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말해 고객이 삼성전자 냉장고가 고장 나 AS기사 출장 수리를 요청했을 때, 고객이 스스로 냉장고를 고치도록 유도하거나, 제품 수리 접수를 고의적으로 누락시켜 AS기사에게 임금 불이익을 준다는 것이다. AS기사들은 본사의 이 같은 방침이 최근 들어 강화됐다고 주장했다.
<미디어충청>이 입수한 녹음파일에 따르면, 콜센터 상담원은 제품 재수리 건을 본사에 접수시키지 않고 AS기사에게 별도로 콜(업무 지시)을 내렸다. 삼성전자서비스가 제품 수리 접수 비율로 콜센터 상담원 개인 실적을 평가하기 때문이다.
![]() |
AS기사 콜 접수 누락, 휴일 근무 강요 항의
콜센터 직원 “회사가 접수 비율 따져 상담원 개인 실적으로”
“삼성전자서비스가 고객 기만, 부당 이익 남겨”
삼성전자서비스 동인천센터 AS기사 라두식 씨는 11월 30일 토요일 오전, 고객이 지난 주 수리한 제품의 재수리를 요청했다고 콜센터 상담원으로부터 문자를 받았다. AS기사들은 삼성전자서비스에서 하청업체로 운영하는 콜센터와 본사 관리자로부터 직접 콜(업무 지시)을 받는다.
하지만 라 씨는 콜센터 상담원이 제품 재수리 건을 본사에 접수시키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휴일 근무를 강요한다고 여겨 콜센터 상담원 상급자인 매니저 A씨에게 항의했다.
<미디어충청>이 입수한 녹음파일에 따르면, 라 씨는 A씨에게 “오늘 내가 휴무예요. 아침에 자다가 재콜이 들어왔다고 전화가 왔어요”, “상담원이 저에게 (휴일을) 모르고 전화하지 않았을 것 아닙니까? 휴일이건 뭐건 상관없이 전화하라는 지시를 (본사에서) 내렸나요?”라고 물었다.
A씨는 “재콜이 들어왔다면 콜 접수하고, 고객이 빠른 방문 요청한다면 (휴일에) 쉬지 않는 다른 기사에게 연락했어야 한다”며 거듭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라 씨는 “엔지니어는 기계가 아니고, 사람이에요. 아무리 고객이 급하다고 재콜이 들어와도, 이 사람이 쉬는 지 안 쉬는 지 확인이 되잖아요”라고 재차 항의했다.
그러자 A씨는 “솔직하게 말하면, 우리도 접수 실적에 들어가요. 상담원 개인 인센티브로 들어가기 때문에 (상담원이) 따로 기사님에게 연락 한 것 같아요”, “회사에서 최근 접수 많다고 접수율을 계속 따지다 보니까... 원래 접수 진행하는 게 맞아요”라고 시인했다.
라 씨는 <미디어충청>과의 인터뷰에서 “휴일 및 근무시간 이후에도 우리는 쉬지 못하라고 감정노동에 시달린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제품 수리 일반접수나 재접수나 모두 본사 대응 매뉴얼에 따라 일단 본사에 접수하는 게 맞다”면서 “하지만 접수시키지 않고 빼야 콜센터 상담사가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콜센터 직원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실적 평가에 시달리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본사는 제품 수리 접수 누락을 실적으로 잡아서 고객을 기만하고 있으며, AS기사가 임금을 받지 못하고 무료 봉사하도록 강요하면서 부당 이익을 남기고 있다”며 “고객, 콜센터 상담원, AS기사 모두 삼성전자서비스의 피해자이다”고 비판했다.
고객 자체 수리, 원격 조정으로 제품 수리 비율 줄인다?
“노조 결성되고 제품 수리 일감 줄여 노조 탄압”...삼성 “사실 무근”
AS기사들은 제품 수리 접수 누락, 고객 자체 수리 유도 등으로 삼성전자서비스가 일감을 줄여 노동자들의 생계를 압박한다고 주장했다.
AS기사 이 모 씨는 “성수기도 아니고 비수기인데, 접수 물량이 많다며 콜센터 상담사가 접수를 누락시키도록 유도하는 것”이라며 “그 결과 AS기사들은 최저 임금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AS기사들은 7, 8, 9월 성수기를 제외하고 일감 부족에 허덕인다.
또한 이들은 본사가 이 같은 방식으로 생계를 압박을 하면서 노조를 탄압한다고 주장했다. AS기사들에 따르면 삼성전자서비스는 2010년부터 전문상담사를 대량 고용해 제품 수리 접수 비율을 낮춰왔는데, 최근 노조가 결성되고 나서 고의적으로 AS기사에게 일감을 주지 않는다.
본사나 비조합원이 많은 센터로 일감을 넘기는 일명, ‘지역 쪼개기’를 통한 노조탄압과는 다른 방식이다.
AS기사 이 모 씨는 “최근 삼성은 외근직 AS기사에게 일을 주지 않으려고 한다”면서 “고객이 삼성전자 콜센터 1588-3366으로 전화해 출장 수리를 요구해도, 상담원은 원격 조정으로 고객이 스스로 제품을 수리하게 하거나 센터 사무실에 방문하도록 유도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서비스센터 내방 유도는 외근직 AS기사에게 일을 주지 않고 내근직 기사에게 일감을 몰아주려는 것”이라며 “센터 사무실에서 일하는 내근직에 비해 외근직 기사 노조 가입률이 현저하게 높기 때문이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나는 내근직인데, 회사는 내근직과 외근직을 서로 비교해 평가하는 등 기사 간의 갈등을 부추긴다”며 “내근직이 상대적으로 월급을 많이 받는다. 하지만 그만큼 쉴 틈 없이 일하고, 사무실에서 일하기 때문에 본사와 협력사의 눈치를 보게 된다. 업무량이 많이 스트레스가 심각하다”고 전했다.
![]() |
또 다른 AS기사 이 모 씨는 “일례로 상담사가 실적 평가로 고객 자체 수리를 유도하면서 65세 할머니가 컴퓨터 본체를 전부 해체해 놨다”며 “결국 상담원이 나중에 고객 크레임(항의)로 제품 수리 콜을 접수해 고객 집에 방문했는데, 황당했다”고 전했다.
전국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관계자는 “삼성전자서비스는 내년 7월 성수기가 시작되기 전에 각 종 일감 줄이기를 통한 생계 압박, 노조 조합원에 대한 표적감사 등을 통해 서서히 노조를 죽이려는 고사작전을 펴는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은 당장 노사 교섭에 나서고, 노조를 인정해야 한다. 초인류 기업 삼성은 비열한 행동을 멈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서비스 본사 관계자는 관련해 “상식적으로 생각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모두 사실 무근이다”고 밝혔다.
- 덧붙이는 말
-
정재은 기자는 미디어충청 기자입니다. 이 기사는 미디어충청에도 게재됩니다. 참세상은 필자가 직접 쓴 글에 대해 동시게재를 허용합니다.





![[영상] 현대기아차비정규직 농성..](http://www.newscham.net/data/coolmedia/0/KakaoTalk_20180411_120413041_copy.jpg)


