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통합진보당 대리투표 ‘유죄’판결...통합진보당 반발

“확정판결 3명 중 당원 없어...가해자와 피해자 뒤바뀌어”

대법원이 통합진보당 당내 경선 대리투표가 유죄라는 첫 판결을 내렸다. 이번 판결은 총 492명에 대해 전국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통합진보당 당내 경선 대리투표 재판에도 상당부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지난 28일, 작년 총선을 앞두고 진행된 통합진보당 당내 경선 과정에서 대리투표(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백 모 씨와 이 모 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각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백 씨 등은 당시 45명의 당원들에게 휴대전화 인증번호를 받아, 오옥만 비례대표 후보에게 대리투표한 혐의로 기소됐다. 대법원은 이번 판결에서 당내 경선 역시 보통, 평등, 비밀 직접선거라는 선거 4대원칙이 적용돼야 하는 만큼, 이를 훼손한 대리투표는 ‘위법’이라고 봤다.

또한 법원은 당원 11명을 상대로 대리투표한 황 모 씨에 대해서도 같은 혐의로 징역 8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당내 경선에도 일반적인 선거 원칙이 그대로 적용되므로 대리투표는 허용되지 않는다”며 “당내 경선은 국회의원 당선으로 연결되는 중요한 절차이므로 직접투표 원칙은 민주성을 확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백 씨 등은 통합진보당 당규에 전자투표에 대한 규정이 없기 때문에 대리투표가 위법이 아니라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재판부는 통합진보당 당규에 직접투표의 경우 대리투표가 허용되지 않음을 명시적으로 선언하고 있는 점, 그리고 전자투표 과정에서도 고유인증번호를 두 차례 입력하도록 해 사실상 대리투표를 방지하고 있다는 점 등을 들어 백 씨 등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현재 같은 혐의로 재판이 진행 중인 492명의 판결에도 상당부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검찰은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경선 과정에서 대리투표를 한 혐의로 510명을 기소했으며, 법원 확정판결을 받은 18명을 제외하고 429명은 1심, 53명은 2심이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 대구지법, 광주지법, 부산지법 등에서는 해당 혐의에 대해 유죄를 선고한 상태다. 하지만 지난 10월, 서울중앙지방법원이 같은 혐의로 기소된 당원 45명에 대해 무죄를 선고해 혼란이 일었다. 당시 서울지법은 전자투표와 관련한 당규가 미비하고, 신뢰관계인들 사이의 위임을 통한 통상적 대리투표라며 무죄를 선고했다.

한편 대법원 판결과 관련해 민주당과 정의당은 ‘존중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김관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8일 오후, 현안 브리핑을 통해 “이번 판결을 계기로 당내 경선 과정에서도 민주주의 원칙에 따른 직접 비밀 평등선거의 원칙이 제대로 구현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정미 정의당 대변인 역시, 정의당은 이미 부정선거에 대한 책임을 이야기 해 왔고, 정치적인 책임을 졌다고 밝혔다.

통합진보당의 경우, 유죄 확정을 받은 사람 모두 통합진보당 당원이 아니라며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뀐 사건’이라고 반발했다.

홍성규 통합진보당 대변인은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3명은 모두 진보당을 탈당한 사람들”이라며 “애초 의혹을 제기했던 사람들이 결과적으로 범죄의 당사자로 판명 났고 이후 대거 탈당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작년 통합진보당 사태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바뀐 뺑소니 사건”이라며 “지금의 진보당이 불법을 저지른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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