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서비스센터 ‘탈세’ 의혹...월급에서 상여금 ‘공제’

‘상여금’ 임의로 만들어 월급 조작...‘세금’ 명목 6% 또 공제

삼성전자서비스센터가 임금의 일종인 상여금을 매월 월급날에 AS기사에게 지급하지 않고 나중에 주거나, 상여금 지급 기준도 없어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측이 상여금 적립(공제) 명목으로 AS기사의 월급을 줄여 신고하는 것으로 보여 4대 보험료를 비롯해 각종 세금 탈세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월급에서 상여금 공제해서 실 지급액 줄여...근로기준법 위반
상여금은 처음부터 없었다?...“우리 월급에서 뗀 돈이다”


<미디어충청>이 AS기사들의 월급명세서를 분석한 결과, 삼성전자서비스 천안센터(협력사 삼성TSP) 기사들은 대체로 1년 중에 월급을 가장 많이 받는 성수기 7, 8, 9월 세 달간 상여금을 받는다. AS기사 월급 실 지급액이 320만원이 넘어가면, 월급 일부를 상여금 ‘적립’ 명목으로 빼서 주지 않다가, 같은 달 20일이나 다음 달 20일 경에 따로 준다.

예를 들어 AS기사 김 씨의 7월 월급이 400만원이라면, 100만원을 상여금으로 ‘적립’해 300만원만 주고, 월급명세서상 실 지급액도 300만원으로 기록한다. 이후 사측은 8월 20일 기사 통장에 상여금 100만원을 따로 입금한다.

이 같은 경우, 사업주는 매월 정해진 날에 노동자에게 임금 전액을 직접 지불하지 않았기 때문에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처벌받는다.

권영국 민변 변호사는 “보통 어느 사업장이던지 상여금은 월급과 같이 정해진 날짜에 준다. 상여금을 적립하는 경우는 없으며, 이 경우 임금 전액불 원칙 위반으로 사업주가 처벌받게 된다”며 “특히 삼성전자서비스센터는 정기상여금과 성과상여금 항목도 명확하지 않고, 상여금 지급 기준도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천안센터 AS기사들은 ‘상여금’이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는 임금이며, 노동자 월급에서 일부 떼어낸 돈을 상여금으로 ‘포장’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측이 ‘가짜 월급명세표’를 만드는 과정에서 상여금 항목을 임의로 ‘조작’했다는 것이다.

천안센터 AS기사 A씨의 2012년 7월 월급명세표를 보면, 그는 한 달 동안 191건의 제품을 수리해서 430만7,342원(사진1번)의 월급을 받아야 한다. 기본적으로 삼성전자서비스센터는 시간급이 아니라 건당 수수료로 월급을 책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측은 최저임금법과 근로기준법을 회피하기 위해 건당 수수료 월급을 시간급으로 계산한 월급으로 짜 맞춘 가짜 월급명세표를 다시 만든다(아래 관련 기사 ‘영업이익 10조 삼성, 서비스센터 직원 급여 19만원’ 참조). 이 가짜 월급명세표에서 각 종 보험료와 세금, ‘상여적립 참고’로 70만원을 공제(사진2번)하고 A씨에게 319만6,060원(사진4번)의 월급만 준다. 상여금 70만원은 애초 A씨가 받아야 하는 월급 430만7,342원에서 떼어낸 돈인데, 따로 적립(사진5번)된다.


A씨의 같은 달 이중 월급명세서(아래 관련 기사 ‘삼성서비스센터 월급명세서는 왜 2개인가’ 참고)를 보면 명확해진다.

삼성전저서비스 본사 제출용으로 재작성 한 A씨의 작년 7월 월급명세서에 의하면, 협력사가 A씨에게 지급해야 할 월급 총액은 정확히 70만원, 즉 상여금 액수만큼만 차이난다. 가짜 월급명세서에 기입된 지급 총액 430만7,338원(사진3번)에서 이중 월급명세서에 기입된 지급 총액 360만7,338원(사진6번)을 빼면 70만원이다. 하지만 협력사가 본사에 제출한 AS기사 월급명세서에는 상여금 항목이 없다.

천안센터는 2010~2012년까지 3년 간 A씨의 월급에서 모두 420만원을 상여금으로 조작해 적립했다가, 나중에 지급했다.


“월급 줄여서 신고하며 4대 보험료 비롯 세금 탈세 의혹”
상여금도 모두 못 받고 금액에서 6% 떼여...“세무조사 해야”


그렇다면 삼성전자서비스센터는 왜 상여금을 적립하고, 조작할까. 하태현 민주노총 대전충남본부 노무사는 “협력사가 노동자의 월급 일부를 상여금 명목으로 빼서 월급을 줄여서 신고하면서, 4대 보험료를 비롯해 각종 세금을 적게 내는 탈세를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특히 협력사는 상여금조차 전부 지급하지 않고 금액의 6%를 떼고 기사들에게 지급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AS기사들은 모두 “이제근 사장이 ‘세금 때문에 6%를 떼고 주는 것이다’고 말했다. 모든 기사들은 6%를 떼인 채 상여금을 받는다”면서 “또한 사장은 월급이 320만원이 넘어가면 내야할 세금이 2배라고 말했다. 상여금 조작의 이유이다”고 주장했다.

  AS기사 H씨의 통장내역이다. 그는 2012년 8월 10일 월급날에 상여금 100만원이 공제된 월급 299만660원을 받았다. 그리고 같은 달 20일 공제되었던 상여금 100만원에서 6%를 제외한 94만원을 받았다. 노동자들은 모두 6%를 제외한 상여금, 아니 자신의 월급에서 상여금 명목으로 떼어진 월급에서 또 6%를 떼임 금액을 받는다.

예를 들어 4대 보험료의 경우, A씨의 2012년 7월 월급으로 계산했을 시, 상여금 70만원을 공제하면 회사가 내야 할 세금은 5만 원가량 줄어든다. 한 센터에 AS기사가 100명이고, 월급 수준이 같다고 가정하면, 회사는 7월 한 달 동안 500만 원가량의 4대 보험료를 내지 않게 된다.

AS기사 B씨는 “회사는 몇 년 동안 고의적으로 탈세했다. 상여금의 6%를 세금이라고 떼먹으면서 이득을 남기고, 세금을 줄이는 방법으로 또 이득을 남겼다”며 “당장 세무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삼성전자서비스 본사는 협력사의 불법을 묵인하거나 부추겼다”고 비판했다.

김태오 노무사는 관련해 “일련의 정황을 봤을 때, 회사가 상여금 명목으로 굴린 돈은 탈세 의혹이 높다”며 “4대 보험료뿐만 아니라 법인세와 부가가치세 등 각종 세금에 대해서도 주의 깊게 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삼성전자서비스 천안센터 이제근 협력사 사장은 취재를 거부했으며, 관리자들은 “잘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말

정재은 기자는 미디어충청 기자입니다. 이 기사는 미디어충청에도 게재됩니다. 참세상은 필자가 직접 쓴 글에 대해 동시게재를 허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