로 불법 사찰을 해 온 ‘공작’ 문건이 폭로되어 충격을 주기도 했다.

충남경찰청이 올해 국정감사에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충남경찰청 보안과는 ‘2013년도 진보좌파 활동전망’ 가운데 ‘현황’에서 민주노총 충남지역본부 등 16개 노동단체, 통일로가는길 등 4개 재야단체, 전국농민회총연맹 충남도연맹을 포함한 20여개 사회단체, 통합진보당 충남도당 등 10개 기타단체 등 50개 단체를 ‘진보 좌파’로 구분했다.

또한 도내 대학 중 ‘4년제 대학 21개 중 운동권 대학 1개, 비운동권 대학 20개’로 구분해 충남경찰청이 불법 사찰한 민간단체는 71개에 이르는 것으로 보인다.

이어 충남경찰청 보안과는 관련 단체들에 대한 ‘보안여건’에서 “종북좌파 세력들은 615, 815 등 계기시 상투적 도심 집회를 펼치면서 ‘남북대화 평화통일’ 등을 내세워 무단 방북 및 반미 반전여론 선동 등 끊임없이 사회갈등과 국론분열 조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효훈 민주노총 충남본부 정책국장은 “민주노총, 농민회 등을 종북좌파로 규정하는 것은 법률적 근거도 없는 임의적 규정인 것은 물론 나아가 보안과의 설치 목적 등을 고려할 때 민간단체를 잠재적 범죄 집단 또는 이적 집단으로 취급하고 있는 것이다”며 “경찰의 편향된 시각이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방 국장은 “충남경찰청 또한 강원경찰청에서 벌인 것과 같이 민간인을 대상으로 하는 광범위한 사찰과 공작을 벌이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충남경찰청 보안과 관계자는 관련해 ‘현황’에 적힌 관내 대학과 50여개의 민간단체를 ‘종북좌파’로 규정해 불법 사찰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진보좌파나 일반좌파 등 50개 단체는 따로 관리하지 않았고 현황을 열거한 것”이라며 “대법원에서 이적단체로 규정한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남측본부, 우리민족연방제통일추진회의(연방통추)에 대해 종북좌파로 관리했다. 이 단체는 보안 경찰의 업무영역 안에 있는 단체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문서에는 종북좌파 세력이 범민련 남측본부와 연방통추를 지칭한다는 표현이 어디에도 없다. 또한 문서에는 50개 민간단체를 현황 바로 아래 종북좌파 세력을 비판하는 ‘보안여건’을 적어 50개 민간단체를 종북좌파 세력으로 파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보안과 관계자는 관련해 “업무상 실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50여개 민간단체 현황을 파악한 것은 경찰의 치안 관련 직무규정에 따라 파악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방효훈 국장은 “국가 권력기관인 경찰은 그동안 소위 좌익, 좌파, 이적단체 등의 일방적 규정으로 국민의 민주적 기본 권리를 제약해왔다”며 충남도경의 해명에 대해 “민간단체를 불필요하게 사찰해 온 것이 드러난 마당에 근거 없는 변명만 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한편 민주노총 충남본부와 농민회 충남도연맹 등 충남시국회의는 28일 오후 2시 충남경찰청 앞에서 민간단체 불법 사찰을 규탄하는 집회를 연다.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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